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2.3℃
  • 맑음강릉 10.0℃
  • 구름조금서울 14.6℃
  • 맑음충주 12.6℃
  • 흐림서산 13.7℃
  • 구름많음청주 15.6℃
  • 흐림대전 16.2℃
  • 흐림추풍령 12.8℃
  • 흐림대구 12.6℃
  • 흐림울산 11.5℃
  • 박무광주 17.2℃
  • 구름조금부산 13.1℃
  • 흐림고창 16.1℃
  • 박무홍성(예) 12.7℃
  • 흐림제주 17.0℃
  • 맑음고산 16.0℃
  • 맑음강화 12.9℃
  • 맑음제천 11.2℃
  • 맑음보은 13.2℃
  • 흐림천안 13.3℃
  • 흐림보령 15.1℃
  • 흐림부여 15.6℃
  • 흐림금산 15.2℃
  • 흐림강진군 15.4℃
  • 흐림경주시 11.3℃
  • 흐림거제 13.4℃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송보영

충북여성문인협회장

가슴에 박힌 아주 작은 가시 때문에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누군가가 찔러서 그렇다며 분노와 질타를 쏟아낸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또 다른 이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긴다.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누군가의 눈에 작은 티만을 보는 내 모습이고 우리네 모습이다.

아무리 결이 곱고 단단한 나무라도 가시가 많으면 어떤 재목으로도 사용 할 수 없다. 가시가 가지고 있는 속성상 그가 원치 않더라도 누군가를, 그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찔러대기에 그러하다. 가시 많은 나무를 사용하려면 쓰고자 하는 이의 용도에 맞게 다듬어져야 한다. 이스라엘의 황량한 벌판에서 가시투성이로 살아가는 싯딤나무(아카시나무)도 그를 필요로 하는 이가 있어 다듬어졌을 때 성막의 귀한 재료로 쓰임을 받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막의 가시나무처럼 태어날 때부터 제 나름대로 가시를 지니고 태어난 것은 아닌지 모른다. 이런 우리의 성품이 쓰임을 받으려면 쓰고자하는 이와 쓰여 질 곳을 위해 끈임 없는 자기 절제와 낮아지기 위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런 연후에야 비로소 이런저런 소리도 아우를 수 있는 모습으로 새롭게 빚어진다.

한 해를 마무리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 시점에서 가뭇없이 내려앉는 저녁 어스름을 바라보면서 생각한다. 내게는 어떤 가시들이 돋아나 있을까. 조금은 독선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한 성품 때문에 알게 모르게 누군가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는 비난의 말들을 쏟아 낸 적은 없는지. 때로는 나와 다를 뿐인 것을 가지고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라고 소리친 적은 없었는지 돌아본다. 무릇 다스려야야할 것 중에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화를 면하는 첫 걸음임을 알면서도 순간순간 이를 망각하고 지나친 감정의 배설을 하는 바람에 알게 모르게 누군가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상처를 남긴 적도 많았으리라.

한 세상 살아가다보면 다른 이에게 아픔을 주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찔려 상처를 받기도 한다.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고 다디단 향기를 내 뿜으면서도 알게 모르게 다가가고자하는 이들을 찌르는 가시나무를 닮아 있다.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느냐는 내 몫이다. 곰삭은 상처는 화농만 짜 내면 곧 아물어 새살이 돋아나지만 설익은 상처는 굳은살이 박여 항상 아프게 마련이다. 아물지 않은 상처에서는 쓴 뿌리가 내리고 그 곳을 통해 볼상 사나운 가시들이 돋아난다. 이 가을엔 소슬한 갈바람에 떨어져 내리는 낙엽들이 들려주는 메시지를 유추해보며 내 안에 남아 있는 굳은살을 삭혀내기 위해 눈물겨운 사투를 벌려야 하리라. 상처가 잘 아물고 그 자리에 새살이 돋아나야 다른 이들을 아프게 하지 않을 수 있음이기에 모진 아픔을 견뎌 내지 않으면 안 된다.

한 자루의 쓸 만한 연장이 만들어 지려면 풀무 불에 던져 달구어진 쇠붙이를 쇠망치로 두들기고, 다시 꺼내 찬물에 식히고 달구어 두들기기를 수 없이 반복한 뒤라야 비로소 제몫을 다하는 하나의 도구로 빚어진다. 발가락에 밖인 티눈처럼 뽑아 버리려 해도 뽑히지 않고 버티면서 가슴을 후벼 파는 굳은 살 같은 상처를 녹여내고 새살이 돋아나 쓰여 질 곳에서 바르게 쓰임을 받으려면 자기 성찰을 위한 담금질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내 마음 안에 쉴 새 없이 돋아나는 가시에 누군가가 찔려 아프다면 나는 그보다 훨씬 더 아파야 한다. 아프지 않고는 온전한 치유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성과 감정이 하나가 된다고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머리에서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외쳐대지만 가슴에서는 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심한 자괴감에 시달리곤 하니 말이다. 백발이 성성한 나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전전긍긍 하는 것을 보면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을 참으로 먼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충북일보·KLJC 대선 주자 공동인터뷰③김동연 경기도지사

[충북일보] 김동연 경기지사는 "'당당한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기울어진 경선 룰을 확정했지만 국민과 당원만 바라보고 당당히 경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아닌 '어대국'(어차피 대통령은 국민)을 강조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국회·입법·사법부를 세종·충청으로 이전하고 대통령 임기 단축의 지방분권형 개헌과 50조 슈퍼 추경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고도 했다. ◇6·3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경제'와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민생경제의 위기에 더해 정치권에서 촉발된 분열과 적대의 골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 내란과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을 해소하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이념에 휘둘리지 않는 정책과 확고한 비전, 실행력으로 경제위기 속에서 중심을 잡고 재도약을 이룰 리더십이 절실하다.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필수다. 다음 대통령은 임기 단축이라는 희생을 결단하고, 동시에 일관된 비전과 정책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해 국민통합의 마중물이 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을 열어야 한다." ◇김동연 후보의 강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