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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4.21 14:14:41
  • 최종수정2025.04.21 14:14:41

이한솔

프로덕트스토리지 대표

요즘 옷을 고르는 기준은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예전엔 '예쁜가?'가 가장 먼저였다면, 이제는 '누가 만들었지?',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패션이 개성과 유행을 드러내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나의 신념과 가치를 입는 시대다. 윤리적 패션은 더 이상 일부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그러나 실천은 여전히 간단치 않다. 2023년 국내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 이상이 윤리적 패션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30%도 되지 않았다. 그 간극의 이유는 뭘까? 응답자들은 윤리적 소비를 하지 못하는 이유로 '가격이 너무 비싸다'(74%),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58%), '스타일 선택의 폭이 좁다'(41%)를 꼽았다. 이 결과는 윤리적 소비가 단지 '의식이 부족해서' 실천되지 않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지식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선택지의 문제에 더 가깝다.

먼저 사람들은 어떤 계기로 윤리적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그 출발점은 의외로 소소한 곳에 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본 노동 착취의 현실, SNS에서 본 업사이클링 가방, 혹은 '나 하나쯤이야' 하던 마음을 뒤흔든 플라스틱 섬의 이미지. 실제 윤리적 패션을 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된 흐름이 있다. 패스트 패션의 이면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불편함, 환경 문제에 대한 민감성, 패션을 통해 나의 정체성과 가치를 표현하려는 욕구, 인플루언서나 브랜드의 영향, 그리고 '쇼핑이 더 이상 즐겁지 않다'는 감정에서의 전환.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가치 소비' 트렌드는 이러한 흐름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브랜드보다 브랜드가 가진 철학을 본다"는 말은 이제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현실이된 것이다.

윤리적 패션,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생각보다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실천은 윤리적인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다. 공정무역, 비건 인증,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브랜드를 구매할 때, 브랜드 홈페이지에서 'Sustainability', 'Our Story' 메뉴를 확인하거나, 제품 태그에 'Recycled', 'Organic', 'Eco-friendly' 등의 표시가 있는지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중고 거래를 즐기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무신사 빈티지관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중고 의류를 사고팔면서 새로운 제품 생산을 줄이고 자원의 순환을 돕는다. 리셀(resell) 문화를 통해 희귀 아이템을 찾는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특별한 날 한두 번 입을 옷이라면, 의류 렌탈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결혼식, 면접, 모임 같은 상황에서 클로젯셰어, 더셀럽, 에이렌탈과 같은 플랫폼을 이용해 불필요한 구매를 줄인다. 이미 가지고 있는 옷을 오래 입는 것도 윤리적 패션의 핵심이다. 단추가 떨어지면 달고, 기장을 줄이고, 낡은 티셔츠는 크롭티나 파우치로 리폼한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패션 DIY' 키워드를 검색하거나, 오프라인 업사이클링 워크숍에 참여해도 좋다. 한 벌을 오래 입으려면 관리 습관도 중요하다. 낮은 온도에서 세탁하면 옷감 손상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건조기 대신 자연 건조를 하면 옷의 형태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옷을 사기 전, 이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이 옷은 환경을 고려해 만들어졌는가?", "유행에 휘둘리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는가?", "이 옷 뒤에 어떤 사람과 가치가 있는가?". 이 세가지 질문을 통해 소재와 생산 과정을 확인하고, 슬로우 패션을 지향하며,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실현하려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결코 어렵지 않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알고도 잘 실천하지 못하는데, 윤리적 소비는 아직도 많은 현실적 장벽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좋은 건 알겠는데 너무 비싸요.", "어디서 뭘 사야 할지 모르겠어요.",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요.", "오프라인 매장에선 거의 본 적 없어요.", "결국 세일하는 브랜드에 손이 가요." 등을 언급한다. 가격, 접근성, 정보 부족, 디자인 선택지, 편의성 등은 모두 소비자가 실천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인 것이다. 한 23세 대학생은 "환경 전공이라 지속 가능성 중요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윤리적 브랜드는 비싸거나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자주 못 사요." 라고 말했다. 30세 직장인은 "요즘 다들 환경 이야기하니까 신경은 쓰이지만, 결국엔 예쁜 옷을 사게 돼요.", 또다른 36세 육아맘은 "아이 때문에 환경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중고 거래도 하고 비건 운동화도 신어요. 다만, 시간이 많이 드는 게 단점이죠."라고 말한다. 이처럼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은 분명히 퍼지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편의성을 고려한 구조적 시스템은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윤리적 패션은 완벽한 소비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군가는 중고 옷을 사고, 누군가는 친환경 가방을 메며, 또 누군가는 그냥 '자주 사지 않는' 선택을 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실천할 수 있는 다양성과 유연성이 윤리적 소비의 진짜 매력이다."이 옷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안 순간, 다시 예쁘기만 한 옷을 살 수 없었다." 이 말처럼, 한 번 바뀐 시선은 다시 돌아가기 어렵다. 세상을 바꾸는 건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당신이 오늘 어떤 옷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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