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음성군 생극면 신양리 593-7. 넓게 펼쳐진 논밭 너머로 간판도 없는 건물이 보인다. 겨울을 막 벗어난 시점 그야말로 허허벌판인 이곳은 4월에서 6월 사이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파종을 시작한 3월부터 6월 중순 수확을 마칠 때까지 2만 5천평 땅에서 자라는 보리가 주인공이다. 허성준 대표는 중학교 때부터 농기계를 타고 다닐만큼 농사와 가깝게 자랐다. 친인척들의 농사를 거들던 도움의 손길이 주체적으로 변한 것은 군 제대 후다. 친환경 땅을 물려주신 할아버지와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도 늘 농업이 미래라며 그 중요성을 역설하던 아버지의 영향이었다. 2012년 고향인 생극으로 돌아온 그는 뜻이 맞는 친구들과 유기농 벼와 콩 등의 작물을 재배했다. 15만 평 규모에서 일구는 농업은 만만치 않았다. 농사에 몰두한 지 4년쯤 지날 무렵 1차 생산만으로는 어려운 현실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농산물 가공과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리던 중 생각한 것이 보리와 맥주다. 간혹 농사지은 쌀로 만든 막걸리나 소주 등은 볼 수 있지만 직접 재배한 보리로 맥아를 만들고 맥주를 생산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수제 맥주를 주장하는 양조장
[충북일보] 나름 베이커리 간판에 쓰인 로고는 귀여운 나무를 연상케 한다. 디자인을 하는 친구가 묵묵히 일하는 나창용 대표의 모습에서 착안해 나름의 알파벳 N과 R을 이용해 만들어준 것이다. 반죽과 버터를 겹겹이 쌓아 접고 밀며 몇 시간이고 허리를 굽히고 서서 크루아상을 만드는 나 대표의 모습이 우직한 나무 같다고 했다. 오전 8시부터 빵이 순서대로 나오기 시작하는 나름은 분주한 오전 시간을 보낸다. 빵을 만들면서 커피를 내리거나 손님을 맞는 일까지 혼자서 하다 보니 잠깐의 틈도 찾기 어렵다. 햇살이 가득 차는 작은 규모의 가게에는 20여 가지 메뉴가 준비된다. 크루아상과 뱅오쇼콜라, 프레첼, 식빵 등 제빵류를 시작으로 까눌레와 휘낭시에, 쿠키 등 제과류도 갖췄다. 빵 냄새에 이끌려 들어선 손님들이 금세 원하는 바를 찾아내 카운터에 올린다. 베이커리 카페 등이 늘어나며 생지나 제품을 받아쓰는 가게가 많아지다 보니 직접 만든 빵이 맞냐는 질문도 자주 받는다. "물론입니다. 드셔보시면 첫입에 바로 아실 수 있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나 대표의 확답에 안심한 손님은 곧 다른 빵에도 관심을 둔다. 창용 씨에게 빵은 남들보다 조금 늦은 시기에 시도한 두 번째 도
[충북일보] 영동군이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다양한 빵을 선보이면서 빵지 순례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군 곳곳에 들어선 카페를 중심으로 이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다양한 빵을 선보이면서다. 과일과 와인의 고장인 이 지역에선 와인, 곶감, 호두, 사과 등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빵을 맛볼 수 있다. 심천면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불휘농장의 시나브로 제빵소는 와인 소금 빵을 만들어 판매한다. 와인 소금 빵은 레드와인 소금 빵, 화이트와인 소금 빵 두 종류가 있다. 영동읍에 있는 카페온은 오크통 모양의 달콤한 앙금과 고소한 호두를 넣어 만든 영동 와인빵을 판매한다.이곳은 반죽에 와인을 첨가해 빵을 만든다. 와인의 알콜 성분은 증발해 없어지고 달콤하고 상큼한 향과 맛만 남아 찾는 이가 부쩍 늘고 있다. 영동읍 컬러즈와 양강면 카페 해영도 입소문이 나면서 MZ세대가 많이 찾는 곳이다. 컬러즈는 젊은 카페 사장의 지역 농산물에 관한 열정이 녹아든 영동 사과파이, 곶감 카라멜스콘, 영동 호두빨미까레 등 다양한 수제 빵을 선보여 인기다. 양강면 만계리 고즈넉한 마을에 둥지를 튼 카페 해영은 곶감 전문 카페라 불릴 정도로 곶감을 활용한 곶감잼버터크로플, 치즈곶감단지,
[충북일보] 주니스커피를 찾아 들어선 이들이 설레는 표정으로 원두를 고른다. 커피바 앞 테이블 위에 가지런한 원두들이 선택을 기다린다. 비교적 많은 선택지에도 어려움이 없는 이유는 원두마다 쓰여있는 자세한 설명이다. 각 원두가 자란 지역과 재배고도, 품종과 가공방식 등이 적힌 종이로 선택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뒷면에 쓰인 설명을 읽어보면 어느정도의 향과 맛을 가늠할 수 있어 취향에 맞는 원두를 고르기 쉽다. 그마저도 어렵게 느껴진다면 도움을 청하면 된다. 기꺼이 친절한 설명을 보탤 전수준 대표가 다양한 커피를 소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핸드드립 커피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마시고 싶은 원두를 고르는 시간에 더해 선택한 원두를 분쇄하고 내리는 시간이다. 주니스커피의 분위기는 그 시간이 길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수십 년 동안 태권도장, 화원 등으로 쓰였던 오래된 건물이다. 내부를 헐고 큰 창을 만들며 새롭게 만든 이 곳은 나무색을 사용해 따뜻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묵직하게 안정감을 주는 편안한 테이블은 넓은 간격으로 각각의 영역을 확보했다. 매장 곳곳에 보이는 커다란 액자는 전 대표가 여행 중에 직접 찍은 사진들을 인화해 걸었다
