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미송 송미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세종열린예술인협회장 하늘이 검게 멍들고 장맛비는 쉼 없이 땅을 두드린다 온몸이 다 젖고 아파할 정도로 내 가슴도 그대 향한 그리움으로 흠뻑 젖었으면 빗물일까 눈물일까 흔들림 없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바람이 윙윙 우는 날에는 김창식 충북소설가협회장 바람이 길 몰라 윙윙 우는 날에는 바다에나 가볼 일이다. 짠바람만 아이 삼아 우르르 몰려 노는 골목 파도에 손금처럼 우그러지고 부석거리는 가슴이나 문지르며 불균형 구도로 서 있는 나무들과 처마 낮은 집들. 광어 도다리 활오징어 수족관 유리에서도 꿈의 자맥질을 하는 주문진항으로 달려가 볼 일이다. 날이 밝아 초췌해진 집어등에 시력을 돋구고 청태 빛이 하늘에까지 떠오른 바다 멀리에 휘파람을 불어 돌섬 한 개 방파제 가까이에다 삐죽여 볼 일이다. 자학의 매질을 쉬지 않는 파도의 포말 하얗게 거듭나는 돌섬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심해의 미역 줄기로 흔들려 볼 일이다. 바람이 되어 볼 일이다.
불면의 밤 안창남 충북시인협회 회원 늘 그렇듯이 어제께 밤도 잠들기 힘들었다 뒤척이며 모래성 쌓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답 없는 질문에 무서리 하얗게 내리는 줄도 몰랐다 한 번도 쉽게, 편히 잠들어 보지 못한 요즘 들어서 나이 먹어감을 실감하며 하얀 머리 뒤로 넘기시며 잠이 없다던 선친 말씀이 떠오른다 저녁 즈음 칼바람 불어 앞 자크 올리며 시원한 조개탕에 소주 한잔 생각한다 말 섞을 입담 좋은 술친구와 긴 밤 서리가 이슬이 되도록 취해보세나 어느덧 칠십을 바라보는데 아직도 철 안 들고 한심한 상상만 하고 있다 에구 못난 사람아 그러니 잠을 못 자는 거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정남 충북시인협회 회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입니다 하늘의 구름빛 닮은 평온함 상대방의 말 귀담아 들어주는 온순함 오월의 청보리 물결이 아무리 살갑다 하여도 계절 계절 피는 꽃이 아무리 아름답다 하여도 그래도 당신이 으뜸이지요 나보다 너를 더 생각하는 그 마음 쉬운 일 아니라는 걸 충분히 알기에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류상필 충북시인협회 회원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오늘을 세운 당신의 의지와 노력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표현이며 내일로 가는 길벗으로의 희망 메시지랍니다 사랑합니다
태클 장현두 충북시인협회 회원 괴산문인협회 회장 가장 좋은 것은 물처럼 사는 거라고 산 밑에 세 칸짜리 하얀집 새소리 바람 소리 나무들 크는 소리 풀잎에 아침이슬 구르는 소리, 장마철 마당 한 켠에 솟구치는 건수(乾水)가 태클을 걸어온다 거기 구멍 막아 활짝 웃는 수련 사이로 잉어가 꼬리치는 연못을 만들자 하루가 멀다 거머리처럼 달라붙는 녹조와 밤새 구신처럼 물이 새는 방수포가 다시 태클을 건다 그럼 녹조 잡고 분수 뿜는 연당까지 노리는 삽질을 하자 또다시 녹조는 눈 하나 까딱없이 왜구 창궐하듯 태클을 걸고 개구리밥은 분수 구멍을 막으며 또 다른 태클을 건다 꿈이 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건 바보, 코뚜레 쓴 소다 이제 분수대는 헌신짝처럼 버리고 연당이나 그리던 애인으로 생각하자 가다가 걸리면 비껴가고 막히면 돌아가고 부딪히면 피해 가고 큰 산이 막으면 그 자리가 제자리다 태클이 녹아든 연당에 분홍빛 연꽃이 피어나고, 부처님 미소처럼
구인리 2 ― 아버지, 이별은 왜 물방울과 친한가요 이선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아버지와 소주나 막걸리를 마시며, 둘은 친구 되어 날개 달린 푸른 기차 타고, 삼가 저수지 지나 법주사 팔상전으로 문장대로 역사의 인물들로, 긴 이야기꽃을 피우며 칙칙칙 달린다 앞산 뒷산과 강변을 싣고 인생의 차표 없는 긴 여행을 하는 것이다 어느 여름밤 1시에 두 친구는 소주를 마신 적이 있다 유투 엔티 월드컵 축구 결승전, 온 나라가 응원한다고 애국심을 불태우던 그날 이럴 때 안 마시면 언제 마시냐며 아버지는 냉장고에서 이빨이 시린 소주를 꺼내 오셨다 안주는 멸치볶음 둘은 박수치며 잘한다 잘한다, 외쳤지만 한국 대 우크라이나 1:3 아버지의 실망해 하는 얼굴 별들도 춤을 추다 응앙, 하고 울었을 그 밤 참 아름다운 밤이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지남철처럼 붙는 법 시간이 야속하게 꿈틀거려 청주 집으로 갈 시간이 다가오면 마당 식구들이 어떻게 먼저 알고 허리가 반쯤 꺾인다 꽃의 뿌리들아, 마당의 자갈들아 제비들아, 갈비뼈 구름들아 아버지를 부탁해, 정말
세기말의 여름 손문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온 하늘 조명이 번쩍번쩍 끊임없이 으르렁대는 사자의 포효 소리 단단히 얼어붙은 하늘에서 영화 촬영이 한창이다 피어오른 먼지마다 가득 흘러나오는 시간들 호우와 폭염 특보를 동시에 거느리고 숙성되지 않은 깃발 사이로 긴 속죄의 눈물이 떨어진다 물 흐르듯 공기 가르며 하루 앞에서 허걱이는 세월 사각 모퉁이에서 잃어버린 눈을 찾다 살짝 꼬리만 남은 봄가을이 다가오는 겨울 앞에 바르르 떨고 섰다
저녁노을에 핀 기생초 김경재 충북시인협회 회원 상당문학회 회원 척박한 돌 틈새로 파랗게 바람이 분다 가뭄에 갈라진 논배미 폭풍우 몰아쳐 들녘 거니는 사내의 손등인 양 아픔이구나 가녀린 두 갈래 색깔로 외진 길모퉁이 서 있는 게 너 아름답다 못해 처연한 모습 해진 치맛자락 어머니여 허공에 떠 있는 구름인 양 그리워라 밤이슬로 화장한 모습 그리움은 물 위에 띄워 보냈건만 바람 불어 아픔으로 반송되고 혼령의 자태로 다가온 아름다운 비운의 여인이여
