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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2.25 10:33:09
  • 최종수정2014.02.25 10:32:30

이상주

중원대학교 한국학과교수

3월 3일이면 대한민국의 모든 학교가 2014학년도 개학식과 입학식을 한다. 신학기가 되면 학생과 학부모와 교육자 모두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잘하는 방법을 제시하며 실천하도록 유도한다. 10~15년 전부턴가 한국 교육계에서는 '암기 위주의 교육을 하지 말고 창의력을 계발하는 교육을 해라'고 강조했다. 어감상 암기가 창의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규정하고 창의력을 발휘하게 하는 교육만이 최선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 암기하지 않고 창의력을 강조하는 교육이 미증유의 첨단혁신적인 교육이론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정말 창의력을 계발하는 기본적인 이론과 방법을 올바로 알고 그를 예증 설명하여 창의교육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이미 약 2천500~3천년 전에 완성된 삼경사서에 창의력 계발방법을 언간의심(言簡意深)하게 정립해놓았으며 후대에 이를 지속적 창의적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삼경에서 창의력 이론을 찾아보자. 간단명료하고 이해하기 쉽다. '주역(周易)'에서 '수시변역(隨時變易)'을 강조했다. 굴원의 '어부사'에서 어부(漁父)도 '여세추이(與世推移)'를 강조했으니, 어부사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선변창의력(善變創意力)이론은 어부도 알고 있는 기본적 핵심적 이론이다. 주역의 창왕찰래(彰往察來)를 논어에서 온고지신(溫故知新)으로 창용(創用)했다. 이후 '계왕개래(繼往開來)'로 변용(變用), '법고창신(法古創新)'으로 시용(時用), '법고통금(法古通今)'으로 선용(善用), '송구영신(送舊迎新)'으로 적용(適用), '사고성신(師故成新)'으로 신용(新用)했다.

'시경(詩經)'에서 추출해보자. '문왕(文王)'에 '주수구방 기명유신(周雖舊邦 其命維新)'이 있다. 일본은 '명치유신(메이지유신)', 박정희는 '10월유신'으로 창용(創用)했다. '대학'에 '재신민', '일신 일신 우일신'이 보인다. 이렇듯 삼경사서 이래로 창의 정신과 창의이론은 부단히 계승 변용 창의해왔다. 그 이론을 인지하고 창의력을 발휘한 사람은 역사의 인물이 되었다. 우리나라 역사상에서 온고지신을 최다로 발휘한 최초의 인물은 단연 1500년대의 이문건(李文楗)이다. 그는 현존 최고(最古)의 육아 일기 '양아록(養兒錄)'을 비롯하여 7건의 문화유산을 창의 창신(創意 創新)했다.

역사 속에 창의력을 발휘한 사람은 의도적으로 암기하려고 하지 않았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뇌리에 암기 저장하여 창신적(創新的)으로 활용했다. 그런데 암기하려고 단단히 마음먹은 사람은 기하급수적 지식을 머리에 저장해 민첩하게 창의력으로 착용했다. 암기온고없이 창의력을 쉽게 발휘할 수 없다. 지금과 같이 전 분야의 수준이 고도로 발전 발달한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단계적 개선이나 점진적 변화가 가능할 뿐, 비약적 개선이나 급진적 변화는 불가하다. 현존하는 최신의 지식에 광박해야 창의력이 향상된다. 고차원의 온고수준이 고차원의 지신수준, 즉 고차원의 창의(創意) 창신(創新) 창용(創用) 수준을 좌우한다. 다음 기회에 최근의 실례를 제시해 그를 증명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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