[충북일보] 청년짬뽕은 청년의 푸르름을 상징하듯 파랑색을 강조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흔히 중국 음식을 파는 곳에서 잘 쓰지 않는 색이지만 이름 덕인지 어울린다. 환한 조명과 테이블이 카페에 가까운 면모를 드러내는 내부도 깔끔함 그 자체다. 튀기고 볶는 음식이 많은 특성상 중식당에 들어서면 맡을 수 있는 특유의 냄새도 없다. 청주 영운천 인근에서 지난 2022년 문을 연 청년짬뽕은 여느 중식당처럼 많은 메뉴를 취급하지 않는다. 짬뽕, 짜장면, 찹쌀탕수육, 유자크림새우 등 10여 가지가 전부다. 홀로 매장을 운영하면서 감당할 수 있는 메뉴를 고심해 고른 것이다. 박민규 대표에게 짬뽕은 특별한 음식 중 하나였다. 딱히 생각해본 적 없이 자연스럽게 인생에 스며든 음식이다. 30년 가까이 청주 분평동에서 고기짬뽕전문 중식당을 운영하고 계시는 부모님 덕분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홀 서빙과 설거지 등을 도우며 어깨너머로 중식을 익혔다. 부모님을 도우며 늘 중식을 가까이 했지만 요식업은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를 따라 시작한 바둑에서 재능을 보였던 박 대표는 바둑이 길이라 생각하고 전념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내내 바둑을 중심으로 생활하다 20살
[충북일보] 청주 청원구 내덕동에서 지난 2020년부터 운영 중인 레스토랑 언노운(Unknown)은 이름처럼 아는 사람만 아는 가게다. 오픈 시점부터 예약제로 손님을 받기 시작했고 마케팅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건 예약제로 운영된다고 하면 몇몇은 거리감을 느낀다. '방법을 몰라서' 라거나 '원하는 때에 예약할 수 없을까 봐', 혹은 '귀찮아서' 꺼리는 일도 있다. 그런데도 언노운이 예약제를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표 요리사인 박종호 대표 혼자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꾸준히 요리를 좋아했기에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자연스레 요리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등학교에 이어 대학교까지 조리과를 선택했다. 서울 유명 호텔 주방과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쌓은 경험은 밑바닥부터 차근히 배워온 요리의 근본이다. 열정으로 가득했던 20대는 늘 분주했다. 여러 협회에 소속되고 많은 대회에 참가하며 요리의 결이 다른 경험들을 골고루 채웠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사찰 음식 과정을 이수하는가 하면 호주로 떠나서도 그곳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일하기도 했다. 결혼 후 고향인 청주에서 자신의 가게를 열며 직관
[충북일보] 조선 청주점은 '육전 맛집'으로 소문이 났다. 처음 오는 사람도 반드시 시키게 되는 음식이다. 이미 맛을 봤던 단골은 물론 소문을 듣고 왔거나 지나가다 발길이 멈춘 이들도 고소한 냄새부터 참을 수 없다. 비 오는 날이면 자리 잡기가 힘든 이유는 유독 진하게 코끝에 머무는 기름 냄새 때문일 것이다. 얇은 소고기에 달걀 물만 살짝 묻혀 튀기듯 구워낸 육전은 조선 청주점의 대표 메뉴다. 두툼하게 질겅거리거나, 느끼했던 기억으로 육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이들도 그간의 고정관념을 살포시 내려놓는다. 넓적한 채반 위에 종이를 깔고 잔칫날처럼 펼쳐 담은 육전이 시선을 끈다. 반 접시만 시켜도 푸짐한 양은 다른 메뉴를 함께 즐기고 싶은 손님들을 위한 배려다. 첫맛은 파삭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것이 특징이다. 몇 번 씹기도 전에 고소한 맛만 남기고 사라진다. 함께 제공되는 파김치와 무말랭이무침, 다진 파와 고추를 넣은 양념간장은 자칫 남을 수 있는 묵직함을 산뜻하게 씻어 내린다. 조선은 한식과 퓨전 한식 메뉴를 주력으로 하는 한식 선술집이다. 육전을 비롯해 해물파전, 새우전, 명란 참나물 전 등 전 메뉴와 냉채 수육, 꼬막무침, 조개술찜, 명란 두부찌개,
