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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없는 단전에 회사 존폐위기

청주산단 ㈜렉서, 모든 성장로 파손
수십억원 피해… 보험 보상도 힘들어
"정부 상대 소송도 불사하겠다" 분통

  • 웹출고시간2011.09.18 20:12: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단전으로 (주)렉서의 기계가 모두 손상되자 직원들이 이를 분해해 재가동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회사가 존폐 위기에 몰렸습니다."

지난 15일 전국을 대혼란의 소용돌이로 집어 넣었던 단전은 한 기업을 벼랑끝으로 내몰기까지 해버렸다.

지난해말 경기도 화성 발안단지에서 청주 산업단지로 부품꿈을 안고 이전했던 (주)렉서(대표 이병찬)의 얘기다.

태양광발전판 1차소재(잉곳·Ingot) 생산업체인 렉서는 일본 SANYO, SEC 등 대기업과 거래하는 전도유망한 중소기업이다.

청주로 이전할 때만 해도 시설 증축이 가능한 공장을 소유하게 됐다는 생각에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 듯 했다.

렉서의 생산장비는 전기 시설을 이용 열을 가해 성장로라는 큰 틀에 히터역할을 하는 카본으로 둘러쌓인 핫존(hot zone)에 고체 실리콘을 넣어 액체로 용해시킨다.

그런 뒤 액체실리콘을 상부로 흡입시켜 잉곳을 만들고 이를 사각(square)으로 다듬어 단결정실리콘웨이퍼로 잘라낸다.

이 웨이퍼가 흔히 건물 상부에 설치되는 태양광 전지판인 단결정태양전지(cell)로 제작돼 설치되는 것이다.

전기를 만드는 업체에 전기가 끊긴 것이다.

사고 당일인 15일 단전 상황은 전쟁이 터진 것과도 같았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후 갑자기 한전충북본부 송정전사업실(제천)로 전력량을 줄이라고 통보했다.

송정전사업실 산하 청원전력소(청주 등 담당)는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19분, 부랴부랴 본부 영업총괄팀으로 문자를 보냈다.

이 단계는 1단계, 초기단계다. 주요 시설물에만 단전 소식을 전할 뿐이다.

그런데 오후 3시16분, 전력거래소는 송정전사업실로 심각단계를 알리고 단전을 지시했다.

한전은 비상이 걸렸고, 촉박한 시간탓에 예고할 겨를도 없이 단전에 들어갔다. 그 중 렉서가 포함된 것이다.

렉서는 이날 오후 4시43분, 갑자기 전기가 끊기며 모든 시설이 올스톱됐다.

열을 받는 성장로는 용해되면서 팽창되는 성질이 있어 냉각기가 가동돼야만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엄청난 폭발이 발생하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렉서는 급한김에 소방서로 연락을 취했다.

급수차 2대가 긴급 출동한 시간이 4시53분, 이후 2시간40분동안 기계에 살수작업이 진행됐다.

급한 불은 껐지만, 렉서 직원들은 소화전을 들고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냉각 작업을 벌였다.

단전으로 인해 내부가 모두 타버린 (주)렉서의 성장로 내부 모습.

렉서의 22개 성장로는 모두 파손됐다. 성장로 안쪽 카본은 다 깨지고 실리콘은 쓸모없게 됐다.

선로는 물에 젖고 말았다. 직원들은 그날부터 밤샘작업을 했다.

기계를 분해해 닦는 작업만 하고 있지만, 재 작동 여부는 시험 가동을 해봐야 알 수 있다.

카본은 국내 제조가 적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도 없고 가격도 고가다.

렉서 자체적으로 추산하는 수리비용만 1억5천만원, 카본 구입비 12억~13억원, 실리콘 7억~8억원 등 직접 피해액만 20억원이 넘는다.

거기에 이로인한 영업손실 비용까지 계산한다면 30억~40억원 가량, 아니 더 넘을 수도 있다.

LIG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설비 내부 화재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보상이 어렵다는 답변만 듣고 있다.

렉서 김영삼 상무이사는 "폭탄을 맞은 것도 아닌데, 전기로 가동되는 공장에 전기가 끊기면 아예 죽으라는 얘기밖에 더 되느냐"며 "도대체 생산 시설이 있는 업체에 예고도 없이 단전시킨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김 이사는 또 "재정이 어려워 전기요금을 내지 못할 때는 금세 와서 전기를 끊는다고 으름장을 놓더니, 기계를 세워야하는 단전 소식은 알리지도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렉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회사의 존망이 걸린만큼 정부를 상대로 피해보상 소송도 불사할 방침이다.

청주 공장 이전 후 입사한 렉서의 한 직원은 "지경부, 한국전력, 한전거래소, 발전소의 위기 관리 시스템이 이렇게 허술하게 돼 있다면 도대체 국민들이 불안해서 살 수 있겠냐"고 했다.

또다른 직원은 "렉서 직원이 50여명인데, 부양해야할 가족 200여명이 지금 길거리에 나앉을 상황이 벌어진만큼 정부가 신속히 보상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 이정규기자 siqja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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