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선진강군으로 발전하는데 필요한 국방 정책의 기조를 국방혁신 4.0으로 명명하였다. 본 정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첨단과학 기술을 접목한 강군육성이다. 이는 출산율과 군 복무 기간의 축소에 따른 병역자원 문제를 해소하고, 현대전(現代戰)에 적합한 한국형 전력체계를 구축하고자 함이다. 이러한 군의 과학화와 더불어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군인 개인의 역량이다. 결국, 전장에서의 전략이 수립되고 임무 수행을 진행하는 것은 인간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공군 전투력의 핵심은 조종사로, 조종사 개인의 역량과 가치는 국가 전략자산과 다름없다. 그중 조종사의 체력관리는 가혹한 임무환경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체육학계에서는 '항공체력'이라는 이름으로 조종사의 체력 증진을 통한 전투력 강화에 대한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조종사에게 있어서 체력이 필요한 이유는 공중환경의 강한 중력가속도가 조종사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위험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항공기가 빠른 속도로 중력을 거스르며 기동하게 되면, 조종석의 조종사는 하체 방향으로 몸이 무거워지고 눌리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강한 중력가속도 상황에서는 신체의 혈액이
노란 의자가 캔버스를 독차지 했다. 의자 위에는 담배와 파이프를 올려놨다. 나무로 만든 의자는 팔걸이도 없다. 그러니 편안한 느낌 보다는 왠지 쓸쓸함이 묻어난다. 빈 의자는 고흐 자신을 상징하는 듯 위태로워 보인다. 빈센트 반고흐가 아를의 노란집에서 고갱과 함께 지내면서 그린 다. 그리도 원했던 고갱과의 생활이었지만 고흐에게는 그것이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던가 보다. 그 무렵 고흐는 도 그렸는데 두 그림은 여러 면에서 사뭇 다르다. 일단 의자의 색에서도 는 주로 노란색인 반면, 는 노란색과 밤색, 푸른색이다. 모양도 고흐의 의자는 등받이만 있어 밋밋하지만 고갱의 의자는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어 편안해 보인다. 그 뿐이 아니다. 밖으로 휘어진 다리와 등받이, 팔걸이들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치장을 했다. 누가 봐도 값 좀 나가는 의자다. 아마도 자신이 존경하던 고갱을 위한 배려였을 것이다. 의자 하나를 통해 이렇게 사람의 마음속까지 꿰뚫어 볼 수 있다는 데 놀라움이 클 수가 없다. 굳이 글을 쓰지 않아도, 말이 없어도 고흐는 자신의 그림 안에서 온전히 그 외로움을 호소한다. 의자가 '궁둥이를 대고 걸터앉을 수 있게 만든 기구'라지만 이제는 그 말은
올해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됩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만 저는 당시 현직 시장으로서 경로당을 점검 나갔다 할머니들이 TV를 보시면서 배가 가라앉는 중계화면을 가리켜주어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나 할머니들도 모두 조금 있으면 구조선이 와서 구조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그리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사무실로 돌아왔었습니다. 오후 늦게 되어서야 상황이 급변하여 엄청난 참사로 이어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일을 되돌아봤습니다. 아침 8시 49분 침몰되기 시작한 세월호는 모두 476명이 탑승하여 29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영구실종으로 판명되면서 304명이란 인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250명의 단원고 학생들이 있어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저희들도 그랬지만 고2 때 주로 이루어지는 수학여행을 제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325명이 탔는데 구조된 학생은 75명이었습니다. 함께 탄 선생님은 14명이었는데 11명이 숨졌습니다. 그러나 구조된 3명의 선생님 중 교감선생님이 제자 잃은 죄책감으로 사고발생 이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어 2명만 살아난 격이나 이 선생님들도 장기간 병가를 냈다가 결국 교직
운동 할 때면 현재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강한 의지만 가지고 시작하다 보면 탈이 난다. 의지와 정신 승리로 건강한 육체를 만들 수 있겠다 주장 하지만 운동은 여러 요소가 결합 되어 나타나는 결과이기에 당연히 탈이 난다. 몸이 탈 나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준비 없게 시작한 운동과 몸 상태를 복기하지 않고 이것저것 안되는 이유를 외부에서 찾아 대면 약간의 만족이 생긴다. 문제를 외부에서 찾을 때, 적당하고 좋은 핑계의 이유를 찾게 되면, 외부적 문제로 치부되고 나는 문제에서 자유로워진다. 평소 운동을 안 하고 몸의 준비가 덜 되어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겠지만 운동을 못하게 했던 핑계, 책임 전가는 일단 정신에서는 승리하며 잠시나마 위안과 기쁨을 준다. 몸이 아닌 지역 문화 사정을 생각해도 나름 유사하다. 기본 운동이 잘되기 위해서는 방해하는 다양한 요소의 정리가 필요하다. 친구와 잦은 약속, 건강한 식단 등은 운동과 관련 없어 보이지만 중요한 장기적인 요소이다. 음식의 섭취, 고른 영양소, 적절한 휴식, 지속적인 활동 등등이 수반 되어야 한다. 지역 문화 미래를 자신 의지로 현재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선진도시의 좋은 점을 갑자기 주입하면 몸살