[충북일보] 메뉴가 나오는 순간 저마다 사진을 찍기 위해 휴대폰을 꺼내 든다. 어떤 메뉴를 시켜도 눈으로 먼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구성이다. 한입에 들어갈 만한 동그란 방울 모양의 연어 초밥이 앙증맞다. 꽃꽂이한 듯 연어를 중심으로 꽂힌 몇 개의 꽃가지가 분위기를 더한다. 얇게 저며 연어 위에 붙여둔 순무나 두툼한 연어에 칼집을 낸 뒤 불에 그을린 자욱도 하나 하나 신경 쓴 디자인의 완성이다. 산더미처럼 쌓아 올린 육회 덮밥이 탄성을 자아내는가 하면 드라이아이스의 은은한 연기를 이용해 안개처럼 연출한 연어 국수사리 소바는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젓가락의 신기한 모습에 다른 테이블의 시선까지 단번에 사로잡는다. 메뉴 이름에도 고심의 흔적이 역력하다. 연어를 먹고 싶어서 찾아온 단골도 늘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한다. 수암골 쿠션 방울 초밥, 수암골 연어 국수사리 소바, 수암골 꽃망울 연어 초밥, 수암골 벽화마을 전복단새우연어동, 전망대 연어 육회 덮밥 등 수암골을 상징적으로 활용한 메뉴명이다. 수암골은 청주의 명소 중 하나지만 수암골도 아닌 곳에 그 이름을 활용한 메뉴로 가득한 가게를 만든 것은 백승배 대표의 스토리텔링 중 하나다. 청주에서 가
[충북일보] '명분'은 장혁수 대표의 결심이 담긴 이름이다. 요리사로서 최선을 다해 음식을 낼 테니 손님은 원하는 메뉴를 골라 맛있게 먹는 나름의 도리를 지켜달라는 당부이기도 하다. 명분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재료의 신선함이다. 한식으로 시작해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거쳐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일식에 정착한 혁수 씨는 14년의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 자신의 가게에 모았다. 여러 일식 전문점에서 일하며 아쉬웠던 부분이어서 꼭 개선하고자 했던 것이 재료였다. 숙성이라는 이름으로 덮어 자신 없는 음식도 내보내는 것이 싫었다. 한 번쯤은 속아주던 손님들도 기어이 눈치채고 마는 그날의 맛은 지켜보기 민망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명분에서 제공되는 모든 회는 적당한 숙성을 자부한다. 맛과 식감, 두 가지 모두 놓칠 수 없어 생선마다 다른 최적의 순간들을 정확하게 찾은 덕이다. 숙성의 감칠맛을 올리되 물컹하게 씹히지 않도록 특유의 생선 질감을 지킨다. 쫀득하게 씹히는 회 맛에 감칠맛이 스민 것이 숙성회의 묘미다. 사시미 한 접시에 올라가는 재료는 적어도 10가지에서 많으면 15가지다. 모든 재료는 손님의 입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장 대표의 테스트를 거친다. 조금이라도 숙성의
[충북일보] 이름 그대로 이상한 카페다. 골목 모퉁이에 영문으로 'ISANGHAN CAFE IN AFRICA(이상한카페 인아프리카)'라고 쓰인 곳으로 들어서면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이국적인 분위기가 펼쳐진다. 몇 장의 인물 사진, 유리로 나눠진 공간, 곳곳에 놓인 푸른 잎의 나무 화분, 바 테이블 위에 펼쳐놓은 접시 위의 다양한 메뉴에 어색함을 느낄 때쯤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고양이 두 마리가 경계심을 허물게 한다. 김연찬 대표는 수년 전 유럽 어딘가에서 봤던 아프리카 콘셉트의 카페가 인상 깊어 언젠가 자신도 해보기로 정해뒀다. 동물, 야생의 느낌이 아니라 인물과 분위기 중심의 아프리카가 마음을 흔들었다. 2년 전 가게를 시작하며 모든 인테리어를 손수 완성한 이유는 머릿속에 떠올린 것들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먼저 운영해 본 이상한 카페는 수동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매장이었다. 대로변 여유 공간이 있는 곳에서 잠깐 정차하면 연찬 씨가 주문을 받고 손님의 차로 커피를 건네는 구조였다. 전혀 다른 업종에서 일하다 처음 시작하는 커피였기에 저렴한 가격과 친절한 서비스를 내세워 제법 단골을 만들었다. 커피와 서비스에 적응한 뒤 이상한
[충북일보] 냉동삼겹살은 좀 억울한 면이 있다. 냉동실에 들어갔다 나왔다는 이유로 편견을 가지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냉삼이 비싼 이유를 묻는 이들의 질문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냉삼을 먹으러 가게에 찾아온 손님조차 같은 질문을 건넨다. 냉삼, 냉목살을 주 메뉴로 내세운 '오후엔시간돼지'를 운영하는 박소윤 대표는 "일단 한 번 먹어보시라" 말한다. 먹어보면 반드시 생각이 바뀔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이 가게에서 준비한 세 가지 메뉴 가운데 하나인 생삼겹살만 고집하는 손님도 있었다. 맛이 있다며 몇 번이고 다시 찾아왔지만, 그 때마다 같은 가격에 냉삼을 시키는 것을 망설이는 모습을 보니 냉삼에 대한 편견이 새삼 와닿았다. 소윤 씨는 벌써 몇 번이나 찾아온 생삼겹살 단골 손님에게 냉삼을 몇 점 서비스로 권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부터 그 손님은 냉삼 단골 손님으로 역할을 바꿨다. 고기와 파절이만 맛있으면 분명 손님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결론을 내고 시작한 가게다. 17년 째 육가공업체를 운영 중인 동생의 안목을 믿었다. 그동안 집에서 먹어본 고기는 항상 맛있는 고기여서 다른 고기 맛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집에 놀러오는 사람들마
