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5.10.18 15:33:25
  • 최종수정2015.10.18 15:33:25

김준환

충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학생 : 선생님 역사는 왜 배우는 거에요?

선생님 : (꿀밤) 배워야지.

학생 : 아야! 왜 때려요?

선생님 : (꿀밤) 어쭈 이것 봐라 피했네.

학생 : 아 왜 자꾸 때려요. 역사는 왜 배우냐니까요?

선생님 : 너가 나한테 맞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두 번째로 때렸을 때 피할 수 있었을까?

위의 대화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선생의 말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 그리고 배워야 하는 이유는 과거로부터부터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처럼 과거에 특정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했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알고 있으면 미래를 대비하기 한결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사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가?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19세기 독일의 '레오폴트 폰 랑케(Leopold von Ranke) '라는 역사가가 있다. 랑케의 역사이론에 따르면 역사가의 임무는 실제로 일어났던 과거 사실을 서술하는 것이며, 아무리 보기 싫고 추한 사실이더라도 그것을 정확하게 나타내는 일이 가장 훌륭한 원리라고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가가 역사를 서술할 때에는 자신의 주관이나 편견을 배제하고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사실만 기록해야 한다. 역사가는 역사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를 모으고 그것을 고증하고 규명해야 하기 때문에 실증주의 역사관이라고 부른다.

반면에 20세기 영국의 역사가 '에드워드 핼릿 카(E. H. Carr)'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통해 랑케의 실증주의(객관주의) 학풍과는 전혀 다른 역사관을 주장한다. 카의 역사관은,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끊임없는 상호 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 속에 잘 드러난다. 역사적 사실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고 역사가가 불러줄 때만 말을 한다는 것이다. 어떠한 사실을 가지고 어떤 순서를 가지고 발언권을 줄지는 역사가가 판단해야하는 것이고 이런 역사가의 개입이 없다면 어떠한 역사적인 사실도 가치를 가질 수 없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자인 케이스 젠킨스(K. Jenkins)는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에서 '역사 담론이란, 이해 당사자가 자신을 위해 직접 과거를 조직해 내는 방식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란 역사를 기술하는 자들이 경쟁적으로 과거의 해석을 자신들을 위해 구성해 내는 전쟁터이며 힘의 마당이라고도 했다. 이러한 관점이라면, 과거에 대한 다양한 사실들은 어쩔 수 없이 윤색되고 통합되며 변화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역사를 시대가 요구하는 이데올로기적 구성물이라고도 한다. 그것은 역사가 권력관계에 따라 힘이 있는 사람들에 의해 끊임없이 재구성·재정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젠킨스는 역사가 객관적인 진실이 아니라 세계를 해석하는 하나의 담론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역사관은 다양하고 풍부한 방법론과 관점을 통한 다양한 역사 만들기가 가능하다는 함의를 제공해 준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부를 둘러싼 대결과 분열에 앞서 누구를 위한 역사교과서인지를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학생을 위한 새 교과서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 편견과 왜곡 없는 다양한 사고를 담아낼 수 있는 균형된 역사를 담아야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