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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6.27 18:11:21
  • 최종수정2017.07.05 10:11:00

편집자

밥의 사전적 정의는 쌀, 보리 등의 곡식을 씻어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이다. 밥은 우리나라 대다수 국민들이 무언가를 씹을 수 있을 때부터 먹기 시작해 더 이상 씹을 수 없게 될 때까지 평생을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맛을 느끼는 미각은 개인의 경험과 주관에 따라 달라지지만 갓 지은 '밥'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때 한술 크게 떠 입에 넣어본 사람이라면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말에 수긍할 것이다. 많게는 하루 세끼씩, 일생을 먹으면서도 질리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첨가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뿐 아니라 함께 먹는 음식에 따라 다른 맛을 내기 때문이 아닐까.

충청북도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최고 품질의 쌀을 이용해 정성스럽게 밥을 짓는 업소를 '밥맛 좋은 집'으로 선정하고 있다. 2017년 현재까지 도내 103개소의 밥맛 좋은 집이 선정된 상태다. 그들이 밥맛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음식들과의 색다른 궁합을 만들어내는지 밥맛 좋은 집 대장정을 시작해본다.
밥맛 좋은 집 - 10. 청주 북문로 '상록회관식당'
[충북일보] 세월에 따라 유행하는 것은 비단 옷차림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세대에는 한 교실에 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여럿 존재하기도 한다.

음식점 또한 일정한 패턴을 가진 상호가 성행하던 때가 있었다. ㅇㅇ관, ㅇㅇ가든, ㅇㅇ회관 같은 경우가 그렇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청주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이름이었다.

상록회관식당은 청주에 한정식이 대중화되기 이전, 그야말로 접대를 위한 상차림이었을 때부터 이름을 알린 식당이다.
1994년 상록회관식당을 인수한 김재복, 이종숙씨 부부는 24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우암동 모처에서 8년여를 보낸 상록회관은 2001년 지금의 북문로 자리로 이전했다.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세월을 비껴간 듯 멋을 품은 한옥은 은근히 마음을 끌었다.

한옥을 개조한 식당은 그 자체로 청주의 역사를 담고 있다. 옛 청주역사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역전의 여관이었다. 청주를 찾는 손님들이 묵었던 '동일장여관'이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나 박치기로 유명한 프로레슬러 김일 선수 등도 청주를 찾으면 이곳에 묵었다고 한다. 객실로 쓰였던 내부를 보면 당시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상록회관식당의 상호와 유리벽을 시공한 부분을 제하면 한옥의 외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기둥마다 써 붙인 주련도 그대로 남아있다.

가게 곳곳에 걸린 필름카메라 사진들도 멋스럽다. 김 대표는 예전에 사진을 배울 때 찍어본 습작이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필름카메라가 디지털카메라로 빠르게 넘어가면서 사진에 대한 취미도 접었다. 굳이 옛것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날로그가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젊어진 손님 층이 음식 촬영에 몰두하는 시간도 아직 어색하기만 하다.

김재복 대표는 요리를 '배우면 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계량컵으로 정확한 재료의 양을 넣어 시간 맞춰 조리한다고 해도 똑같은 맛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요리는 감각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오랜 세월동안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는 아내 이종숙씨에 대한 은근한 칭찬이다.

"원래 기본적으로 손맛이 좋은 사람인데 공부하는 것도 워낙 좋아해요"

식당을 운영하면서 틈틈이 공부해 조리사 자격증까지 따낸 아내를 한 번 더 추켜세웠다. 이들 부부는 제철음식으로 건강한 한상을 차려내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평에서 정미소를 겸하는 농가로부터 쌀을 가져온다. 아무리 보관을 잘해도 추수한 계절에서 멀어지면 부족해지는 맛이 아쉽단다. 그런 때 빛을 발하는 것이 연륜이다. 계절에 맞는 다른 잡곡들을 섞어 좋은 밥맛을 유지한다.

배우 윤정희가 출연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는 상록회관식당의 한편에서 식사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촬영 당시 방문했던 일본인 팬들도 같은 메뉴를 먹고 돌아갔다. 그 후로도 다른 일본 관광객을 통해 정말 맛있는 집으로 기억한다는 전언을 들었다.

방송 출연도 여러 번이지만 가게 어느 곳에도 홍보물이 붙어있지 않다. 너나할 것 없이 요란한 홍보에 매달리는 탓에 차별성이 없다고 느껴서다.

맛과 정성만으로 오랜 세월 함께하는 단골손님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주기적으로 나오는 경기 회복 소식을 체감하기 어려운 자영업자라고 고백했다. 자영업의 붕괴로까지 표현되는 시대가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상록회관식당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변해가는 시대에 맞춰가는 부부의 고민과 노력이 손님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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