[충북일보] 청주 운리단길로 불리우기도 하는 운천동 골목길은 카페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특정 카페를 찾아오기도 하지만 정하지 못했을 때도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볼 수 있는 이유는 그날의 기분이나 계획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범주가 넓기 때문일 것이다. 작은 사거리 모퉁이에 자리잡은 '마음무늬'는 삼면이 통유리여서 개방감이 느껴진다. 상징처럼 매달린 빨간 하트와 입간판은 유리창의 디자인 스티커, 내부의 트리와 함께 따뜻함을 안긴다. 친구, 연인, 가족 단위 등 다양한 손님들이 마음무늬 특유의 색을 찾아 이곳에 들어선다. 가게 이름은 '모든 사람의 마음에 고유한 무늬가 있다'는 어느 책 속의 글귀에서 착안했다. 오랜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카페를 준비하며 박석규 대표가 스스로의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본 것처럼 누구나 이곳에서 자신의 마음 무늬를 찾기 바란다. 한동안 살펴본 자신의 마음은 동그란 무늬가 있었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은 둥근 마음을 더욱 둥글게 만들어 주는 듯 했다. 처음 시작한 일에 대한 부침도 있었지만 가게와 상관없는 개인적인 감정은 집에 놓고 출근하기 시작하며 손님들도 주인장의 동그란 마음을 금세 알아차렸다. 많은 영
[충북일보] 아침, 점심, 저녁으로 챙겨먹던 세 번의 끼니가 흐릿해졌다. 아침을 건너뛰는 사람이 많아졌고 필요에 따라 1일 1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도 있다. 간헐적 단식이나 브런치도 끼니의 경계를 허무는데 일조했다. '브런치(brunch)'는 아침 겸 점심으로 먹는 오전 식사를 칭하는 말이지만 오전 10시부터 문을 여는 성열우 대표의 '요로네'는 하루종일 즐길 수 있는 올데이 브런치의 개념으로 공간을 정의했다. 자칫 정해진 시간을 놓치면 '브레이크타임'의 늪에 빠지고 마는 요즘 가게들 사이에서 드물게 저녁 9시까지 쉼 없이 운영한다. 파스타와 스프, 디저트와 음료 등 준비된 메뉴 가운데 먹고 싶은 것만 골라서 편하게 공간을 즐기면 된다. 열우 씨의 꿈은 꾸준히 요리사였다. 기억나지 않는 순간부터 초, 중, 고 내내 장래희망이 유지 됐다. 당연한 수순인 것 처럼 호텔조리학과에 진학했고 졸업하기 전 호텔에 취직해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태리 요리에 익숙해질 무렵 덴마크로 떠났다. 유명 레스토랑에서 일할 수 있게 됐지만 요리보다는 예술에 가까운 그곳의 음식에서 괴리감을 느꼈다. 기본기의 중요성을 깨닫고 여러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분야별 요리의 기초를 닦
[충북일보] 추워진 날씨에도 푸르름이 가득하다. 길을 만들면서도 애써 살려둔 커다란 나무를 고개 숙여 지나면 건물을 중심으로 그림처럼 꾸며진 조경이 손님을 맞는다. 계단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온실처럼 만들어 둔 다육이 화원도 싱그럽다. 밭에 심었던 꽃과 작물은 추위에 사그라 들었지만 투명한 건물 속 다육식물들은 여전히 제모습이다. 초코루나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에 생기가 넘친다. 2021년 이곳에 자리잡은 초코루나는 지난 2013년 내수에서 시작한 수제초콜릿 전문점 미스문초콜릿의 시즌2다. 미스문초콜릿이 체험 위주의 공간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초콜릿 제품을 접할 수 있는 카페 겸 매장으로 초코루나를 시작했다. 시골에서 자란 문정하 대표에게 디저트는 행복한 음식이었다. 쑥카스테라, 맘모스빵 등 흔한 빵도 자주 접할 수 없던 시절, 어쩌다 시내에서 사오는 빵 한 입에 활짝 웃으시던 아버지의 표정이 행복 그 자체로 각인됐다. 전자를 전공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제과제빵학원을 다니며 자격증을 취득한 이유는 언젠가 손수 만든 행복을 전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막상 빵을 배워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만드는 과정은 재미있었지만 설탕과 쇼트닝, 마가린 등이 듬뿍 들어가는…
[충북일보] 청주 명암타워 인근 3층 건물에 노랗고 커다란 달이 떴다. 달이 머무는 광장이라는 의미를 담은 스페이스문이다. 문을 연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이곳에 끊임없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오픈하기 전부터 수름재에 있던 그곳이 맞냐는 문의가 빗발친 것에 이어 오전 9시부터 반가운 얼굴로 들어서는 이들이 많은 이유는 1층에 자리 잡은 '수제빵연구소 수준당'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청주 수름재 인근에서 '수제빵연구소'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운영했던 안효원 이사는 개업 3개월 만에 입소문의 효과를 실감했다. 별다른 홍보도 없이 큰 길가에 수제빵연구소라는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단팥빵, 소보로빵, 우유크림빵 등 단출한 메뉴로 채워진 가게는 먹어본 이들의 단체 주문이 줄을 이었다. 우연히 맛을 본 이들은 반드시 다시 찾아왔다. 수십 개씩 빵을 사가는 통에 하루에 몇 번씩 구워내도 오븐에서 나오기 무섭게 팔려나가는 것이 일상이었다. 매진 사례가 많아 '빵 사기 어려운 집'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못 사고 돌아가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었더라도 손님들이 다시 찾아온 이유는 오로지 빵이었다. 기본에 충실한 빵 맛에 저렴한 가격까지 갖춘 것이 수제빵연구소의…
