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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4.29 13:32:32
  • 최종수정2015.04.29 13:27:37

최상천

청주상공회의소 부장·경영학 박사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지난 3월말 기준으로 대졸 실업자가 50만명을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합니다. 청년실업 문제는 국가경제의 미래는 물론이고 저출산·고령화로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점점 더 악화되고 있어 걱정입니다. '백약이 무효다'라는 말이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정부가 발벗고 나서서 각종 일자리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으니 말입니다.

특히 힘들고 어렵게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을 졸업했는데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백수로 전락하고 있는 대졸실업자 문제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취업이 안되니 졸업을 늦추는 일이 다반사고 졸업후에도 취업준비로 경제활동을 못하게 되면서 국가경제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초래하고 있으며 취업이 늦어지다 보니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기면서 저출산이라는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식들 대학공부 시키느라 허리띠를 졸라맷던 부모들은 자식들 취업 뒷바라지까지 떠안으며 허리가 휘어가고, 가뜩이나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정부는 늘어나는 청년백수들까지 책임져야 하니 이래저래 대한민국은 허리가 휘어질 지경입니다.

더군다나 경기침체 장기화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은퇴한 중장년층과 사회 재진출을 노리는 경력단절여성 등이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청년들과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는 양상이고,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 등 개혁정책은 일부 기득권층의 철옹성 지키기에 가로막히며 청년노동시장에 언제쯤 훈풍이 불지 가물가물하기만 합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2014년 기준 70.9%로 OECD 최고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자식들 대학 보내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이야 이해가 되지만 이제는 상황을 좀 더 냉철히 봐야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사회는 이미 학력보다는 능력이 중시되는 사회로 변화해가고 있고, 취업후 필요하면 언제든 대학을 다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녀교육과 진로에 대한 인식을 전향적으로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청년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는 현재의 교육체계와 노동시장의 구조적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야할 가장 최우선 정책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대학까지 학비가 무료인 독일은 대학진학률이 40%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졸업자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인식하고 대학진학률을 낮추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정부도 대학진학률을 낮추기 위한 강력한 대학구조조정과 더불어, 기업과 대학이 함께 현장 중심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일부 대학들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재조정하거나 선취업 후진학 체제로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노·사·정이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등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 다함께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일자리 기득권을 향유하며 노동시장 개혁과 청년일자리 만들기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청년들의 아픔은 계속될 것이고 대한민국의 허리는 점점더 휘어질 것입니다.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할 것이 아니고 정부와 기성세대 모두가 나서서 이들에게 일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국가경제의 미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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