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동 둑방 길 진곡 윤진한 상당문학회 회원 그 이름도 아름다운 부수동 마을 앞 시냇가 물길따라 둑길 걷노라면 자연과 사람이 상생하는 길임을 알겠네 마음과 마음을 잇는 둑방의 고즈넉한 길 유유히 흐르는 물길따라 걸어가며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는 시냇가 둑방길 마음의 풍요와 느림의 미학을 느끼며 유유자적 산책길 걷고 걸으며 나를 내려놓고 자아를 찾아 세상 잡념 내려놓는 부수골 앞 둑길이어라
바람의 헌신 박별 충북시인협회 청주지회장 바람이 그저 부는 게 아니다 깊고 푸른 바다 넘어서 올 때 연꽃잎 하나하나 연두 분홍 홍색으로 입히고 먼 하늘 따듯한 손 잡고 올 때 까까머리 초록 복숭아 하나하나 달래어 차마 만져보기 아까운 유토피아 도원 그대는 바람의 어떤 헌신을 보았는가 어머니의 깊은 자애 봄바람을 안고 아버지의 큰 사랑 여름 바람으로 왔다 가을바람 그 살가운 추풍은 시를 안고 기웃거린다 축제의 한마당에서 시詩의 탑을 세운다
아픔이 머무는 곳 김효동 충북시인협회 고문 낮은 몸짓으로 밑바닥 흝으며 여기 기어가고 있다 물안개 달빛 퍼진 숙연한 바람 타고 어둠이 무너지는 자리 기도 속 성사 찾는 깊은 아픔의 파편 시린 세월 목마름으로 어쩔 수 없이 함께 있음의 연두색 기슭 조약돌이 어떻게 우는지 외치는 반향음이 어쩐지 거기에 비가 내린다 밤 지새도록 오래오래
온 가슴 쳐대는 김영석 충주 사람과시 동인 고등어 한 마리 바다에 없으면 헤엄쳐 다니지 못하면 바다라 못 부른다 가슴 속에 등 푸른 고등어 한 마리 어쩌다 그물에 걸려서 밭은 숨 헐떡거리며 나무 상자에 실려 따가운 소금 눈송이 온몸으로 받아내며 좌판에 웅크리고 숨어 있더니 푸른 바다에 물들어 등 푸른 고등어 고추 먹고 뜨거운 숨 토해낸다 가슴 속에 푸른 멍 들어 살점들은 허옇게 꽃 피우고 벌겋게 타오르고 꼬리지느러미 허공을 쳐댄다 비린내를 뿌려댄다 파도가 친다 고등어 한 마리 온 가슴을 쳐댄다
맨드라미 이정문 충북시인협회 회원 태양의 눈에 들은 너, 흐드러지게 벼슬을 달았구나 태양의 눈 밖에 난 너, 제 키만 한 벼슬에 눌렸구나 한 움큼 씨를 쏟는구나 두어 톨 씨를 남기는구나 너, 맨드라미…
산 능금 최종진 충북시인협회 회장 고 조그만 열매 속에 눈매 고운 산새의 지저귐이 고즈넉이 들어 있는 듯하네 고 단내 나는 열매 속에 아침이슬 또르르 굴러서 풋풋한 산 내음을 물어오듯 하네 고 때깔 고운 열매 속에 시샘 모르는 그녀의 눈길이 오도카니 머물러 있는 듯하네
진리, 생각과 마음 사이 임준빈 충북시인협회 회원 마음이 열려야 보이고 생각이 바뀌어야 이른다 생각이 머물러야 일어나고 마음이 일어나야 여문다 마음 밖에 일렁이는 바람이 아닌 생각 안에 피어나는 꽃 내가 네게 다가갈 때 너는 이미 내가 되어 있었다 어제도 아니요 내일도 아니요 지금 이 순간에 깨친다 생각과 마음 사이 그 자리가 직지(直指)니라
무심천 강아지풀 심억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노을이 눈시울 붉히는 무심천 강가 무시로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풀 흔들릴 때마다 떨어지는 붉은 신음 무심결 떠나가는 젊음의 안타까움 내 안에 숨겨진 욕망의 푸른 빛 바람에 무력하게 그저 흔들릴 뿐 하늘 향해 칼날 들이대던 억새 백기 들고 온몸으로 울고 있다 수많은 선물을 주었던 계절의 시간 무심천 물길 따라 한없이 흘러가고 인연의 숲 안에 길들여진 아우성 반란의 깃발로 홀로 서는 적막함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핑계로 세상을 향해 말없이 흔들던 꼬리 슬며시 떼어놓고 집으로 돌아설 때 애잔한 밤 업는 무심천 강아지풀
기억 속으로 난 길로 자꾸 가면 이영선 충주 풀꽃동인 며칠째 비가 오다 멈춘 날 하릴없이 걷다 문득 멈춰 서는 곳 가난한 농사꾼의 오두막이어도 좋겠다 노간주나무로 깎아 만든 코뚜레가 외양간 처마 끝에 걸려 있고 코뚜레에 매달린 엽전이 비바람에 찰랑대고 물기 가득한 울타리 사이로 오리 한 마리 뒤뚱거리고 타닥타닥 솔가지 타고 있는 아궁이 여물 삶는 냄새 하얗게 피어오르는 가마솥 채마밭을 겅중겅중 넘나드는 철없는 송아지 뒷발질에 고추며 가지며 토마토가 밭고랑에 나뒹굴고 열없이 당한 봉숭아 꽃잎들 투두둑 떨어지는데 부랴부랴 농부는 외양간 앞에 주저앉아 코뚜레 뚫을 노간주나무 깎는다 둥글게 휘어진 노간주나무가 코 사이를 파고들 때 그 송아지 목 잡힌 채 큰 눈만 끔벅거리다가 눈 깜빡할 사이 코청 뚫린 일소가 되고 사립문 밖 외길로 등 굽은 노인 하나가 저벅저벅 걸어 나가고
풍선 떠가는 하늘 김현순 충북시인협회 회원 잿빛 구름이 어디론가 사라졌어요 텅 빈 마음만 덩그러니 창가에 놓여 있을 뿐 아아, 하늘이 저리 높아요 어제 지나온 고즈넉한 물가에서 수녀와 왜가리도 살며시 고개를 들것 같아요 창문을 활짝 열어요 바흐의 칸타타가 하늘 높이 울려 퍼져요 어디선가 말수 적은 사람들이 살사리꽃 같은 미소를 부풀리다가 마침내 풍선을 날리고 있죠 그대여, 볼륨을 한껏 높여주세요
