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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12.23 17:36:44
  • 최종수정2024.12.23 18:30:17

홍석호

충주시 문화예술과 주무관

어린 시절 충주시 신니면 문숭리 숭선마을에 살던 친구의 집 앞에 큰 돌기둥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충주시 문화유산팀에 근무하게 되면서 그 큰 돌기둥이 고려시대에 창건된 숭선사의 당간지주(幢竿支柱)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충주 숭선사지는 2000년부터 발굴조사를 시작했고 그 역사적 중요성과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 국가지정유산 사적(史蹟)으로 지정됐다.

이후 2018년까지 7차례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금당지와 주변 규모를 파악하려 했으나, 숭선사 사역의 전체 범위는 확인하지 못했다.

숭선사를 창건한 사람은 고려 초 전제왕권을 구축한 광종(光宗)이다.

954년(재위5년) 봄에 돌아가신 어머니 충주 유씨 신명순성태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숭선사를 세웠다는 내용이 고려사에 기록돼 있다.

광종이 숭선사를 창건한 실질적 목적은 자신을 뒷받침할 외척 세력인 충주 유씨 세력을 규합하고, 주변 호족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중앙집권적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방책으로 지방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인물이 충주의 대호족 유긍달이다.

유긍달은 자신의 딸을 왕건에게 시집보내 그의 셋째 부인으로 만들었고, 충주는 왕건의 지지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당시 후백제와의 접경지대인 청주에서는 반란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는 왕건의 불안감을 가중시켰고, 반대급부로 충주의 지리적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충주를 번병의 거점으로 방어선을 구축하면서 과연 누구에게 그 중책을 맡기고 의지했을까.

국구(國舅)이자 충주의 대호족 유긍달이 그 주인공이다.

이처럼 충주는 광종의 든든한 후견 세력이었고, 광종의 후원을 바탕으로 숭선사가 창건·운영됐다.

숭선사는 금당지를 비롯한 일부만 발굴조사가 됐음에도 건물의 규모와 출토 유물의 격을 통해 그 위상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또 통일신라시대 중원경에서 고려시대 충주목으로 명칭이 바뀌었어도 '충주'의 중요성은 유지됐다.

그 상징성은 숭선사는 물론, 최근 충주읍성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추정 사고(史庫)와 전축수조(塼築水槽)에서도 드러난다.

한편 원주시에서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어 고려시대에 그 명성을 떨친 법천사지에 대해 20여 차례에 걸친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지자체와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 속에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을 개관했다.

이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은 원주시 부론면 일원의 새로운 역사문화관광 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충주시의 숭선사지 역시 법천사지 못지않은 대단히 중요한 유적인데, 지금까지 시행된 7차례의 발굴조사로는 그 전모를 밝히기엔 부족하다.

충주시 역사·문화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서라도 발굴조사 확대는 시급하다.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국비를 확보, 유적전시관이나 방문자센터 등의 시설 건립도 필요하다.

숭선사지 발굴조사와 종합정비는 중원지역의 문화유산들과 연계해 지역의 정체성을 함양하고, 충주시 서부권의 주요 역사문화 관광콘텐츠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향후 숭선사지를 통해 펼쳐질 역사의 나래를 기대하며, 나의 고향 신니면의 변화와 발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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