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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정주여건, 인구 유입 매력있나

<인구절벽시대>"지방소멸 위기를 넘어 현실로" ③

  • 웹출고시간2022.09.28 18:02:40
  • 최종수정2022.09.29 09:34:52

충북의 문화 콘텐츠 부족도 인구소멸을 앞당기고 있는 가운데 지역민들이 어린이 놀이시설이 부족해 외지로 가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청주동물원.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주여건은 기본이다. 그러나 충북은 타 시·도에 비해 매력이 정주여건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인구유입의 요건 중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일자리의 경우 충북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비교해 크게 열악하다.

28일 구직사이트인 워크넷의 충북의 구인 공고는 6천여건인데 반해 서울과 경기권의 구인 공고는 9만 건을 넘고 있다.

충북과 인접해있는 충남과 경북의 8천여건 보다도 현저히 적다.

이마저도 충북은 대부분 단순 생산직렬이나 서비스직에만 치중돼 있는 데다 연구직이나 전문직 등 고숙련 기술을 요하는 직렬의 비율도 극히 적은 수준이다.

여기에 인구정책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청년층 아르바이트 직종 역시 타 시도에 비해 비약하다.

유명 아르바이트 구인 사이트에서 충북 구인 공고는 6천여건이지만 서울과 경기권은 12만여건에 달한다.

연봉이나 보수 수준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청주상공회의소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조사에서는 전국 상용 월평균 임금이 358만1천563원 수준이었지만 충북은 331만3천149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26만8천414원(7.4%) 적었다.

충북의 문화 콘텐츠 부족도 인구소멸을 앞당기고 있는 가운데 지역민들이 어린이 놀이시설이 부족해 외지로 가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청주랜드 놀이시설.

ⓒ 김용수기자

◇ 명문고 하나 없는 교육 불모지'충북'

충북의 인구유출의 요인 중 하나는 특목고 등 명문고, 명문대의 부재가 꼽힌다.

민선 7기 이시종 전 충북지사는 재임 당시 "전국적으로 43개나 되는 자사고·영재고·국제고가 충북에는 1곳도 없어 인재 빈곤의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고 토로한 바 있다.

타 지역에서는 명문고를 중심으로 학군이 형성되고 인구가 유입되기도 하지만 충북에서는 학군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학원가가 밀집된 지역이나 타 고등학교에 비해 우수한 성적을 내는 학생들의 비율이 높은 고등학교가 몇군데 있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도내 학부모들 사이에선 명문고 설립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김영환 충북지사가 AI영재고 카드를 꺼내들자 도내 각 시·군도 호응하고 있다.

도내 일부 대학들 역시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입시생들이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다보니 비수도권 대학들은 통·폐합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해 충북보건과학대의 신입생 등록율은 80.4%, 극동대 70.8%, 대원대 75.6% 등을 기록했다.

◇ 청주지역 창고형 대형마트 입점 요원

충북에 창고형 대형마트가 없다는 점도 인구유출을 부추기고 소비의 외부유출이란 부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

청주지역을 중심으로 코스트코나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마트 입점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현실로 실현되기에는 요원한 상태다.

충북개발공사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청주 밀레니엄타운 복합엔터테인먼트용지 민간 분양에 코스트코 측과 지속적으로 입점에 대해 협의를 했지만 코스트코 측은 "인구와 수요 등 시장성을 고려했을 때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분양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지구의 부지를 매입한 신세계 측은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을 추진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따라 일부 도민들은 세종이나 천안, 대전 등 인근 타 시·도로 원정 장보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이같은 현상 때문에 충북의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문화 콘텐츠'태부족'…충북 사람들 외지로

충북의 문화 콘텐츠 부족도 인구소멸을 앞당기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역민들이 입을 모아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이 '어린이 놀이시설'이다.

지난 7월 본보가 진행한 '충북지방의원 돋보기' 릴레이 인터뷰에서 최정훈·김성대 충북도의원은 지역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 확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 의원은 "아이를 둔 부모들의 최대 고민은 '이번 주말에 아이를 데리고 어디를 가느냐'이고 키즈카페만 하더라도 한번 방문할 때 10만원씩 지출돼 여건이 안되는 부모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네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김 의원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컨텐츠가 너무도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부 아이를 둔 도내 부모들은 주말마다 세종과 대전, 천안, 경기권 등의 어린이 놀이시설을 예약해 방문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청주시 역시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최근 '놀이터지도'를 제작했지만 부모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 관광 활성화가 인구유입으로 직결되진 않아

관광정책을 활성화 시켜 인구를 유입한다는 방법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 방법이 실제 인구유입까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충북의 관광 1번지라고 불리는 단양의 경우 연간 방문 관광객이 1천만명에 달하는 수준이지만 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다.

2010년 이후 단양지역의 인구는 3만여명 수준을 가까스로 유지하다 2019년 2만명대로 떨어진 뒤 지난해 2만 8천명까지 빠졌다.

단양의 대표 관광지인 만천하스카이워크와 도담삼봉 등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단양에 정착하는 인구는 유출되는 인구보다 적은 것이 현실이다.

양원석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 본부장은 "현재 대한민국은 과도한 교육열 등으로 인해 유능한 인재를 비롯한 청년층이 서울로 모두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역의 인재들이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하고 지역민들도 만족감 높은 생활을 하기 위해선 지자체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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