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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청주시 팀장·수필가

언제부터인가 청주 시내 곳곳의 교통섬과 무심천변 길가에는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늠름하게 자리 잡고 있다. 기분이 가라앉거나 비가 흩날려 감상에 젖는 날이나 일에 찌들어 무거운 어깨로 힘들어하는 날,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소나무를 만나면 쭈글쭈글 움츠러들었던 가슴이 쫙 펴짐을 느낀다.

실패와 좌절의 푸르른 젊은 날을 보내며 언젠가부터 입에 달고 부르던 노래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쓸쓸한 가을날이나 눈보라치는 날에도 소나무야, 소나무야 변하지 않는 네 빛" 의 노랫말에 나오는 소나무는 나의 절대자이었다.

원하지 않던 대학에 들어가 우울한 날들을 보낼 때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말을 잊고 외톨이의 생활을 할 때도.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언제나 울려 퍼지던 노래였다. 삶을 지탱해주며 희망이라는 꽃을 피우게 해 준 노래 소나무는 외롭고 힘든 날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실어주었다.

인생길에 꽃길만 걷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찌 삶의 참 맛을 느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삶이란 고된 가시밭길도 걸어봐야만 깨달음도 있지 않겠는가! 4대 성인이라 일컫는 석가모니도 예수도 공자도 소크라테스도 고난과 역경 속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지금까지 오래도록 꺼지지 않고 그들의 존재가 푸르게 빛나고 있지 않은가! 마음속에 언제나 함께한 소나무 노랫말은 방황하는 젊은 날의 나를 지탱해준 경전과도 같았다. 그 경전을 읊으며 맑고 푸른 하늘과 밝은 대지 위를 날 수 있는 힘을 길렀다. 지금도 어렵고 힘든 상황에 부딪히면 노래를 불러본다. 거친 세상, 쓰러지지 않고 당당하게 걸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노래가 들려주는 힘은 대단하다. 나만이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리라. 그렇기에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노래들이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하고 있지 않을까! 우리의 암울한 시대를 벗어나 민주주의를 외치며 부른 민중가요를 대표하는 노래 중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가 있다. 왜, 굳이 소나무를 노래했을까? 고통을 이겨내고 얻을 자유와 민주화의 승리를 의미하기 위함이었을까?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소나무는 오래 사는 나무로 장수의 상징이고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삼았다. 거대하게 자란 노송은 장엄한 모습을 보이고, 항상 푸른 기상은 곧은 절개와 굳은 의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부각되었다. 소나무는 좋지 못한 환경에서는 낙엽 활엽수종과의 생존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으나, 지력이 좋고 토양습도가 알맞은 곳에서는 그 자리를 낙엽 활엽수종에게 양보한다는 자료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 조상들은 소나무가 갖고 있는 절개, 굳은 의지와 양보의 미덕을 닮고 싶어 그토록 소나무를 노래하지 않았을까?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내 가슴속에서 울려 퍼지던 노래 소나무. 내게 있어서 정신적 지도자인 절대자는 아버지였음을 아버지가 작고하고서야 알았다. 나를 올곧게 이끌어주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그리운 아버지. 아버지를 가슴에 묻고 의지할 곳 없어 방황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었다. 아버지가 그립고 보고 싶을 때면 아름드리나무가 우거진 청남대 길을 따라 걷는다. 호수에서 일렁이는 물결과 새들이 들려주는 노랫소리를 들으며 누워계신 아버지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반갑게 미소로 반겨주시는 듯 포근하다. 삶의 기둥이 되어주신 아버지의 향기가 솔바람 따라 느껴진다. 바쁜 일상 속에서 빠르게 돌아가던 시곗바늘이 어느덧 유월의 끝을 향하고 있다. 무슨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새해 첫날 꿈꾸었던 일들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척박한 환경에서는 꿋꿋한 기상을 펴나가고 부족함 없는 곳에서는 양보와 배려로 살아가는 소나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신 아버지. 그 삶에 누 되지 않게 살아가리라. 비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서 있는 저 소나무처럼 나도 언제나 푸르름을 노래하는 꿈 꾸는 소나무로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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