청렴은 맑고 깨끗한 물이며 공직자는 마치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계곡과 같아야 한다.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라면 계곡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밑에 바위가 있는지, 구덩이가 있는지를 모두가 투명하게 볼 수 있다. 이는 공직자는 투명하고 정직한 행동으로 일하고, 사회적 장애물 없이 공정한 의사결정을 내리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오염된 흙탕물이 흐른다면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 언제 어디서 구덩이에 빠져버릴지 모르는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리게 된다. 마찬가지로 부정부패와 탐욕은 공직자의 행동을 흐리게 만들고, 사회적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직자는 오염된 흙탕물이 아닌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투명한 계곡이 되어야 한다.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한다. 뜻으로만 본다면 청렴한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쉬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법률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한 만큼, 완벽한 청렴은 어려운 일이다. 맑고 깨끗한 물에 잉크 한 방울이 떨어진다면, 그 맑은 물은 탁해지기 시작하고 잉크색으로 변해버리게 된다. 이처럼 청렴에도 작은 오류, 부정, 타락이 생긴다면…
여름방학에 집에 내려오니 할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셨다. 천수를 누리시고 이 세상과, 사랑했던 자손들과, 영원한 이별을 하실 때가 된 것이다. 지금 같으면 병원에 입원해 임종을 맞으셨겠지만, 60년 전에는 병이 나면 객지에 있다가도 집으로 돌아와 임종했다. 타지에서 돌아가시면 객사라고 하여 시신을 집에 들이지 않았다. 며칠 누워 계시던 할머니께 가시는 길에 양식하시라고 멀건 미음을 온 가족이 조금씩 떠 넣어드렸다. 할머니는 힘없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시고 손자인 오빠가 들어오는 것을 보시고는 옆으로 고개를 떨어뜨리셨다. 한의사가 맥을 짚으신 다음 임종하셨다는 말씀에 따라 수세를 거두고 혼백을 불러 입으셨던 옷가지를 지붕 위로 던지셨다. 소반에 삼색 나물과 접시 밥을 세 접시 담고 생전 신으시던 고무신을 대문 밖에 두었다. 할머니 모시고 갈 사자에게 대접하는 의식의 하나였다. 임종 후 3일장 5일장, 국장은 7일장 9일장을 하는데 일반인은 중생일이 끼지 않으면 3일장을 한다. 삼 일 동안 돼지를 잡아 삶고 음식을 넉넉하게 하여 동네 분들을 대접했다. 장례식 전날 빈 상여를 메고 재떨이라고 하는 행사를 하는데 요령잡이의 회심곡과 핑경소리에 상주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중리에 도롱골이라는 마을이 있다. 중리 저수지에서 안족봉 낮은 골짜기를 따라가면 된고개골을 지나 피고개를 넘어 미원면 용곡리로 가게 되지만 안족봉을 향해 직접 올라가면 깊은 산골짜기에 자리잡은 도롱골이라는 마을을 만나게 된다. 예전에는 깊숙한 산골짜기를 가리키는 지명이었겠지만 오늘날 이곳에 천연염색 공방을 비롯하여 가죽공방 등 공예 체험장들이 들어서면서 도롱골 공예 마을이 생겼다. 그러면 도롱골의 '도롱'이란 무슨 의미일까? 충북의 지명에서 도롱골이란 지명을 찾아보니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덕암리의 '도롱골'을 비롯하여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충주시 노은면 법동리, 충주시 앙성면 지당리, 진천군 이월면 동성리,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영동군 양강면 묘동리, 영동군 상촌면 돈대리, 영동군 매곡면 공수리, 영동군 양강면 만계리, 제천시 봉양읍 장평리, 단양군 영춘면 남천리, 단양군 가곡면 보발리 등 각지에 널리 분포되어 있었는데 유사한 음을 가진 '도롱뇽'과 연관지어 '도롱뇽이 사는 깊은 산골짜기'라는 의미로 해석하거나 아니면 그 유래가 전해지지 않는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다른 지역의 지명에 나타나는 '도롱'의 유래를 보면
