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2 박지현 충북시인협회 회원 만인의 연인이여 나무들의 오랜 벗이여 참담하고 슬프고 낙심에 빠진 이들의 태평양같이 넓은 고된 위로자구나 너로 인한 슬픔과 기쁨도 고통과 위안도 절망과 희망도 물같이 흐른 평화 연인의 사랑같이 더 깊고 오묘하구나 너의 세계는 신비한 묘약 만병통치약이구나 죽어가는 환자도 자살 직전 사람도 교도소 사형 선고받은 사람도 안온하고 평안한 미소 짓게 만드는 오 나의 내면 깊이 우러나는 생명의 떨림들
당신은 뉘신가요 전영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신문예문학회 지도위원 비무장지대에 해마다 홀로 피어 있는 그대는 뉘의 넋인가요 뼈 한 조각 군번 하나 찾지 못한 산화한 어느 병사인가요 그대를 기다리던 가족들은 이미 모두 세상을 떠났고 2~3세대들은 가물가물 잊히어 가는데 그대라도 이 자리를 지켜주니 고맙습니다 이름 모를 꽃이여
비봉산* 정상에서 갈빛 김명자 충북시인협회 제천·단양지회장 청풍호반에 붉은 해 솟아오르면 비봉산 자락에서 조잘대며 밤샘을 한 새들이 날개깃 털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한껏 물오른 오월 초록은 물 맑은 청풍호에서 유영한다 산 꿩 울음소리 우레와 같이 들려오고 솜사탕 같은 구름 떼 몽실몽실 피어오르면 목매기송아지 울음소리 꿈결처럼 들려오고 잔잔한 청풍호반에 황금빛 파도가 산처럼 밀려온다 심장 뛰는 소리 승전고처럼 들려온다 말갛게 물 젖은 해님이 배시시 웃음을 건네고 살금살금 다가오는 청풍호의 바람은 오늘 또 비봉산 정상에 혼을 심는다 영원히 머물고 싶은 지금, 이 순간! 그대와 나 가슴 뛰는 사랑을 뜨겁게 엮는다 대 우주의 파라다이스 제천! 비봉산 정상에서.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호반에 둘러싸여 있는 산
청산경 67 - 노벨 문학상 김생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피어난 꽃이 즐거운가 피어난 꽃을 바라보는 내가 즐거운가 흘러가는 한 조각 구름이 한가로운가 흘러가는 한 조각 구름을 바라보는 내가 한가로운가 흘러가는 강물이 여유로 운가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는 내가 여유로운가 오늘도 햇살 낚시는 사랑을 꿰고 나를 낚고 있네
꽃이 피는 이유 이현복 충북시인협회 회원 꽃이 피면 꽃숭어리 따주라고 그리하면 자꾸 꽃이 핀다고 하지만 차마 꽃 모가지 꺾지 못하고 한해가 갔습니다 장미 꽃봉오리가 키를 돋우며 자꾸 맺혀 누군가 사철장미냐고 묻지만 만개한 꽃 모가지 똑똑 따며 꽃이 피는 이유나 말합니다 장미 백일홍 과꽃에 차갑게 손이 가면 계절도 모르고 꽃들이 핍니다 오직 아침에 피어 서너 시간 만에 지는 나팔꽃만이 저만의 시간을 오고 갑니다 어느 늦가을 미시령에서 보았습니다 쏟아지는 별 사이에 꺾인 꽃들의 맑은 눈빛을
가을에는 하늘을 보게 하소서 오선 이민숙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설익은 내 마음 붉게 물들이는 가을에는 높푸른 하늘을 보게 하소서 서늘한 낙엽이 작별을 고하고 다가오던 것들이 흩어지는 가을 야생화도 돌아눕는 서글픈 날 걱정 없는 가을 하늘을 보게 하소서 뿌리 뽑힌 들녘 찬 바람 불면 욱신거리는 대지의 반란 그 해답이 보이지 않을 때 마음이 넓은 가을 하늘처럼 살게 하소서 이슬방울 툭툭 떨어지고 단풍잎이 고독으로 나부끼면 수평을 이루던 마음이 휘어져도 생각이 깊은 가을 하늘을 보게 하소서 서늘한 가을바람이 나의 오점을 읽어 내릴 때 거두어 챙기는 가온 들찬 같이 헤아림이 깊은 가을 하늘을 닮게 하소서
노부부의 산책 김기남 충북시인협회 회원 우수수 노오란 은행잎이 떨어진다 낙엽의 계절! 숲길을 걷는다 둘이 손을 꼬옥 잡고… 할아버지의 손이 따뜻하다 눈을 들어 머얼리 하늘을 본다 흰 구름이 둥둥 할머니 마음도 둥둥 둘 다 바람 타고 둥둥 동화의 세상이 펼쳐지는 노부부의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빛나는 희생 해국 김성희 충북시인협회 이사 우리의 가벼운 자유가 새처럼 바람을 타고 광활한 하늘을 휘돌고 있다면 바람을 만드는 자연 같은 사람은 순종의 맑은 공기가 되어 물처럼 흐르고 있는 것이다. 숨 쉴 수 있는 공기가 어디서 오는 것인지 느낄 수 있는 눈물의 가슴을 가진 그대 젖은 날개로 날아오를 수 있는 영혼이 가벼운 아름다운 사람 퇴색한 사랑 마음껏 호흡하고 흔들리는 믿음 돌처럼 의지하고 멀어지는 소망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은 지나가는 것 율촌 우용민 충북시인협회 회원 시간의 거울 속 뒤에 온 시간은 다르다 가지 위에 평화가 찾아와 해 진 어둠에 초저녁 별이 빛나 시간이 지난 뒤 아침이 오는 것은 흐르는 매일이기에 이 또한 시간은 지나가는 것이다 꽃 피고 꿀벌이 속삭여 끔찍한 꿀 속에 애벌레가 북새통을 이루어 끼니를 찾아 방황하는 것 이 또한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다 진실은 명예도 벼슬도 아닌 헌 옷을 새 옷으로 헌 신을 새 신으로 꿰맬 때 비로소 빛이 나는 것 이 또한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다 별에서 온 그대 빛을 보아라 피 끓는 심장은 고통의 마음에서 오는 것 이 또한 시간은 지나가는 것이다 너의 욕심으로 모두를 가두지 마라 눈동자 속에 너의 마음의 고통을 가두지 마라 이 또한 시간은 지나가는 것이다
