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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9.16 15:58:10
  • 최종수정2020.09.16 19:56:59

최한식

수필가

많은 이들이 자기 착각 속에 삽니다. 때론 그 일로 공동체가 큰 손해를 입고 방향을 잃기도 합니다. 오늘은 적당한 분을 찾지 못해 최선은 아니지만 '태봉'을 세운 군주였다가 폭정과 독선으로 비참하게 최후를 마친 '궁예'를 모시고 몇 말씀 나눌까 합니다.

-어서 오시죠. 조금 겁이 나네요.

"반갑습니다, 마음 놓으세요. 21세기도 20년이 지나갑니다."

-자신이 포악하고 독선적이었다는 것 아시나요.

"시작부터 왜 이러세요. 마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천년도 넘은 일이네요."

-요즘도 "궁예질"이라는 말이 쓰인대요, 소회가 어떠신지요.

"날 기억해 준다는 건 고맙지만 뜻이 좋지 않아 민망해요. 정확한 근거 없이멋대로 추측하고 판단한다는 뜻이라고 하더군요."

-요즘도 멋대로 판단해 혹세무민으로 피해를 주는 이들이 있어요.

"현대식으로 말하면 '나쁜 바이러스'지요. 고치기 어려워요."

-너무 단정적으로 말씀하는 것 아닌가요, 근거가 있나요.

"이런 게 '궁예질'인가요? 그런 이들은 이미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잖아요. 나이도 있고 개인적 경험이 꽤 있게 마련이지요. 나름 시각이 형성돼 있어 많은 것들을 같은 식으로 보게 되지요."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그렇게 되기 쉬울까요.

"아무에게도 통제받지 않는 이들이지요. 고언을 해도 대부분 무시하죠. 실제적인 힘이 있거나 어떤 이들에게 장기간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이지요."

-그분들이 실제로 유능한가요.

"그건 확실해요. 친화력과 설득력 그리고 추진력이 대단하지요. 그런 게 없으면 영향력이 크지 않아요."

-어떤 분들이 그런 위험에 빠지기 쉬울까요.

"조심스러워요, 다 가능성이 있지만 정치인과 종교인 또 비공식적 조직을 이끄는 이들이 위험성이 많아요. 잘못된 판단의 결과가 쉽게 드러나지않고 카리스마나 합리화로 위장도 잘 돼요."

-어떻게 이런 이들을 분별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인 건 상식선에서 판단하는 거지요. 그런데 그게 믿음, 특단의 조치, 역발상 이런 말들로 가려져요. 그분들이 기본상식을 탄탄하게 갖추어야지요."

-우리 사회가 그런 분들에게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분들 의견을 추종하지 말아야지요. 그들을 인정하지 않아 힘을 차단해야 합니다. 독불장군은 힘을 쓸 수 없지요."

-그 분들이 착각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나요.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종교인 같으면 신과 직접 소통한다고 할까요, 자기가 대단한 존재라는 착각이지요."

-본인은 그렇다 해도 추종자들은 왜 판단을 못해요.

"반복으로 세뇌가 되고, 반대하는 이들이 점차 떠나서 강한 신뢰를 보이는 이들만 측근으로 남지요. 친화력과 설득으로 아성이 점점 견고해지고, 그의 말은 점점 강한 힘을 갖지요."

-광신적 종교집단을 설명하는 것 같아요.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잘못된 이들도 처음부터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요."

-궁예님도 미륵관심법이 있었잖아요 그거 진짠가요.

"이제 와서 쑥스럽게 왜 그 얘길 꺼내나! 난처하게…."

-미안합니다, 그냥 난처한 걸로 하지요. 특별히 종교 지도자 중 그러한 분들이 있다면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게 '초심'입니다. 종교인이라면 섬김과 희생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을 떠나면 언제 위험해지고 타락할지 모릅니다."

-그러고 보니 궁예님도 종교인 생활을 꽤 하셨네요.

"회한이 남아요, 끝까지 그 길을 갔어야 했어요. 야욕을 이기지 못했지요. 모든 이들이 착각하지 않아, 자기를 제대로 알고 초심을 지키면 좋겠습니다."

오늘 여러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태봉을 세웠던 궁예님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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