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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6.14 14:01:55
  • 최종수정2015.06.14 14:01:49

김준환

충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중동호흡기증후근(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고, 확진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메르스의 발병 원인이나 감염 경로 등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광범위하게 유포되면서 국민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메르스가 두려운 이유는 모르는 병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 이로 인해 잘 알지 못하는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대중의 막연한 불안에 근거해 유언비어가 널리 확산하는 현상은 역사적으로 자주 반복돼왔다.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Black Death)이 창궐하자 유럽 인구의 3분의 1인 약 2천5백만 명이 희생되었다. 페스트균을 가진 쥐나 벼룩이 사람을 물 때 옮기는 이 전염병은 원래 아시아 지역에서 유럽으로 전파됐다고 한다. 흑사병은 몸이 새카맣게 변하면서 죽는 병이라는 뜻이다. 이 병에 걸리면 불에 데었을 때처럼 수포처럼 생긴 종기가 몸에 생기면서 고열과 발작이 일어난다. 종기가 커지면 극심한 고통과 함께 피를 토하고 사나흘째 되면 온몸이 곪아서 죽게 된다. 최초의 흑사병 확산 이후 1700년대까지 100여 차례의 흑사병 발생이 전 유럽을 휩쓸었다. 흑사병이 크게 유행한 당시에는 이 질병의 원인을 전혀 모르다가, 파스퇴르가 19세기 말 페스트균의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알게 된 후 흑사병은 한 시대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

흑사병은 쥐벼룩 외에 인간을 통해서도 전염되었기 때문에 도시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했고, 그 가운데서도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믿으면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수도원에서 가장 큰 희생자를 냈다. 그리고 사람들은 무서운 흑사병을 피해 교회로 몰려들었다. 그 당시 사람들은 교회를 성전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지켜 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신앙의 힘으로 역병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사람들이 일제히 교회로 몰려와 함께 기도하면서 바이러스를 확산시켰고, 결국 함께 희생자가 되었다. 의료지식이 없었던 시절 교회는 흑사병을 옮기는 센터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21세기 한국에서 메르스 확산의 센터역할을 한 것이 병원이라는 사실은 우리를 아연실색케 하는 대목이다. 국내에서의 메르스 전파 양상은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민낯을 보여줬다.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기보다는 오히려 병원에 퍼져 있는 감염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당시 유럽인들에게 흑사병은 '신의 벌' 또는 '악마의 저주'라고 인식되었고, 흑사병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은 유태인에 대한 마녀사랑으로 이어졌다. 흑사병이 온 유럽을 초토화 시킬 때 유독 멀쩡했던 마을들이 있었는데, 그곳은 바로 유태인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었다. 유태인이 흑사병에 전염되지 않았던 이유는 현재 정부와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있는 메르스 바이러스 예방법을 충실히 지켰기 때문이다. 유태인들이 다른 유럽인들과 단절된 채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었고 종교적 교리로 때문에 외출 후 손발을 씻고, 하루에 목욕을 한번씩 하며 몸을 청결하게 유지한 탓에 흑사병에 감염되지 않았다. 그리고 전염병 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격리했다. 하지만 당시 유럽인들은 이런 유태인들을 본받아 흑사병을 막을 생각을 하지 않고 유태인들에 대한 시기와 질투에 사로 잡혀 죄 없는 유태인들을 대량 학살했다. 유럽인들의 눈에 비친 유태인들은 고리대금업을 하며 예수를 신으로 인정치 않고, 유럽문화에 동화되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떨어져서 생활하는 이방인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시 유럽인들이 유태인들을 본받아 개인위생을 철저히 했다면 흑사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메르스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최선의 메르스 예방법은 흑사병이 창궐할 당시 유태인들이 가졌던 건전한 상식과 철저한 자기관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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