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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1.31 14:38:51
  • 최종수정2018.01.31 18:46:19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충북에는 '조천'이라 불리는 지명이 여러 군데에 있고 전국의 각 지역에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충북의 청주시와 마주하고 있는 세종특별자치시의 조치원읍도 원래 '조천(鳥川)'이었는데 인위적으로 조치원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조천'의 어원을 찾기 위하여 조치원이라는 지명이 형성되어지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조치원은 충북의 중심부를 흐르는 미호천 가에 둠벙과 갈대가 많아 많은 새가 무리지어 날아드는 벌판이었다. 일제에 의하여 철도가 놓여 지면서 도시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는데 조선 말기에는 이곳이 충청남도 연기현 북일면(北一面) 지역이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의하면 경부선 철도는 1901년 8월 20일에 서울 영등포에서, 같은 해 9월 21일에 부산 초량에서 일본 자본의 회사인 경부철도주식회사에 의해 기공되어 4년 후인 1904년 12월 27일 완공되었다. 서구 열강의 식민지 체제 구축이 철도 부설 및 채광권 획득에서 비롯되었던 많은 사례에서처럼 경부선의 부설은 일제의 우리나라 침략 정책 수행의 구체적 발판이었다. 1894년 '한일잠정합동조관(韓日暫定合同條款)'으로 경부선 철도 건설에 관한 문제가 조약 문서상에 나타나고, 1898년 '경부철도합동조약(京釜鐵道合同條約)'으로 경부철도의 부설권이 일본인 회사에 강압적으로 넘어가기까지 일제는 민간인을 앞세워 비밀리에 그 기초 공작을 진행하였다. 일본인 마쓰다(松田行藏) 등이 1885년(고종 22)에 내한하여 4년에 걸쳐 전 국토를 돌아다니며 지세, 교통, 민정 및 경제 상황을 은밀히 조사하였으며, 이어 내한한 일본인 철도기사 고노(河野天端) 등도 당시 부산 주재 일본 총영사 무로다(室田義文)의 비호 아래 사냥꾼으로 가장하고 경부선 철도 부설 예상 지역을 면밀히 답사한 뒤 측량 도면과 함께 보고서를 작성하여 1892년에 본국 정부에 제출하였다.

원래 서울∼부산 간에는 전라가도, 경상가도, 삼남가도 등의 교통로가 있어 처음 노선 계획의 기준이 되었으나, 이들 중 어느 한 도로를 따라 건설하는 것은 지세 등의 제약 조건 때문에 어려웠고, 충청도와 전라도의 경제적 조건을 중시한 데다 경쟁 철도의 출현을 피한다는 입장에서 서울에서 충청도를 거쳐 부산에 이르는 절충 노선을 택하게 되었던 것이다.

1901년 9월에 조치원 지역에 경부선 철도주식회사의 건설사무소를 두고 철도 개설 공사가 시작되었다. 1904년 준공을 본 후 이곳에 역이 설치되면서 조치원리(鳥致院里)가 신설되었고, 1911년 연기에 있던 연기군청이 조치원리로 이전하였으며, 1917년에는 조치원리가 조치원면으로 승격되었다. 그 후 1931년 4월 1일에 읍 설정에 의하여 조치원읍이 신설되었으며, 그 후로 지금까지 읍으로 존재하고 있다.

신라의 최치원이 이곳에 와서 살면서 보를 쌓아 농사를 장려하고, 시장을 개설하여 최치원 시장이라 하다가 성인의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 없다 하여 조치원(鳥致院)이라 개칭하였다는 유래가 전해오고 있다고 하지만 이것은 한낱 지어낸 전설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최치원은 신라 말기의 학자이고, 조치원은 일제 초기에 만들어진 도시이다. 그러므로 최치원에 의하여 만들어졌다면,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도 이와 비슷한 지명이 전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조치원의 원 지명은「새내」였다. 이곳이 갈대와 늪이 많아 새가 많이 날아드는 냇가라는 뜻에서 새내라 부른 것이다. 일제는 경부선 가설권을 따내고 역사명(驛舍名)을 짓는데, 이곳의 지명을 따서 처음에는 조천원(鳥川院)이라 지었다. 이것을 조선총독부에서 승인하는 과정에서 개명을 명령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조천원(鳥川院)'은 일본식 발음이 '조오센인'이라 발음되므로 잘못하면 이곳을 '조선역'이라 부를 것을 염려하여 개명하게 된 것이다.

당시 이곳 사람들은 철도 공사로 인하여 반일감정이 심하였으므로 그러한 이유로 조천역을 조치원으로 개명한 것이 알려진다면 또 다른 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여 일본인들이 생각해낸 것이 최치원을 끌어들여 조치원의 지명유래를 조작하기 시작했으며, 우리는 그것이 정설인양 불러온 것이다.

하여튼 조천(鳥川)의 어원인 '새내'가 유지 보존되어온 지역이 조치원이라는 데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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