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추억 사천우 전성호 충북시인협회 회원 달빛 울리는 물가 우연히 그린 얼굴 널 바라보며 둥근 달 생각나네. 등빛 달리는 길가 홀로 떠오른 추억 함께 놀던 쥐불놀이 꿈꾼다. 오곡밥 먹는 숟가락 사이사이 뜨거운 눈길 사랑이 손을 움켜쥔다. 멀리 떨어진 당신 너에게 달려가는 마음 보름달 아래 부럼을 깬다. 정월대보름 밤을 지내며 늘어난 흰머리만큼 사랑을 추억한다.
갈매기 한상우 충북시인협회 회원 삼 일을 공쳤다 한겨울에 태풍이라니 방파제 무너뜨린 파도 항구마저 지웠다 넋 잃는 것도 잠시 울음도 잠시 새끼들 앞에 더는 울 수 없다 거품이 유령으로 다가온다 장담할 수 없는 자맥질일수록 높이 올라야 한다
겨울동화 장현두 충북시인협회 이사 차가운 바람이 발길을 끌었다 눈 시린 햇살이 거들었다 노는 아이들처럼, 희끗희끗한 머리 둘이 손을 꼬옥 잡고 하얀 눈길을 뽀드득 뽀드득 걸어간다 차가운 상쾌함이 즐겁다 느끼한 명절을 시원하게 씻어줄 오뎅국이라도 찾아서 가다가 마트 들러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눈뭉치 만들어 손주처럼 서로 던지기도 하고 빙판길 넘어질라 손을 움켜잡아 처음 데이트하던 그때처럼 해맑은 청춘처럼 손잡고 눈길을 걸어걸어 간다 어딘들 못 가고 무언들 못 할까 귀때기 얼얼이 칼바람과 싸우던 학창 시절 다시 올 순 없으리 그때 어머니는 얼음장 같은 물에 쌀 씻어 밥하고 설거지했지 손등이 툭툭 터져도 구리무 한 번 못 바르고 겨울 났어 설이라 그렇게 큰 의정부 시장도 다 문 닫아 썰렁한데 오뎅집 아줌마 호롱불 같은 둥근 등 밝혀 문 열었네 엄마 같은 손으로 뜨거운 김 나는 오뎅국, 한 그릇 가득 퍼주는 모습에 울컥하며 매콤한 떡볶이까지 자꾸자꾸 먹으며 온몸이 녹네 온 마음이 녹아드네 허연 종아리 하나로 찬바람 가르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수다를 떠는 아그들 속에 끼어든다고, 누가 뭐라나 세
가벼운 끈 김선중 충북시인협회 감사 우크라이나 침공 남북통일 드라마 정년이 시 쓰기 ㅡ 영어 공부 파크골프 집안일 하기 순간 끊어질 수도 나도 모르게 깨어보니 다음 날 아침 병원 침대에 누워 있다 식구들 바라보고 있다 아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 음반 사들고 저녁 길 걷던 아득한 기억 꿈속에서 도란거리고 토막 난 일상 다시 가고 있다 성간을 가로질러 온 기억 간직한 물을 뿜어 바다를 만들고 시를 퍼 올리고 있다 사라졌던 우주 반짝거리며 참을 수 없는 시공 한없이 뻗어있다
소문난 식당 이예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그래 바로 이거야 기왕에 차렸으면 밥상 위에 오르는 것 유기농만 올리고 배고파 찾아온 이웃 만족하게 해줘야지 네티즌 떠들썩 나를 칭찬하여도 가식은 금물이야 휘둘리지 말자 그렇지 바로 그거야 초심을 잃지 말자 그러나 누리꾼들 가십거리 올리는 일 눈과 귀 반짝 쫑긋 호시탐탐 노리니 눈멀고 귀먹지 말자 자만은 금물이니까
그 좋은 눈을 달고서 김창식 충북소설가협회장 사과나무는 꽃을 피우고 사과를 맺으면서 눈이 없다. 아마 귀마저 없을 테지만 빛을 먹는 입도 볼 순 없지만 사람은 그 좋은 눈을 달고서 꽃을 피워 보기를 했나 열매를 맺어 보기를 했나 사과의 단맛을 먹을 줄은 알면서 단맛이 도는 말을 입술에 걸쳐보기라도 했나 꽃을 피워 볼 생각조차 못 했으면서 언감생심 맛에는 눈독을 들이니 상큼하게 물어뜯기는 사과 맛깔에 귀는 밝아서
마음이 묻기를 백초 임호일 충북시인협회 회원 마음이 제게 질문을 합니다 사랑하는 그에게 거짓된 위선은 없었느냐고 순백의 마음으로 그렇다 답하겠습니다 나는 절대적 위대하지도 않으며 초라하지도 않습니다 평범한 삶의 순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존재라고 그렇게 답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안식을 주는 당신의 맑고 고귀한 존재 가치를 감히 부정한 적이 없습니다 맑은 샘물로 솟아 그대, 인생에 목마름을 적실 수 있게 당신의 뜰에 있겠습니다 초심처럼.
