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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한국교통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어릴 적 추억은 아름답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학교가 좀 먼 곳에 있었다. 그래도 다른 학교는 읍내에 있는데 우리학교는 지역과는 외진 산에 있으니 학교에 가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지금까지 건강한 몸과 다리를 갖게 된 것은 또한 그 덕분이고. 요단강(보강천)다리 밑에서의 물놀이, 점심시간에 학교 뒷산인 삼보산 오르기, 반별 축구시합, 자전거대회, 향우반 체육대회, 봄 소풍, 가을운동회, 야구대회, 겨울엔 스케이트, 썰매 타기 등으로, 구슬치기 또한 우리의 주된 일과 중의 하나였다. 딱지치기는 어떤가!

'삼보초등학교 아버지회'

아버지와 자녀만 참여하는 일박이일 캠프가 열렸다. 삼보초등학교 아버지회 임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리더십을 발휘한 캠프가 해마다 열린다는데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자녀들과의 친밀감나누기, 자녀와의 밥해먹기, 함께 누워 여름밤의 별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생각하며 어린 시절의 여름날이 그리워진다. 나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아버지와 함께 서울엘 다녀오는 행운을 기억한다. 아버지께서 서울에 볼일이 있는데 나를 데려간 것이었다. 증평역에서 하루 한 번 가는 동차(서울 가는 기차를 그렇게 불렀음)를 타고 용산에 내려서 블록을 찍어내는 틀을 수리하러 갔던 것이라고 나중에 들어서 알았다. 서울에서는 전차 탄 것밖에 생각이 안 난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것은 천안역에서의 우동을 먹은 것이다. 기차에서 내려가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우동의 기억은 지금까지도 입맛을 돌게 한다.

'엄마는 절대 접근금지!'

밥을 하던 빵을 굽던 라면을 삶아먹던 아빠와 함께, 좌충우돌하면서 그렇게 아빠와의 시간은 너무 신나고 재미있다. 비가와도 좋고 눈이 와도 좋을 우리 캠프. 엄마는 궁금해도 절대 들어올 수 없는 곳이란다. 군대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며 사랑하는 아들 딸과 함께 우리만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행복 만들기 프로젝트! 어른들의 기억에 아빠와의 특별한 기억이 별로 없다. 그래서 더욱 기대되고 잘해주고 싶은 것이 아빠의 마음인걸.

한밤에 보는 영화의 기쁨과 감동은 또 어떠한가! 꿈같은 1박2일이다. 해가 거듭할수록 어린이와 아빠의 참여가 늘어나서 기쁨이 두 배. 텐트치고 준비하는 아빠들의 얼굴에도 흐믓한 기쁨이 넘치고 궂은 일을 하면서도 보람을 느끼면서 사랑을 베푸시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미래의 희망과 소망을 본다. 아이들의 신나하며 자신있게 소리치고 뛰는 모습의 뒷전에서 가슴어린 감동을 함께함을 보는 기쁨 또한 벅차다. 장기자랑의 순서에서는 다소 수줍기도 하지만 아빠 앞이라 마음껏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더욱 신나게, 늘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던 아빠들의 마음을 아는 듯 모두가 한마음인 곳. 훗날 어린이들이 자라나며 아빠와 함께한 캠프의 기억이 활력소가 되어 미래를 개척해가는 밑거름이 될 것을 확신한다.

'교장선생님은 어디에?'

아침 일찍부터 학교에 나와 학교주변을 살피며 어린이를 위해 학교를 위해 선생님을 위해 정원을 가꾸고 삼보농원을 가꾼다. 수박, 참외, 방울토마토, 벼, 목화, 고구마 등이 자라고 해바라기는 학교주변에 가득하고, 봉숭아는 원하면 누구든지 손에 물 들일 수 있을 만큼 선물한다. 수박도 전교생이 함께 나눠먹고 방울토마토도 나눠먹고, 참외가 온전히 자랄 때까지 누구도 따가지 않는. 개구쟁이들이 많은 초등학교지만 기다릴 줄 알고 나눌 줄 아는 살아있는 가르침을 당신 스스로 보여주시는 분. 학부모들도 인정하고 어린이들도 좋아하고 읍내에서도 소문이 나서 동문들 사이에서는 일부러 방문하러 오는 분까지 있을 정도다. 이런 분을 교장으로 만나게 된 것도 우리의 큰 복이다.

오늘도 교정에서 눈이 마주치고 만나는 어린이들의 입에서는 '사랑합니다'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학교가 살아있는 생생한 산교육장이다.

삼보초 어린이는 행복하다. 엄마아빠도 행복하다. 지역주민도 행복하다. 삼보 초를 한 번 방문해 보라. 만발한 해바라기와 봉숭아가 환영해줌에 포근한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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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