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비 갠 날 오후 미호강이 유장하게 흐른다. 마른 모래흙을 갈아 생명의 땅을 일군다. 드넓은 갈대숲이 녹색으로 길게 모인다. 버드나무 군락이 뭉게구름처럼 박힌다. 어미 닭이 알을 품듯 습지를 에둘러 간다. 낮은 데로 흐르며 생명 공존의 길을 연다. 녹색의 생태계가 경이로움을 선물한다. 미호강의 물 냄새가 금강을 찾아 떠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고양누리길은 힘든 등산로가 아니다. 굽이굽이 에둘러가는 수평의 산책로다. 산 중턱과 산자락을 이리저리 드나든다. 동네 앞산 뒷산을 산책하듯 걸으면 된다. 길도 흙길과 돌길, 데크길이 교대를 한다. 가끔씩 비탈진 산길을 오르내리기도 한다. 전망대에선 도심의 빌딩 숲도 조망한다. 북한산 연봉들을 한눈에 담을 때도 있다. 숲길서 만난 칠월 햇살이 습하고 뜨겁다. 북한산의 바람 냄새가 산길로 이어진다. [충북일보]고양누리길은 도심에서 아주 멀지 않다. 걸으면서 문화유적과 자연을 볼 수 있다. 농촌 들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느릿느릿 걷다 보면 한가함이 다가온다. 세상풍파 시름과 고통도 사라져버린다. 길은 모두 10개 코스로 구성돼 다양하다. 1코스는 산책로와 등산로를 연결한다. 주변 관광지와도 연계돼 걷기 편리하다. 북한산전망대, 사기막골, 밤골을 지난다. 효자비 거쳐 전망대, 지원센터에 닿는다. 북한산성입구 버스정류까지 총 6.97km다. 오르내림이 있지만 난이도가 높지 않다. 유유자적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고양누리길은 북한산둘레길에 깃든다. 충의길과 효자길, 내시묘역길을 잇는다. 맑은 공기 마시며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고즈넉한 시골길을 거
[충북일보] 죽은 나무에서 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걸까. 보수 재건은 어리석고 참담한 일인가. 국민의힘은 지금 당대표 경선 중이다. 그런데 훗날을 기약하지 않는 듯하다.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을 포기한 정당 같다. *** 무조건 변화로 보수 재건해야 보수 정치를 지지하는 국민이 바라는 건 하나다. 국민의힘 새 대표에게 바라는 것도 같다. 올바른 보수의 재건이다. 답은 나와 있다. 방법도 분명하다. 4.10총선 참패는 마지막 경고였다. 전당대회는 다시 태어나야하는 부활의 장(場)이어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지금 사분오열이다. 비난과 비방 뿐이다. 이달 초 끝난 영국 총선은 국민의힘에 많은 걸 시사한다. 노동당이 보수당을 꺾고 압승했다. 민생의 승리였다. 국민의힘은 반면교사해야 한다. 국민의힘 경선엔 민생도 없고 정책도 없다. 서로를 향한 비난과 저주뿐이다.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당대회 같다. 국민의힘 국회 의석수는 108석이다. 물론 소수여당이다. 하지만 국정을 리드하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다. 국민 공감 정책을 바탕으로 하면 된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과 검사 탄핵에 몰두중이다. 민생과 무관하다. 집권여당이 야당과 차별화할 수 있는
[충북일보] 찰나의 모든 산풍경이 덧없이 흘러간다. 하늘이랑 소나무랑 구름이랑 아름답다. 풀냄새 꽃냄새가 합쳐 산냄새를 만든다.떠오른 태양을 맨 먼저 맞으며 호흡한다. 활엽수의 녹음이 활기찬 기운을 전한다. 향긋한 소나무향이 콧속 깊이 스며든다. 생명의 기운 북돋우는 물길이 굽이친다. 초평호 은빛 물결이 고요 속에 녹아든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지난해 7월 오송 지하차도에서 14명이 숨졌다. 곧 오송 지하차도 참사 1주기다.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마음 한 쪽이 늘 편치 않다. 재난의 추억이 소환되기 때문이다. *** 참사 이유 기억해야 한다 1년 전 오송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14명이 희생됐다. 이들은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을 애타게 기다렸다. 