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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5.14 14:15:29
  • 최종수정2015.05.14 14:15:08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충북일보] 참 커다란 눈이다. 화살촉을 겨누어 보는 눈도 아니고, 누군가를 향하여 끊임없이 쏘아 보내는 눈총도 아닌, 예술적으로 표현한 그저 그림 속의 눈이건만, 저절로 움츠러들어 눈에 눈을 맞추지 못하고 시선을 돌리게 된다. 무언의 메시지가 담긴 눈빛이 하도 강렬하여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고 만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겔까.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 도무지 무슨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일까. 눈빛이 물음을 재촉한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있는 건가…. 무언가 대답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눈을 뜬다. 덧없이 떠도는 나그네 같은 세상을 지나다 문득 걸음을 멈추곤 묻곤 했었던 물음이다. 고민하지 않고 선뜻 대답할 이 누구인가.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고 있으나 마음이 머물지 못하여 너 외로운 사람아…. 가야 할 곳도, 때도 모르면서 안개 속 길섶에서 무엇을 찾으려 서성이는가. 지금 내가 땅을 딛고 있는 곳은 어디쯤인가.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물음의 답을 찾지 못하는 슬픔으로 두리번거린다.

사랑하나하는데도 '겨울 나그네'가 고민한 것처럼 뼈가 녹는 고민 없이는 버티기 힘든 세상이다. 진심이 상실된 시대, 죽도록 사랑했음에도 과거로 추억하지는 못할망정 저주로 치환시켜버리는 시대다. 아쉬운 사람아…. 인연을 털고 떠나는 길손처럼 동트기 전에 홀연히 떠나버린 뒤에, 빗물로 지워내지 못하게 가슴에 새겨진 사람인 걸 깨닫고 그 이름을 부르며 장승처럼 서서 묻는다. 나는 어디에 서있는가.

옳고 그름과 쓸모없음과 쓸모 있음을 지나치게 선 긋다 잃은 것들이 얼마인가. 진정한 옳음, 진정한 쓸모 있음의 기준을 상대방 입장보다는, 흔들리고 변하는 자신의 입장에서만 주장하지 않았던가. 겨울나무처럼 텅 빈 가슴으로 한숨짓는 이들에겐 삼복더위도 을씨년스러운 것을, 시대가 잃어버린 진정성의 물음까지도 상대방 탓으로만 몰아붙이면서, 우리는 내손가락의 가시만 아프다고 소리 지르고 있다.


화제(畵題) '우리는 어디에 서있는가.' 그림은 의암손병희의 동학평등사상을 모토로 머리카락과 혼합재료로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동학, 단지 가난한 백성을 구제하고 나라의 자주를 위해 피 흘린 의병단체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민족 풀뿌리 민주주의 시초인 평등사상이라는 점을 알고 큰 의미에 감탄했다.' 라고 김모은작가는 설명한다. 시대를 향한 거국적 질문을 당차게 눈빛에 실어 화폭에 담아낸 작가의 물음에 숙연해진다. 평등사상, 이 물음이 자유롭게 펼쳐지는 세상, 어디인가.

휘청거리는 오월이 왔다. 오월이 오면…. 아직도 정리 되지 않은 어렵고 복잡다단한 미완성의 민주화투쟁을 습관처럼 여기저기서 외친다. 한국근대사를 단편적으로 보고 판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고 시비판단에 대해서도 자신의 굳어진 생각만 주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상가 '장자'는 수천 년 전에 이미 시국을 염려했다. 각자의 생각만 스승으로 삼으려 한다면 옳고 그름을 과연 누가 판단하느냐고 한탄하면서, 아침에 생겼다 저녁에 스러지는 조균(朝菌)은 내일을 모르고 쓰르라미는 가을과 겨울을 모르는 것이니, 스스로 굳어진 성심(聖心) 즉 각자가 세워 놓은 사상과 규범들에 올무가 되지 말 것을 강하게 교훈했다.

예로부터 인간은 물으며 길을 찾으며 왔다. 이제 또 그렇게 휘더듬어 나가야한다. 우리 모두는 나그네다. 남은 시간도 나그네 노릇을 해야 한다.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죽음이 불원간 오고야 만다. 그날이 오면 우리 모두는 이 땅을 떠난다. 오케스트라 선율을 듣는 것처럼 조화로운 회복과 소통의 세상을 가꾸면서 지금은, 남을 탓하며 욕구만 소리 지르는 상황이 아닌,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해나가야 할 때다.

/ 임미옥 기자

◇ 김모은 작가

- 충북민족미술협회 그룹전 다수 참여

- "304인의 작가가 다시 서다"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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