이기심 이임선 충북시인협회 이사 국제펜충북지역위원회 회장 어디가 아픈지 신음조차 숨죽인 너와 동행한 병원 기계에 의존한 기능을 검진하는 대신 메마른 정서를 검진한다 행여 네 신병으로 평온이 깨질까 봐 안달하는 조바심 임무 수행을 요구하는 이기심에 윤활유를 친다 풀어진 일상을 조인다 끝없는 욕망에 항변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숙명인 듯 침묵하는 나의 애마
[충북일보] 청주시가 이달 말까지 옛 청주병원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1일 밝혔다. 시는 현재 진행중인 옛 청주병원 건물 철거작업을 오는 25일까지 완료하고, 7월부터 본격적인 신청사 건립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는 7월 이전까지 매장유산 정밀발굴 조사와 신청사 건립사업 시공사 선정 등을 추진키로 했다. 청주시의회에서 요구하던 의회동 위치 변경은 시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기존 설계대로 공사할 예정이다. 당초 시의원들은 의회동이 신청사 본청이 될 건물의 뒤편에 자리잡고 있어 이를 좀 더 남측으로 이동·건립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시는 행정적 절차의 어려움을 들어 시의원들을 설득하고 원안대로 건물을 짓기로 했다. 다만 시청 본청 건물과 시의회 건물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든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본격적인 신청사 건립사업 공사가 7월부터 추진되면 시는 오는 2028년까지 신청사 건립사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통합 청주시가 출범한 이래 오랜 염원이었던 통합 청주시청사 건립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했다"며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주시 신청사는 상당구 상당로 155(북문로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오는 2026년 2월 실시 예정인 전국 신협 개별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과열 혼탁 양상이 우려되자 신협중앙회 차원에서 불법선거 근절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신협중앙회와 충북본부에 따르면 내년 2월 치러지는 신협별 이사장 선거는 오는 2029년 예정된 전국동시신협이사장 선거를 앞둔 마지막 개별 이사장 선거다. 충북도내의 경우 80여개 신협 중 40여개 신협의 이사장 임기가 내년 2월 중 만료된다. 이중 다수 후보자가 등록하는 신협은 경선을 치르게 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치열한 선거가 전망되면서 투표수 확보를 위한 조합원 가입과 출자금 대납 등 불법선거운동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신협 관계자 A씨는 "최근 조합원 가입을 유도하는 모집책을 통해 가입한 경우 또는 출자금 대납을 통해 조합원 가입을 했다는 이들의 제보가 늘고 있다"며 "먼저 가입 후 통장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입금하는 방식도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신용협동조합법에 따르면 조합원은 출자좌수에 관계없이 평등한 의결권과 선거권을 갖는다. 1인 1 투표제다. 다만 조합원 자격 유
[충북일보] 이영석(60) 충북예총 회장이 27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이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영석 신임 충북예총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는 만큼 더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고 있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이영석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예술인의 권익과 위상 정립 △창의성과 혁신을 위한 미래기반 구축 △충북예술의 글로벌 강화 △지속가능성과 통합적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어느 한 가지부터가 아니라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만들어져야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예총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뿌리 찾기 일환으로 70년사를 발간하고, 원로 예술인의 발자취를 후배예술인들이 바라보며 귀감을 삼을 수 있도록 명예의 전당격인 충북예술원을 설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열악한 충북예총 재정현황 개선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자생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원금만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모사업이나 지자체 위탁사업 등을 통해 수익사업까지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시대속에 순수예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