죽음의 사선을 건너기도 했다. 1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들의 고통과 기억이 생생하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혼자 살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도 죄스러운 감정에 고통 받고 있다. 8일 오전 검은색 옷차림에 초록색 리본을 단 이들이 오송 지하차도에 나타났다. 오송 참사 1주기를 추모하려는 사람들이다. 행사는 8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5일 추모미사까지다. 오송에서 청주까지 '기억과 다짐의 순례' 행진도 한다. 잊지 않기 위해서다. 유가족·생존자협의회와 시민대책위원회가 주관한다. 유가족들의 가장 큰 불만은 검찰의 태도다. 검찰은 이미 2개월 전에 이범석 청주시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들이 기자회견 내내 '제대로 된 진상규명', '최고책임자
[충북일보] 산안개가 포근한 이불처럼 내려앉는다. 구름이 고양이처럼 발랄하게 흘러간다. 서로 다른 풍경이 앞 다퉈 자리를 바꾼다. 굵직한 활엽수들이 위엄 있게 곧추선다. 늘 다시 걷고 싶은 아름드리나무길이다. 숲길서 만난 칠월 햇살이 습하고 뜨겁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나 싶더니 능선이다. 북한산의 바람 냄새가 산길로 이어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올여름 장마가 시작됐다. 충북도 장마권에 접어들었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하천 범람이나 침수 취약 지역 점검이 시급하다. 특히 '도깨비 장마'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 가래로 막는 우 범하지 말자 장마철이면 마음 한 쪽이 늘 편치 않다. 재난의 추억이 소환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15일 충북 청주에 폭우가 쏟아졌다. 범람한 강물이 지하차도를 덮쳤다. 차에 타고 있던 시민 14명이 숨졌다. 대형 참사였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19일엔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결국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고였다. 지금도 한 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국지성 집중호우는 이른바 도깨비 장마다. 유의해야 한다. 폭우 패턴이 아주 달라 종잡을 수 없다. 짧은 시간에 갑자기 물폭탄을 쏟아내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지하차도나 주차장 등 지하 공간에서 사고가 잦다. 앞서 밝힌 오송 지하차도 사고가 대표적이다. 미호강 임시제방이 무너지며 지하차도는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그리고 14명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는 충격적이었다. 급기야 감사원이 전국의 지하차도 실태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159개 지하차도에서
전체적으로 힘든 구간이 없는 계곡이다. 승천하는 용처럼 굽이굽이 휘어져 간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눈과 귀가 즐겁다. 걷는 내내 청량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물소리와 함께 들리는 건 새울음 소리다. 폭도 넓고 완만해 지루하지 않게 걷는다.·연인끼리 두 손을 잡고 오래 걸을 수 있다. 두세 군데의 낮은 언덕도 난이도가 낮다. 11개의 징검다리는 명품계곡길 볼거리다. 낮은 계곡물을 건널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바지를 걷고 양발을 벗고 걸을 수도 있다. 몇 번째 다리인지 세어보는 재미도 있다. 더우면 언제든지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다. 싱그럽고 푸르름 넘치는 예쁜 숲길이다. [충북일보] 천군의 왕인 태양신이 눈을 이글거린다. 여름으로 돌격 대오의 위풍이 당당하다. 무더위가 제대로 진용을 갖춰서 나간다. 매년 이맘때 벌이는 어김없는 총공세다. 고온다습의 침공 전략도 기세를 더한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당할 수만 없다. 깊은 산속으로 파고들어 바람을 모은다. 흐르는 계곡수로 더위 대항군을 세운다. 연인산에 무수히 많은 생명이 피어난다. 심연을 뚫는 빛내림처럼 숲에 볕이 든다. 시원한 고요가 숲과 길에 천천히 스민다. 물의 의미와 자연의 섭리가 아주 드넓다.