[충북일보] 보통의 경우 '바지사장'은 그다지 좋은 의미는 아니다.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명의만 빌려준 경우나 실제 운영자가 아닌 경우를 일컫기 때문이다. 바지카페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실제 운영자가 바지사장과 반바지사장이다. 바지사장 김준오 대표와 반바지사장이라고 칭하는 양민준 씨가 함께 시작했다. 준오 씨는 군 제대 후 아버지의 권유로 캠핑장에서 일했다. 오토캠핑장을 관리하는 역할로 자주 마주치는 단골 캠퍼들과 자연스레 친분이 생겼다. 실운영자는 아버지였기에 농담처럼 바지사장이라고 칭하고 소통하다 보니 별명처럼 친숙해졌다. 캠핑장이 자리를 잡으며 일을 돕기 위해 들어선 친구 민준 씨는 바지사장에 조금 못 미치는 반바지사장을 자처했다. 준오 씨는 7년쯤 캠핑장을 관리하며 군 시절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던 꿈을 구체화 시켰다. 취미와 특기를 한 공간에 구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설계한 것이 자신만의 카페다. 캠핑장에서 커피를 익히고 그림과 음악, 사진, 소품 수집 등 취미로 즐기던 모든 것을 바지카페에 담았다. 바지카페의 곳곳은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채워져 있다. 신발, 책, 액자, 피규어 등 선반마다 다르게 구성한 인테리어가 막힘 없는 공간이 나눠
[충북일보] 이렇다 할 높은 건물이 없던 청주 우암사거리에 새로운 건물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주유소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지하 2층, 지상 15층 규모의 우암동 청춘허브센터다. 4층부터 15층은 청년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임대한 120세대의 행복주택으로 사용되는 이곳은 우암동 주민들의 숙원이 담겼다. 지난 2018년 우암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돼 우암동 활성화와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지역 상생협력 상가, 문화 및 복합 커뮤니티 시설, 중장년 창업지원센터로 이뤄진다. 입주 주택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문을 연 것이 1층 허브카페다. 탁 트인 전면 유리로 쾌적한 실내가 들여다보인다. 바깥으로 보이는 2개의 면이 유리여서 안에 앉아있어도 야외에 앉은 듯 시원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북청주여객정류장과 청원구청, 북부시장 등이 인접해 있어 잠시 시간을 보낼 장소가 필요했던 시민들에게 특히나 반가운 장소다. 꽤 넓은 실내에는 가운데 선반으로 구역을 나눠 선택하는 테이블에 따라 다른 장점을 가진다. 단체 모임이거나 아늑한 공간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안쪽 자리가 알맞고 지나는 버스나 사람들이 보이는 것을 원하면 창가 쪽을 선택
[충북일보] 청주 성안길을 무수히 드나들었던 사람들에게도 낯선 골목이다. 청주 시내 중심이라고 할 만한 위치지만 쉽게 찾기 어려운 것은 주로 다니는 길을 살짝 벗어나야만 만날 수 있는 건물 때문이다. 이런 골목 안에 있는 목로주점안(安)의 손님들은 당연히 애써 찾아온 이들이다.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오랫동안 목로주점을 눈여겨 본 사람도 직접 방문을 결심했을 땐 손안에 스마트폰을 한참 들여다봐야 찾을 수 있다. 이상준, 박수종 대표의 지인들도 마찬가지다. 근처에 왔다며 자세한 위치를 묻는 이들의 전화가 주기적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목로주점은 널빤지로 좁고 가느다랗게 만든 상을 차려두고 술을 파는 집을 일컫는 명사다. 이상준 대표는 먼 옛날에도 바 형태의 나무 위에 술잔을 두고 서서 즐긴 것처럼 많은 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이곳에 들러 하루의 피로를 털어내고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목포주점 안이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목로주점안은 클래식 바 보다는 캐주얼 바에 가깝다. 어딘가 묵직해 들어서기 어려운 분위기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들어와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바 형태의 공간과 일반 테이블 공간을 분리해 혼자든 여럿이든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다.
