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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6.03 19:42:46
  • 최종수정2015.06.03 19:42:46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무극'이라는 지명은 80년대까지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 남한 최대의 금광으로 나오면서 널리 알려진 곳이다. 금광 지역이기 때문에 '금왕(金旺)'이라는 지명이 생겨났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실제로 무극(無極) 광산이라 불리는 금광산이 자리하고, 석금(石金)의 채굴이 왕성하게 이루어진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그 유래를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무극'이라는 지명의 어원에 대해서는 철학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태초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무극(無極)이라 하는데 지명을 만들 때 음성(陰城) 바로 너머를 무극(無極)이라 지명한 것은 이러한 무극설(無極說) 태극설(太極說)을 응용하여 음양설(陰陽說)과 풍수설(風水說)을 가미하여 이름을 만들게 되어 무극(無極)이라 하였으므로 우리나라 산천 고을 이름 중에 가장 으뜸으로 시작된 이름이라고 극찬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무극이라는 지명에 대하여 세간에는 그럴듯하게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무극(無極)은 금광 지대라서 지하에 금맥이 있으므로 나침반을 들고 있으면 극을 가리키지 못하여 무극(無極) 상태가 되므로 이곳을 '무극(無極)'이라고 부르며, 나침반을 들고 더 가다가 극이 생기는 곳을 '생극(生極)'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자의 구성으로 보아 참으로 그럴듯한 이야기지만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도 않거니와 지명의 생성 과정에서도 타당성이 없는 것이다.

음성군 금왕읍의 '금왕'이라는 행정 명칭은 조선시대에 충주목 '금목면(金目面)'의 '금(金)'과 '법왕면(法旺面)'의 '왕(旺)'을 따서 '금왕면(金旺面)'이 되고 1973년 읍으로 승격하여 '금왕읍(金旺邑)'이 된 것이다.

'법왕면(法旺面)'이란 인근에 법왕사라는 절이 존재하였고 불교적인 용어로 만들어진 지명으로 볼 수 있지만, '금목면(金目面)'은 '금목동면(金目洞面)'이라고도 하는데 지역의 자연부락명 '쇠누골'과 연관지어 그 어원을 밝힐 필요가 있다.

금왕읍 쌍봉리에는 '쇠누골'이라는 지명이 있는데 한자로 '금목(金目)'으로 표기하고 있어 '쇠'는 금(金)'으로 '누'를 '눈'으로 발음하여 목(目)'으로 적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금목면(金目面)'은 금왕읍 쌍봉리의 '쇠누골'에서 온 말이며 삼성면 천평리의 '새누니'라는 지명도 '쇠누니'에서 그 어원을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쇠누골'의 어원은 무엇일까?

'쇠눈'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쌓이고 다져져서 잘 녹지 않는 눈'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쇠눈각시버섯'의 '쇠눈'은 '소의 눈'모양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의 눈처럼 생긴 마을'이라고 해석하기에는 전혀 유연성이 없어 보이지만, 마을이 음지라서 겨울이면 늘 눈이 다져져서 미끄러운 빙판길을 이루는 마을을 '쇠눈골'이라고 하고 '쇠눈골'이 '쇠누골'로 변화되었다고 보는 것도 한 견해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겨울에 눈이 오면 어디나 빙판이 되기 마련인데 어느 마을의 빙판이 심하다고 하여 '눈이 다져져서 미끄러운 빙판길을 이루는 마을'이라는 의미의 마을 이름으로 명명되기에는 그 유연성이 좀 부족하다고 하겠다.

'벼라는 곡식이 열리는 풀'이라는 의미를 지닌 고어에 '쉬'라는 말이 있는데 지명에서는 단모음화되어 '수'로 나타나거나 지역에 따라 '시, 쇠, 새'로 불리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벼농사가 시작되면서 '논골'(제천시 봉양읍 공전리)이 생겨나고, 벼농사가 점차 확산되자 밭이었던 농지를 논으로 개간하면서 그 용도가 새롭게 바뀐 땅에 대한 이름을 지어 부를 필요성이 있어 '쉬논골(벼논골)'이 생기게 되어 이것이 '쇠누골'로 변화된 후 한자로 '금목(金目)'이라 표기된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하겠으며 농업이 생계 수단이었던 농경사회에서 농토를 가리키는 이름이 지명으로 정착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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