[충북일보] 청주시가 이달 말까지 옛 청주병원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1일 밝혔다. 시는 현재 진행중인 옛 청주병원 건물 철거작업을 오는 25일까지 완료하고, 7월부터 본격적인 신청사 건립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는 7월 이전까지 매장유산 정밀발굴 조사와 신청사 건립사업 시공사 선정 등을 추진키로 했다. 청주시의회에서 요구하던 의회동 위치 변경은 시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기존 설계대로 공사할 예정이다. 당초 시의원들은 의회동이 신청사 본청이 될 건물의 뒤편에 자리잡고 있어 이를 좀 더 남측으로 이동·건립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시는 행정적 절차의 어려움을 들어 시의원들을 설득하고 원안대로 건물을 짓기로 했다. 다만 시청 본청 건물과 시의회 건물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든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본격적인 신청사 건립사업 공사가 7월부터 추진되면 시는 오는 2028년까지 신청사 건립사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통합 청주시가 출범한 이래 오랜 염원이었던 통합 청주시청사 건립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했다"며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주시 신청사는 상당구 상당로 155(북문로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오는 2026년 2월 실시 예정인 전국 신협 개별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과열 혼탁 양상이 우려되자 신협중앙회 차원에서 불법선거 근절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신협중앙회와 충북본부에 따르면 내년 2월 치러지는 신협별 이사장 선거는 오는 2029년 예정된 전국동시신협이사장 선거를 앞둔 마지막 개별 이사장 선거다. 충북도내의 경우 80여개 신협 중 40여개 신협의 이사장 임기가 내년 2월 중 만료된다. 이중 다수 후보자가 등록하는 신협은 경선을 치르게 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치열한 선거가 전망되면서 투표수 확보를 위한 조합원 가입과 출자금 대납 등 불법선거운동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신협 관계자 A씨는 "최근 조합원 가입을 유도하는 모집책을 통해 가입한 경우 또는 출자금 대납을 통해 조합원 가입을 했다는 이들의 제보가 늘고 있다"며 "먼저 가입 후 통장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입금하는 방식도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신용협동조합법에 따르면 조합원은 출자좌수에 관계없이 평등한 의결권과 선거권을 갖는다. 1인 1 투표제다. 다만 조합원 자격 유
[충북일보] 이영석(60) 충북예총 회장이 27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이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영석 신임 충북예총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는 만큼 더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고 있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이영석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예술인의 권익과 위상 정립 △창의성과 혁신을 위한 미래기반 구축 △충북예술의 글로벌 강화 △지속가능성과 통합적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어느 한 가지부터가 아니라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만들어져야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예총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뿌리 찾기 일환으로 70년사를 발간하고, 원로 예술인의 발자취를 후배예술인들이 바라보며 귀감을 삼을 수 있도록 명예의 전당격인 충북예술원을 설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열악한 충북예총 재정현황 개선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자생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원금만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모사업이나 지자체 위탁사업 등을 통해 수익사업까지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시대속에 순수예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