[충북일보] 청주 시내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테라스에 앉으면 내려다보이는 도심의 풍경은 낮과 밤으로 다른 매력이다. 무엇을 먹든 본래의 맛보다 맛있게 느껴질 만한 배경이다. 수려한 볼거리로 유명한 수암골에서도 시야가 전혀 막히지 않는 위치에 선 건물 4층이다.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야외와 달리 천장이 있는 테라스는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다. 오히려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를 가까이 체감할 수 있다. 매장 안에 충분한 자리가 있어도 풍경을 가까이하기 위해 테라스를 택하는 손님들의 걸음이 이어진다. 늘 먹던 음식 대신 이색적인 식사가 필요할 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나라의 음식이다.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접할 수 있는 현지 음식은 가벼운 기분 전환이다. 대신 어느 정도의 대중성이 있어야 한다. 먹어본 사람은 음식과 관련된 추억을 떠올릴 수 있고, 먹어보지 않은 사람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시도할 수 있는 맛의 범주가 중요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음식부터 시도해보는 것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태국 음식은 여러 나라의 영향을 받아 다채롭다. 더위를 이기기 위한 맛과 향신료의 활용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에게 맵거나 짠 자극
[충북일보] 미용실에서 스타일링을 마무리하며 집에 가는지, 다른 일정이 있는지 묻는 미용사들의 단골 질문에는 이유가 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한 날은 그냥 집에 가는 것이 아쉽다고 느끼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가져와서 설령 미용사의 손에서 성공적으로 완성됐다 하더라도 다음날 집에서 다시 하기는 어렵다. 평소 해보지 않은 스타일이거나 이렇다 할 손 재주가 없어서다. 사진을 남기고 그날의 공기를 마음껏 누리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살롱순간을 운영하는 김진호 대표는 이런 아쉬움을 없애고자 자신만의 기준을 세웠다. 살롱순간에 머리를 맡기는 이들은 다음에 이곳을 다시 찾기 까지 처음의 만족감을 그대로 가지고 몇 달이고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꼼꼼하게 질문하고 귀를 기울이는 상담이 시작이다. 진호 씨는 자신의 눈과 손으로 고객의 면면을 살피면서 고객 자신만 아는 스스로의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평소 잘 하고 다니는 스타일이 어떤지, 원하는 방향이 어느 쪽인지, 집에서 사용하는 드라이기의 기종부터 빗의 모양, 필요할 때는 평소 찍어둔 사진까지 요청하며 스타일링을 제안한다. 미용사가 전문적인 기술로 아무리 예쁜 모
[충북일보] 없던 입맛도 살아나게 하는 음식 중 하나가 비빔밥이다. 몇 가지 나물과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빌 때 이에 어울리는 것은 단연 보리밥이다. 취향에 따라 쌀과 보리의 비율이야 바뀔 수 있겠지만 함께 떠먹을 된장찌개까지 있으면 제대로 된 보리밥 한 상이다. 한 대접 가득 먹어도 보리밥만으로는 아쉬운 이들을 위해 잘 삶은 수육을 몇 첨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여기에 더해 상큼한 샐러드, 쫀득한 감칠맛으로 입맛을 돋우는 장떡, 식사가 끝난 후 바로 내려주는 커피 한잔까지 소박하지만 꽉 찬 코스가 준비된 곳이 있다. 초정약수로에서 내려 구불구불한 논길을 따라가면 이 길이 맞나 싶을 때쯤 목적지다. 청원생명발효가공 영농조합법인 초정솔밭식초라는 간판 뒤로 수십 개의 항아리가 늘어섰다. 병풍처럼 건물을 감싼 야트막한 산에서 소나무가 뻗어 나온 풍경이 가게 이름에 솔밭이 등장하는 이유를 이해시킨다. 초정솔밭식초 간판 너머 초정솔밭보리밥집카페라고 이름 붙은 이곳은 지난 2016년부터 발효의 꽃을 피웠다. 항아리마다 김애영 대표가 직접 담근 고추장, 된장, 간장, 현미 식초, 매실청 등으로 가득하다. 현미 식초에 과일을 함께 발효시킨 사과식초와 포도 식초, 갖은…
