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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5.01 14:06:44
  • 최종수정2016.05.01 14:07:48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일평생을 공무원으로 국가에 봉직해오다가 이제 퇴임해 연금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함부로 능멸하는 상황에 봉착되고 있다. 속단 보도나 여론으로 볼 때 마치 연금수혜자들은 무슨 공짜 돈이라도 받는 것처럼 온갖 편견이 무성한 편이다. 안타깝고 불쾌하기까지 하다.

우리나라가 과거 가난했던 걸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런 때 공무원들의 생활상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현실이 개탄스럽기까지 할 때가 많다. 굳이 그 당시를 재론해 본다면 교원들 경우 사친회비라는 이름으로 학부모들에게 갹출해서 월급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 어린학생들을 통해 갹출하다보면 모두가 가난했고 안쓰러워서 차라리 포기하고 마는 경우도 허다했던 것은 짐작이나마 할까?

반면 매월 박봉이지만 일정금액을 연금으로 제하고 받다보니 생활은 어렵기 그지없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교원들 경우 1980년대에 들어 연금불입 기간을 33년으로 제한했다. 요인이라면 퇴임 때까지 계속 불입하다가는 퇴직 때 퇴직금이 너무 많아진다는 점이 대두됐고, 또한 박봉에 부담을 덜어준다는 그럴 사 한 명목이었다.

1990년대 후반 무렵 IMF를 당하자 국가재정상황이 극도로 어려워졌고 더군다나 교원퇴직기간을 졸지에 3년 단축해버리자 드디어 퇴직금을 충당할 국가재정이 난관에 봉착했고, 국가는 갑자기 저축이율을 급격히 하향조정해 모든 공무원들이 퇴직연금에 가입토록 물리적 압력으로 유도했다. 결국 국가부도위기에 또 한 번 더 공무원들이 희생을 했던 셈이라 할 수 있다.

공무원들의 동참을 유도해 내느라 당시 퇴직금 일시불을 연금방식으로 유도하면서 모든 퇴직자들에게 물가상승률을 연금에 반영하겠다고 굳게 언약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필자 역시 연금수혜자로 근간 무척 불쾌함을 지울 수 없다. 느닷없이 2020년까지 물가상승에 따른 연금 인상을 일체 동결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일이 누구에 의한 것인지, 누가 동의해 준 일인지 자초지종은커녕 최소한 몇 개월간의 조정기간을 두고 무엇보다 해당자들에게 호소문 내지는 동참을 요청하는 인격적 배려는 왜 갖추지 못 하는지 무척 불쾌하다. 당사자들에게 양해나 이해를 얻는 게 우선돼야 할 일인데 행정 자들의 편의위주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다시 말해 연금 수혜자들의 자존심을 능멸하면 안 된다.

연금수혜자들이 마치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특혜라도 받고 있는 것처럼 함부로 능멸하고 있는 언론보도나 왜곡된 시각을 목격하게 될 때도 적잖은 편인데 이제 공단마저도 보이지 않는 독단적인 행정을 자행한다면 연금 수혜자들은 뜻하지 않게 불이익을 보면서도 일방적 행정을 따라야 하나?

국민에게 국가가 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다만 국가적 어려움이 발생할 땐 최소한 해당 국민에게 양해를 간절히 구해내는 게 민주주의의 올바른 근본이다. 왜 해당자들이 자존심마저 구겨지면서까지 일방적인 처사를 무조건 수용해야 한단 말인가?

세상사 어느 일에도 주체가 있기 마련이다. 주체를 도외시 한 채 일방적인 행정편리위주로 일한다면 그게 바로 주체 능멸이고 독재적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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