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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5.09 14:20:48
  • 최종수정2024.05.09 14:20:48

한영현

세명대학교 교수

'가정의 달' 5월이 되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은 5월이 '가정의 달'이 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달 초에 두 기념일이 모두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5월이 되기 전부터 미리미리 연휴 계획을 짜고 기념일 준비를 하게 마련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4월 말쯤인가 우연히 지인과 만나 대화를 하던 중 그 사람이 무심코 했던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가정이 없는 사람도 많은데 5월을 '가정의 달'로 규정하고 마치 가족을 당연히 챙겨야 할 것처럼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불합리한 데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가정의 달'이라는 명칭은 우리 사회에서 워낙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다지 이상하거나 특별하게 여겨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인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초저출산', '비혼', '1인 가구' 등의 사회적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부모', '동성', '이혼', '재혼', '조손' 가정 등의 다양한 가족 형태가 새롭게 등장하며 '가정'과 '가족'에 대한 개념과 의미 등도 계속 변화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에 대한 인식도 사회 문화적 변동에 따라서 점차 다양한 형태로 분화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가족의 형태와 의미가 점차 변화하면서 우리가 인식해 왔던 전통적인 '혈연 중심' 가족 이데올로기를 더 이상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강요할 수 없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혈연 중심의 가족 형태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평범한 '가정'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족 형태가 가장 정상적이고 모범적인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요즘 가족 문제 해결 프로그램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겉으로 보기에 평범한 가정에서도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갈등과 상처가 부모와 자식 혹은 부부 사이에 축적될 때 그것을 가족이라는 이유로 숨기거나 감내해야 하는 구성원들에게 가정은 더 이상 신체적·정신적 안식처로 인식될 수 없다.

얼마 전 강의에서 '가족'을 주제로 학생들에게 영화 한 편을 보여 주고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이를 통해 요즘 젊은 세대가 인식하는 가족의 의미를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강의에서 소개한 영화는 콤 바이레드 감독의 <말 없는 소녀>(2023)였다. 영화는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 속에서 방치되었던 소녀 코오트가 여름방학 동안 친척 노부부에게 맡겨지고 사랑을 받으면서 침묵에서 벗어나 점차 생명력 있는 존재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재현한다. 학생들의 리뷰와 발표 속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젊은 세대가 속한 가족의 형태가 실제로 매우 다양하고 혈연보다 정서적 안정감과 소속감을 가족 구성의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 가족과 가정은 정서적 안정감에 기초해야 한다. 에드워드 렐프는 저서 『장소와 장소 상실』에서 '개인으로서 혹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내부에 속해 있다는 느낌'에 기반한 '진정한 장소감'에 대해 언급하며 공간 이동이 빈번해진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장소감에 대한 필요성이 그만큼 절실해졌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진정한 장소감'은 '정서적 안정감'을 일컫는 공간적 표현이다. 가족의 형태와 의미 또한 이러한 '정서적 안정감' 혹은 '진정한 장소감'에 기반할 때 비로소 현대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범주로 확장되거나 새로운 존재들을 포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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