[충북일보] 안팎으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색색의 꽃과 나무로 잘 가꿔진 정원을 거닐다 보면 곳곳에서 조형물이 고개를 내민다. 옹기 하면 떠오르는 크고 작은 항아리부터 흙으로 빚어 구운 사람과 동물 모양 토기도 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작품들이 산책하는 걸음을 느리게 만든다. 천천히 한 바퀴 둘러본 뒤 입구 쪽으로 다가서면 작은 식물을 담은 각양각색의 화분들이 늘어서 있다. 같은 모양은 찾아보기 어렵다. 의자와 테이블이 있는 마당을 실감 나게 꾸민 전원주택이 있는가 하면 작은 간판과 테라스를 갖춘 카페도 있다. 계단이나 굴뚝, 연못 등 각각의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누군가의 꿈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둔 듯하다. 본격적인 갤러리는 실내다. 차곡차곡 칸을 차지한 옹기들이 작품이다. 멋스러운 식기류가 주를 이룬다. 꿈꾸는옹기 박재순 대표는 숨 쉬는 그릇을 실생활에 사용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마당 한편, 혹은 땅속에 묻혀 기능하는 투박한 형태의 옹기 대신 식탁 위에 올려 입에 닿는 순간까지 일상생활에서 실용적으로 쓰는 제품에 집중했다. 오랜 시간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박 대표가 마음을 다스리는 취미 생활로 선택한 것이 도자기 공예다. 주말마다 흙을 만지는 일
[충북일보] 청주시는 오는 9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옛 청주시청 청사광장과 소공원 일원에서 '2023 청주 디저트 베이커리 페스타'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최근 디저트 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청주의 다양한 디저트·베이커리를 한데 모아 널리 알리고 이를 관광산업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마련됐다. 행사는 지역의 역량이 있는 업체만의 개성과 멋을 담은 특별한 디저트·베이커리 홍보·판매를 비롯해 각종 체험행사, 지역학생들의 제과제빵 창작작품 전시회, 콘테스트 등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원도심 상권과 연계한 플리마켓도 운영되고 가을과 어우러진 소소한 공연도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청주지역에서 디저트를 전문으로 하는 제과 영업점 14개소와 휴게음식점 15개소, 일반음식점 6개소 등 35개 업체가 참여했다. 시는 이 중 디저트 베이커리 관련 식품제조업소 4개소를 대상으로 한 특별 부스도 마련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청주의 변신을 꾀하고자 가을 문턱에 달콤한 도시 청주를 만끽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며 "시민, 관광객, 관련 종사자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고 지역과 상생하는 대표 축제로 거듭날 수…
[충북일보] '504.48'. 제주거멍돗의 메뉴 앞에 붙어있는 숫자가 의아함을 자아낸다. 504.48 프리미엄, 504.48 거멍돗 오겹, 504.48 숙성 목살 등 모든 고기 메뉴에 같은 숫자다. 이 숫자는 지난 2015년 경남 사천에서 처음 제주 돼지고기 전문점 거멍돗의 문을 열었던 최희석, 김지영 부부가 작정하고 찾아낸 맛의 비밀이다.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제주 돼지고기를 받아 3주간의 습식 숙성을 거친 뒤 이틀 더 건식 숙성한다. 기나긴 인고의 과정을 마친 고기만 손님들의 상 위에 오를 수 있다. 넓은 홀과 주방의 크기만큼이나 큰 규모를 자랑하는 저온 숙성창고가 존재하는 이유다. 특색있는 음식을 위해 고민했던 이들 부부는 사소한 것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10년 가까이 가게를 운영하며 작은 차이가 큰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일단 고깃집이 계절과 관계없이 덥다는 인식은 거멍돗의 문을 열자마자 깨지고 만다. 올해 청주로 본점을 옮기며 가장 주요하게 생각한 것이 쾌적함이다. 주위의 걱정을 살 정도로 작정하고 준비한 다섯 대의 에어컨이 서늘함을 선사한다. 더위가 맹위를 떨친 이번 여름도 손님들은 도리어 시원한 휴양지에 피서 온
[충북일보] 일정한 간격으로 나란히 놓인 열 두어 개의 과자가 왠지 낯설다. 디저트를 진열했다기보다는 하나의 작품을 전시해 둔 느낌이다. 멋스러운 접시 위에서 매력을 뽐내는 과자들은 일견 비슷한 모양이나 자세히 보면 뚜렷한 개성이 담겼다. 구운 과자류는 대략 갈색이라는 편견을 깨고 노랑, 주황, 녹색, 검정 등으로 화려하다. 각각의 접시 앞에 놓인 메모에는 메뉴 이름과 작은 사각형으로 나타낸 상징적인 색, 눈으로 맛을 짐작게 하는 짧은 글이 작가의 설명처럼 애틋하다. 청주 운천동의 피엘티는 구운 과자류 디저트를 선보인다. 작은 가게에 들어서면 흰색 벽면과 반듯한 목재 카운터, 그 위에 덩그러니 놓인 몇 개의 디저트 샘플이 전부다. 디저트 제품은 고객의 입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가장 깨끗하고 온전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두툼한 가벽 위쪽의 두 뼘 남짓한 직사각형 모양 창으로 매장보다 넓은 주방을 들여다볼 수 있다. 슬쩍 봐도 깔끔한 상태는 매장과 주방이 다르지 않다. 피엘티는 최지원 대표의 성격이 그대로 담긴 곳이다. 엄마와 요리하는 순간이 즐거웠던 아이는 주방 그 자체를 사랑하는 어른으로 자랐다. 미술과 요리, 가장 좋아하는 두 가지 중…
