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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5.03 13:35:52
  • 최종수정2017.05.03 15:39:54

편집자

밥의 사전적 정의는 쌀, 보리 등의 곡식을 씻어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이다. 밥은 우리나라 대다수 국민들이 무언가를 씹을 수 있을 때부터 먹기 시작해 더 이상 씹을 수 없게 될 때까지 평생을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맛을 느끼는 미각은 개인의 경험과 주관에 따라 달라지지만 갓 지은 '밥'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때 한술 크게 떠 입에 넣어본 사람이라면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말에 수긍할 것이다. 많게는 하루 세끼씩, 일생을 먹으면서도 질리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첨가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뿐 아니라 함께 먹는 음식에 따라 다른 맛을 내기 때문이 아닐까.

충청북도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최고 품질의 쌀을 이용해 정성스럽게 밥을 짓는 업소를 '밥맛 좋은 집'으로 선정하고 있다. 2017년 현재까지 도내 103개소의 밥맛 좋은 집이 선정된 상태다. 그들이 밥맛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음식들과의 색다른 궁합을 만들어내는지 밥맛 좋은 집 대장정을 시작해본다.
밥맛 좋은 집 - 3. 청주 우암동 '신항도복집'

청주 우암동 골목에서 10년째 영업 중인 '신항도복집'. 8년간 운영하던 자리에서 옆건물로 이전해 2층까지 확장했다.

[충북일보] 복어는 청산가리보다 13배나 강한 독을 가진 생선이다. 중국의 시인 소동파는 복어를 두고 "사람이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고 극찬했다. 자격증이 있어야할만큼 어려운 식재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복어를 사랑하는 이유는 복어만이 가진 매력적인 맛에 있다. 항구 없는 청주의 작은 골목에서 항구 냄새 물씬 풍기는 이름의 '신항도복집'을 10년째 운영하는 부부가 있어 찾아가봤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주방에는 커다란 냉장고가 상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윤영란 대표는 "냉장보관 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하는 수 없다"며 냉장고를 열어보였다. 정돈된 냉장고 속 쌀과 고춧가루가 눈에 띈다.

쌀은 증평에서 농사를 짓는 지인에게서 사온다고 한다. '장뜰쌀'이다. 좋은 품종의 벼라 일반 쌀에 비해 가격도 비싼데다 배달도 안 돼 직접 가지러 간다. 그럼에도 매번 수고를 견디는 건 확실히 밥맛이 다르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우연히 지인의 쌀로 밥을 지었을 때 인근의 쌀집에서 사다지은 것과는 다른 밥이 나왔다. 그런 차이를 느끼고도 쌀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특별한 솥이나 장치를 활용하지 않음에도 공깃밥에 담긴 밥맛이 좋은 이유는 이 같은 주인장 내외의 수고로움에서 나온다.

신항도복집은 지난 2014년부터 밥맛 좋은 집에 선정됐다. 윤영란 대표가 증평장뜰쌀을 이용해 지은 밥을 공기에 담아 들어보이고 있다.

쌀을 구입·도정해오면 냉장고로 들어간다. 한겨울을 제외하고 늘 냉장 보관되는 쌀은 그날그날 예약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밥솥에서 갓 지어져 손님상에 오른다.

고춧가루도 마찬가지다. 가격부담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국산 고춧가루만을 고집하는 윤 대표는 고춧가루를 매일 빻아다 쓸 수 없는 게 아쉽단다. 대신 늘 적당량을 빻아와 냉장보관으로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

윤영란 대표 부부가 복집을 열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윤 대표는 '점심에 먹어도 저녁에 또 먹고 싶은 음식'으로 복맑은탕을 꼽았다. 육류, 해산물 등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식을 통틀어 질리지 않는 음식은 '복' 뿐이었다. 지방이 없어 담백할 뿐 아니라 묘한 감칠맛이 뇌리에 박혀 계속 생각나는 게 복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복집을 운영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먹을 수 있다고 단언하는 그의 복 사랑이 그대로 전해졌다.

10년 동안 한번도 가게에서 얼굴을 붉힌 적 없다는 김성택·윤영란 대표. 하루종일 붙어있어도 전혀 힘들지 않다는 잉꼬부부다.

10년 전에 비해 많은 복집이 생겨났지만 윤 대표는 '신항도복집'이 음식의 맛과 정성만으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미 매스컴에서 보도됐듯 시중에서 일괄 처리해 취급하는 복껍질을 판매하는 가게도 많다. 육수를 과하게 써 복어 맛을 덮거나, 맹물을 사용해 양념 맛으로 버텨내는 업소도 있다. 손님들이 먹어선 못 느낄만한 식재료의 소소한 차이를 주방에서 눈감는 경우도 있다.

'신항도복집'이 다른 점은 그런 부분이라고 했다. 정갈한 음식 솜씨를 기본으로 식재료의 정직함을 무기로 내세운다. 손수 복껍질을 손질하고 데쳐 손님들에게 대접함은 물론, 해동시간을 지키지 않은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2년여의 시도 끝에 만들어진 비법 육수는 늘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남편은 주방에서, 아내는 홀에서 10년을 하루같이 손님을 맞았다. 주방 밖을 넘어오지 않는 남편의 차분한 요리 솜씨와 얼굴 한번 찡그린 적 없는 아내의 응대는 손님들에게 편안한 집으로 각인되기에 충분했다. 윤 대표는 "남편이 항상 많이 참아주는 것 같다"며 웃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복 요리를 위해 그 어렵다는 복어조리사자격증도 따낸 남편이다.

"한 번도 안 온 손님은 있어도, 한번만 오신 손님은 없다"는 윤 대표의 말이 이렇다할 홍보 한번 없이 복 마니아들을 깊숙한 골목으로 불러들인 '신항도복집'의 저력을 대변하는 듯하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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