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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봉사 밤엔 포차' 황수철씨의 하루

밤새워 일하면서 5년 넘게 봉사활동
"내 노래에 웃는 사람들 보면 행봉"

  • 웹출고시간2013.02.14 19:50:3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새벽 5시다. 어둠이 물러난 자리에 빛들이 고이면 먼동이 서서히 밝아온다. 이제야 한껏 기지개를 켜보는 수철씨다. 바위 하나가 어깨에 얹혀진 듯 천근만근이다. 밤새 쌓인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온 탓이다.

"어이, 황씨! 늦었네?"

"그러게요. 손님이 늦게까지 있었어요."

매일 이 시간쯤 만나게 되는 청소부 김씨의 인사다. 이른 새벽 '늦었네?'라는 인사말이 어색하다. 수철씨는 포장마차를 접는 시간이 바로 퇴근이다. 반대로 포장마차에서 팔 안주거리를 마련하러 새벽시장으로 가야 하는 순간은 또 다른 출근이 된다. 포장마차를 정리한 수철씨가 육거리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늘 팔 안주거리를 장만하면 7시쯤 집으로 갑니다. 오늘 오전에 봉사가 있으니, 2시간 정도 눈 붙이고 나가야지요."

"잠이 부족하지 않나요?"

"봉사활동을 하면서 몸이 적응을 하네요. 오후에 조금 더 자면 거뜬해요."

황수철씨를 다시 만난 것은 오전 10시 명암노인요양원에서다. 2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나온 얼굴치고는 무척이나 환했다.


"어르신들! 안녕하셨어요? 황수철입니다."

마이크를 잡자마자마자 그는 트로트 한 곡을 구성지게 뽑아낸다. 그러자 노인들의 눈에 한순간 생기가 돈다. 봉사대원들과 어울려 박수를 치며 신명나게 춤도 춘다.

황수철씨가 노래봉사를 시작한 것은 2008년 KBS노래자랑에서 입상하면서였다. 그해 상반기 주현미의 '지나가는 비'로 최우수상을 받았고, 최종결선대회에서 김국환의 '숙향아'를 불러 대상을 받았다.

"원래 노래를 좋아했어요. 가요제에서 상을 받고 나니 노래를 통해 무언가를 하고 싶었어요. 그때 연예인봉사회를 만난 거죠. 좋아하는 노래로 누군가를 위로하고 기쁨을 줄 수 있는 봉사를 하니 저의 삶이 행복해지더군요."

첫 봉사활동은 2009년 'KBS 이동봉사단'에서 출발했다. 바쁜 농번기 어른들을 위로하자는 취지였다. 연예인 봉사단의 역할은 농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함께 'KBS 이동봉사단'의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었다.

"바쁜 와중에 한때나마 시름을 잊고 춤추고 노래하는 농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봉사의 보람을 느꼈어요."

그렇게 시작한 노래봉사활동이 벌써 5년을 훌쩍 넘겼다.

"밤새워 포장마차를 하고 낮에 봉사활동을 하면 몸이 견뎌내나요?"

"남들은 '밤새워 장사하고 나면 피곤할 텐데 무슨 봉사냐?'고 말하지만, 봉사는 오히려 삶을 충전시켜주는 에너지원입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더 개운합니다."

오전 봉사활동을 마친 수철씨는 봉사단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도 다음 달 봉사계획을 짜느라 여념이 없다. 연예인봉사단 김석경 회장은 "연예인 봉사회는 2007년 '도연의 KBS노래교실'에서 배출된 회원들이 뜻을 모아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봉사회"라며 "황수철씨는 단 한 번도 봉사에 빠지지 않고 온 마음으로 실천하는 성실한 회원"이라고 말한다. 연예인봉사단은 일주일에 평균 3회 노래봉사(명암노인요양원, KBS 노래교실, 초정노인병원 등)를 한다.

오후2시부터 5시까지 짧은 잠을 마친 수철씨는 다시 장사 준비로 분주하다. 밤 8시, 성안길에 있는 그의 포장마차에 불이 켜지면 별이 뜨고 지듯 수철씨의 하루 일과가 다시 시작된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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