[충북일보] 22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청주권 4개 선거구는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모두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3강을 형성하면서 이들 양당의 지지율을 합치면 국민의미래를 넘어선다. 18일 충북일보가 충북지역 신문3사·방송3사와 공동으로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례정당 투표 의향을 묻는 질문에 국민의미래는 청주 선거구 4곳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청주 상당은 국민의미래가 33%,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각 22%로 조사됐다. 개혁신당 3%, 녹색정의당 2%, 새로운 미래 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에서는 국민의미래 36%, 조국혁신당 27%, 더불어민주연합 23%로 순위에 변함이 없다. 청주 서원은 국민의미래 35%, 더불어민주연합 22%, 조국혁신당 15% 순으로 지지를 보냈다. 나머지 정당은 동일하다. 국민의미래는 적극 투표층에서 41%를 넘는 지지를 얻었다. 연령대별로는 60대와 70세 이상은 국민의미래, 30대는 더불어민주연합이 상대적으로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청주프로축구단이 최근 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창단 첫해였던 지난해 리그 막바지까지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렸던 충북이 올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싹튼다. 충북청주FC는 지난 17일 오후 2시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라운드에 출전해 FC안양을 상대로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앞서 개막전 1라운드에서 전남드래곤즈, 원정 경기 2라운드에서 천안시티를 연속으로 무릎 꿇린 뒤 이번에 안양과 비기며 세 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그동안 대진운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안양과 전남은 해마다 K리그2 상위권으로 손꼽힌 팀이고, 천안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충북청주FC의 활약은 지난해 간판 공격수였던 조르지가 팀에서 이탈하며 고조됐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조르지는 지난 시즌 34경기 1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신생 구단인 충북청주FC가 종합 8위에 안착하는 데 큰 공을 세웠으나 K리그1 포항스틸러스로 이적했다. 충북청주FC는 곧바로 영국 토트넘홋스퍼 출신 오두와 브라질 용병 베니시오, 일본 주력 미유키를 기용했으나 현재 활약상을
[충북일보] 차태환(61·㈜아이앤에스 대표이사) 25대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은 14일 "청주상공회의소가 기업의 손과 발이 되어 함께 뛰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차 회장은 이날 오전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직지홀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역경제와 회원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최선을 다해 회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더 큰 충북 경제 도약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며 "ESG경영 확산에 따라, 기업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창출이 점점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신(新)기업가 정신 확산을 제시했다. 차 회장은 "지금껏 기업의 역할로 인식되어 온 이윤과 일자리 창출, 세금 납부를 통한 국민경제 기여 등을 넘어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 디지털전환 등 새롭게 발생하는 사회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기업이 가진 혁신역량과 기술, 자본, 아이디어를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실행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구성원들과 호흡하면서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