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대상 씨생강 판매 '못 믿을 지역농협'

이종배 "수입 업자와 짜고 사기 판매 의혹"
900곳 피해, 농협이 유통판매 브로커 역할

농협이 수입업자와 짜고 폐기 대상인 중국산 씨생강(생강종자)을 900여 곳에 달하는 농가에 판매한 사기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국회 농해수위 새누리당 이종배(충주) 의원은 23일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역의 모 농협조합이 부정 수입업자와 짜고 중국산 불량 씨생강을 농가에 보급한 뒤 마진을 챙긴 의혹이 있다"며 "이 떄문에 지역 농협만 믿고 종자를 뿌렸던 농가들이 수확기에 하늘만 쳐다보고 눈물을 삼키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이 제보받은 사례는 지난 4월 한 지역농협은 부정 수입업자와 결탁해 중국산 불량 씨생강을 조합관할 874개 농가에 보급했다.

공급량은 283톤(컨테이너 12개 분량)으로 공급대금만 25억4천83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 1개당 10kg 상자 2천400개가 실릴 수 있고, 상자당 단가는 9만원이다.

하지만, 종자를 공급받은 농민 중 1명이 상자에 붙은 '폐기대상품' 스티커를 발견하고, 지역 농협에 항의하자 해당 농협은 항의하는 일부 농민에게만 씨생강을 교환해 줬다.

해당 상품이 전량 리콜되는 등 합당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셈티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해당 지역조합 상무와 수입업자가 함께 해당 농민의 집으로 찾아가 회유하며 언론 및 농협중앙회 등에 알려지지 않도록 종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피해 농가는 전체 874개 공급농가 중 절반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들 모두가 분노 속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피해 농민들이 조합에 항의하자 해당 조합은 시가보다 1만원 높게 수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검사직원들이 불량품이 많다며 수매를 거부하는 등 농민들을 두번 울렸다는 제보자 주장까지 확보했다.

이종배 의원은 "제보자 주장을 보면 이 같은 사례는 특정 조합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당수 지역 조합이 부정불량 수입종자 유통판매의 중간 '브로커 역할'을 대행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해당 조합과 사건에 대한 농식품부 감사, 중앙회 감사를 통해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안은 농민을 위한 조직인 지역조합이 농민을 대상으로 대형 사기에 가담한 정황이 뚜렷한 만큼 검·경 등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도 필요하다"며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는 당장 현장에 실태조사반을 파견하라"고 주문했다.

서울 / 김동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