[충북일보] 대나무 초록과 바다의 푸름이 어울린다. 푸르게 자리를 지킨 소나무가 한 몫한다. 해송 무리가 모여 아늑한 공간을 만든다. 공간마다 물과 나무와 바람과 하나된다. 긴 회랑과 정원이 어우러져 미를 가꾼다. 한국의 전통미와 자연미가 살아 숨쉰다.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아름답다. 조화의 미를 숭상하는 죽도 상화원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더는 초여름이 아니다. 이미 혹독하게 덥다. 긴 여름 폭염을 어찌 견뎌낼지 걱정이다. 요즘 정치판을 생각하면 짜증은 최고조에 달한다. 불쾌지수가 극한까지 치솟는다. *** 견제와 균형 전통 이어야 정국교착 상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기대가 크지 않았지만 실망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으로 국회를 독점하고 있다. 개원 즉시 입법 폭주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아예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22대 국회엔 새 얼굴들이 다수 포진했다. 하지만 정치 수준은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먼저 국민의힘은 원내로 돌아가야 한다. 싸우더라도 링 위에서 싸워야 한다. 맞거나 때리기를 원내에서 해야 한다. 원 밖에서 서성이는 지금의 행태는 그저 볼썽사나울 뿐이다. 지지층이 보기에도 그렇다. 원 내에서 정책 경쟁으로 싸움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 힘에 겨워도 그래야 한다. 내부 총질은 자살 행위다. 민주당은 독주를 멈춰야 한다. 상임위원장 배분은 실망스럽다. 11대 7이든, 17대 0이 든 상관없다. 지금 민주당이 하는 행동은 관례를 깡그리 무시한 태도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처사다
[충북일보] 청주시가 지역 내 곳곳에 야간경관조명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지만 각 지역마다 야간경관의 조성방식과 형태가 제각각인데다 청주를 대표할만한 뚜렷한 테마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본보 취재결과 이같은 문제는 야간경관조명 사업을 컨트롤타워 없이 시의 각 부서마다 따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지역 관광시설의 야간조명은 관광과가 도맡아 하고 교각이나 산책로 등에 대한 야간조명은 건축디자인과가, 하천변 등에 조성되는 야간경관은 하천방재과가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주지역 마을 단위 공원에 설치된 야간경관 조명 역시 공원관리과에서 담당한다. 여기에 상당구와 청원구, 흥덕구, 서원구 등 청주지역 4개 각 구의 건설과를 비롯해 각 읍·면·동 역시 따로따로 야간경관 조명조성 사업을 구상해 추진하다보니 중구난방 그 자체다. 이러한 통일성없는 사업추진에 대해 대부분의 시민들은 "밝아지긴 했는데, 무엇을 테마로 한 조명인지는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장 대조적인 야간경관조명을 꼽자면 청주 서문대교와 청남교를 예로 들 수 있다. 무심천의 대표 교각인 서문대교와 청남교에는 각각 미디어 파사드가 설치됐는데 보여지는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정부가 조만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선정을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충북도가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화지역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등의 도입 근거가 담긴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지자체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5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3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공모 절차에 돌입해 2~3개월 후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유형이 공급자원 유치형, 전력수요 유치형, 신산업 활성화형으로 분류된 만큼 2~3곳의 대상지가 선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 등이 정해지지 않은데다 정국 상황을 고려할 때 변동 가능성이 있어 유치에 나선 각 지자체들은 지침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분산에너지 분야 육성에 나선 도는 특화지역 유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유치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결과는 다음 달 나올 예정이다. 용역을 맡은 충북연구원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계획 수립, 특화지역 대상 부지 검토와 선정, 충북 에너지 수요 분석 등의 과제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충북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모델을 완성한다. 도는
[충북일보] "충북을 넘어 글로벌 세계로 나아가는 시기를 맞아보려 합니다." 제조기업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엘정보기술은 올해로 25년차를 맞이하며, 충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중심, 세계로 뻗어가기 위한 발돋움을 시작했다. 박수철 디엘정보기술 대표이사는 "지난 25년간 충북을 위주로 주로 활동했다"며 "올해는 이제 밖으로 나가는 5년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우리 제품을 갖고 다른 지역에도 확대해 나갈 수 있고 내년도에는 글로벌 환경을 만들어 보려고 구상중에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0년도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개발로 시작한 그의 선견지명은 현재 괄목할 만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저는 '미래에서 현재를 당기면서 사는 사람'이다. 20대 때 회사 들어갈 때 10년 직장 생활을 5년씩 두 번 하고 창업하겠다고 해서 딱 그대로 시행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기술 혁신에 대한 발빠른 대응과 기술 확대, 솔루션 개발 등 치밀한 계획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은 지금의 ICT 솔루션 제공 기업인 ㈜디엘정보기술의 밑바탕이 됐다. 특히 2019년 AI부서를 선제적으로 구성한 결정은 디엘 경영의 또다른 한 획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