자연의 미술관 성승용 충북시인협회 회원 동녘의 햇빛이 쏟아부은 금빛의 광채를 보라 세계를 돌고 돌아 새 아침을 맞이하며 빛을 밝히는 것을 빛이 내린 산과 들 초록의 물감 채색이 예술이 아니더냐 계절의 변화에 따라 색감의 농도에 변화를 주며 맛깔나는 향기까지 자연만이 그려낼 수 있는 걸 어느 미술관에서 볼 수 있으랴
[충북일보] 청주시가 이달 말까지 옛 청주병원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1일 밝혔다. 시는 현재 진행중인 옛 청주병원 건물 철거작업을 오는 25일까지 완료하고, 7월부터 본격적인 신청사 건립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는 7월 이전까지 매장유산 정밀발굴 조사와 신청사 건립사업 시공사 선정 등을 추진키로 했다. 청주시의회에서 요구하던 의회동 위치 변경은 시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기존 설계대로 공사할 예정이다. 당초 시의원들은 의회동이 신청사 본청이 될 건물의 뒤편에 자리잡고 있어 이를 좀 더 남측으로 이동·건립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시는 행정적 절차의 어려움을 들어 시의원들을 설득하고 원안대로 건물을 짓기로 했다. 다만 시청 본청 건물과 시의회 건물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든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본격적인 신청사 건립사업 공사가 7월부터 추진되면 시는 오는 2028년까지 신청사 건립사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통합 청주시가 출범한 이래 오랜 염원이었던 통합 청주시청사 건립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했다"며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주시 신청사는 상당구 상당로 155(북문로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오는 2026년 2월 실시 예정인 전국 신협 개별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과열 혼탁 양상이 우려되자 신협중앙회 차원에서 불법선거 근절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신협중앙회와 충북본부에 따르면 내년 2월 치러지는 신협별 이사장 선거는 오는 2029년 예정된 전국동시신협이사장 선거를 앞둔 마지막 개별 이사장 선거다. 충북도내의 경우 80여개 신협 중 40여개 신협의 이사장 임기가 내년 2월 중 만료된다. 이중 다수 후보자가 등록하는 신협은 경선을 치르게 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치열한 선거가 전망되면서 투표수 확보를 위한 조합원 가입과 출자금 대납 등 불법선거운동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신협 관계자 A씨는 "최근 조합원 가입을 유도하는 모집책을 통해 가입한 경우 또는 출자금 대납을 통해 조합원 가입을 했다는 이들의 제보가 늘고 있다"며 "먼저 가입 후 통장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입금하는 방식도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신용협동조합법에 따르면 조합원은 출자좌수에 관계없이 평등한 의결권과 선거권을 갖는다. 1인 1 투표제다. 다만 조합원 자격 유
[충북일보] 이영석(60) 충북예총 회장이 27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이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영석 신임 충북예총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는 만큼 더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고 있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이영석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예술인의 권익과 위상 정립 △창의성과 혁신을 위한 미래기반 구축 △충북예술의 글로벌 강화 △지속가능성과 통합적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어느 한 가지부터가 아니라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만들어져야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예총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뿌리 찾기 일환으로 70년사를 발간하고, 원로 예술인의 발자취를 후배예술인들이 바라보며 귀감을 삼을 수 있도록 명예의 전당격인 충북예술원을 설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열악한 충북예총 재정현황 개선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자생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원금만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모사업이나 지자체 위탁사업 등을 통해 수익사업까지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시대속에 순수예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