직지(直指)의 기도 류귀현 충북시인협회 자문위원 내 본향(本鄕)땅 청주목(淸州牧) 흥덕사 기슭 솔 향기 담아 혼불로 태어난 내 고국(故國) 내 어머니의 어머니 나라 무심천 벚꽃 흐드러 피고 노을 품은 고을 빛은 따사로이 봄을 일으키게 하소서 여름 한철 푸름에 젖어 하늘 치솟는 나무들처럼 무성히 무성히 희망 솟게 하소서 가을 물든 단풍, 그 경계에서 성숙하는 생의 완성, 청주목(淸州牧) 흥덕사에서 게송으로 읊으신 선사들의 넋이 어린 백운선사의 지단한 선지식, 선(禪)의 의지로 이끌어가는 직지어록(直指語錄) 정신을 이어받아 내 마음 직시(直視)하여 낮은 자세로 낮은 자세로 그 마음 다스리게 하소서 이 모든 마음 나보다 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무심(無心)한 본(本)마음, 직지 마음 마음자리 지펴 흰 구름, 흰 눈처럼 환하게 온 누리를 비추어 세상을 기록하는 평화와 문화유산의 낙원 사시사철, 그런 사랑이게 하소서 그런 물결이게 하소서
조장鳥葬 안춘화 충북시인협회 회원 눈 쌓인 골목길 누군가 먹다 버린 족발 한 짝이 어디론가, 천천히, 가고 있다 살아서는 밟아본 적 없는 눈 가고 싶은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다리 사이를 지나 우리 없는 세상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낮게 날아가던 참새 떼 모여들어 족발이 외롭지 않게 마지막 한 점까지 공양한다
동백꽃 이상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사시사철 푸르른 잎 속에 숨어있는 진홍빛 속울음 갈아 놓고 시린 바람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날은 저물어도 시들지 못하는 독백의 적요 닳아가는 기다림에 목이 잘린 순정의 무덤이 됩니다 발자국마다 업혀 오는 그림자 다 비우지도 못한 채 붉어진 바닥에 누워있습니다 핏빛 하소연 옷깃을 속에 밀어 넣고 말문은 닫히는데 걸음은 자꾸 시려오고 잠들지 못하는 향기의 목청들 초생달이 줍고 갑니다
[충북일보] 최근 청주에서 고령 운전자가 대형교통사고를 내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반납제도가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운전면허반납률은 1.6% 수준으로 기록됐다. 고령운전자 중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사람이 100명 중 1명 꼴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나머지 99명은 운전면허를 소지한 채 운전대를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충북 전역에서 고령운전자 면허 자진반납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한 지 벌써 5년이 됐지만 반납률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지자체가 지난 2021년부터 고령운전자들의 운전면허 반납을 독려하고 나섰지만 2022년도에 1.9%가 최고기록이다. 이후 2023년 1.79%, 2024년도 1.6%로 오히려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충북지역의 운전면허 반납률은 타 지자체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부산광역시가 3.5%, 서울 2.9%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인근 지자체인 대전의 2.5%보다의 절반 정도다. 그렇다보니 충북지역 고령운전자들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 역시 당연하게도 늘고 있다. 실제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국가 인공지능(AI)컴퓨팅 센터' 유치전에 충북도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도는 센터 유치에 성공하면 청주 오창에 들어서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와 연계해 데이터 허브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충북도는 지난 2월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도는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국내·해외 클라우드, 통신, AI 기업 등과 접촉하고 있다. 센터 구축 사업에는 기업이 단독 또는 이들 기업 등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까지 컨소시엄 구성을 마친 뒤 참여 기업과 협의해 사업 계획서를 수립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센터 건립 부지도 확정한다. 청주와 충주 등 도내에서 전력 공급이 풍부한 지역을 대상으로 최적의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이어 정부가 오는 5월 공모에 들어가면 지침에 따라 계획서를 최종 작성해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충북이 국가 AI컴퓨팅센터 건립의 최적지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 수요가 가장 큰 수도권과 가까운 데다 국토 중앙에 위치한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충북일보] 이영석(60) 충북예총 회장이 27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이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영석 신임 충북예총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는 만큼 더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고 있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이영석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예술인의 권익과 위상 정립 △창의성과 혁신을 위한 미래기반 구축 △충북예술의 글로벌 강화 △지속가능성과 통합적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어느 한 가지부터가 아니라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만들어져야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예총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뿌리 찾기 일환으로 70년사를 발간하고, 원로 예술인의 발자취를 후배예술인들이 바라보며 귀감을 삼을 수 있도록 명예의 전당격인 충북예술원을 설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열악한 충북예총 재정현황 개선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자생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원금만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모사업이나 지자체 위탁사업 등을 통해 수익사업까지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시대속에 순수예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