총선도 끝났으니 이제 정치적 영향에 대한 고려 없이 정부와 의사 간 대화를 시작할 때다. 정부의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의사와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2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2천 명 증원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정부 측과 원점 재검토 또는 시행 1년 유예 등을 주장하는 의사 단체와 갈등이 깊어져 의료현장 곳곳의 위험상황이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 막다른 벼랑 끝 대형 수련병원에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환자를 떠났으며 의대생들의 수업거부와 휴학 신청, 대형병원 의사들의 업무과중으로 의료현장은 언제 어디서 무슨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살얼음판이 지속됐다. 중환자실과 응급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지 한참 되었고, 병상 가동률은 뚝 떨어졌다. 정부와 의사 단체 간 대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제대로 된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며칠 전 대통령과 전공의 단체 대표와의 양자 대화가 있었는데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갈등을 풀만한 대화의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가장 고통받는 대상은 환자와 가족이다. 특히 응급환자와 중증환자는 대형병원이 아니면 적절한 치료와 수술을
역세권에 사노라니 서울 상경이 훨씬 편리하다. 집에서 걸으면 고속 전철역까지 15분 여 걸린다. 봄빛이 짙어지는 며칠 전 일이다. 서울을 가기 위해 예매한 열차표 시간에 맞춰 급히 걸어갈 때이다. 고속전철 역을 거지반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 갑자기 배가 살살 아파오더니 도저히 참을 수 없으리만치 고통스러웠다. 간신히 걸음을 떼어 가까스로 역사(驛舍) 안 화장실을 찾았을 때 일이다. 화장실 안에서 용변을 보고 있을 즈음이었다. 화장실 이용객들의 여닫는 문소리가 매우 크게 들렸다. 필자가 사용하는 화장실 옆 칸에선 얼마나 문을 세차게 닫고 나가는지 그야말로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옆 칸 뿐만이 아니었다. 화장실 안 여기저기서 문 닫는 소리가 굉음으로 작용하다시피 했다. 그 소리가 마치 지축을 뒤흔드는 듯 요란스러웠다. 이런 태세라면 화장실문 전체가 부서지지 않을까 하는 기우마저 자아내는 소리였다. 이 소란 속에서 화장실 밖에서 어느 여인의 속삭이는 듯한 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희아야. 화장실 나올 때 문 살살 닫고 나오렴, 방금 아기가 뱃속에 있는 아주머니가 네 옆 화장실로 들어가셨단다. 네가 문을 세게 닫음 아주머니 뱃속에 있는 아기가 놀랄지
나는 환경직 공무원으로서 단양군 환경과에서만 올해로 20년째 일을 하고 있다. 지금은 자연환경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30년 전 처음 환경 분야를 공부할 때는 대기, 수질, 폐기물 이런 것들이 주요 과목이었다. 그리고 20년 전 처음 환경과에 임용될 당시만 해도 환경과는 대기, 수질, 폐기물업체 인허가, 지도, 단속 업무가 핵심 업무였다. 물론 지금까지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고 있으나 새로운 업무들이 꿈틀거리고 있으며 그중에는 내가 추진하고 있는 자연환경 업무 중 하나인 지질공원이 있다. 자연환경 업무의 부상은 환경부의 업무 흐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생태관광, 지질공원, 야생생물, 생물다양성 보존, 수질총량 등에 관한 업무가 신설·개편되면서 이 업무에 대한 다양성과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단양군은 8년 전 자연환경팀을 신설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특히 2년 전부터 생태관광과 지질공원에 대한 업무를 적극 추진하며 환경 분야의 새로운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내가 지질공원 담당 팀장으로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단양에 지질공원은 어디야?"라는 것이다. 이 난처한 듯 보이는 질문에 대해 가장 현
학교마다 업무를 위해 편성된 부서는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 학교와 같이 학년당 9학급인 경우 통상 13개의 부서가 구성된다. 그중 3개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학년을 담당하는 부서다. 각 부서별 업무 내용은 영역에 따라 구분된다고 할 수 있으나, 난이도를 말하자면 어떤 객관적 지표가 있는 게 아니라 각자의 체감 정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언급하기는 어려워도 학년부장선생님들의 업무 난이도는 최상급인 '매우 높음'에 속한다는 점에 이견은 없을 듯하다. 담당해야 하는 업무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시간의 양과 고민의 정도를 살펴보면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표현 외에는 적당한 말을 찾기 어렵다. 학년 부장직을 맡기 시작하면 대체로 1학년부터 그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3년을 담당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가 그렇다. 특별한 사정이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입학부터 졸업까지 맡는다는 것이 일종의 학교문화로 정착되었다. 학년부장선생님은 학교로부터 제안받은 부장직을 수락하면서부터 그가 가진 대부분의 자원과 시간을 학생들을 위해 쏟아붓기 시작한다. 학년별 단계마다 집중해야 하는 세부업무는 별개로 치더라도, 담당한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교
연극의 3요소는 희곡, 배우, 관객이다. 보통 배우는 희곡, 즉 대본을 보고 출연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한다. 그러나 나는 희곡을 보지도 못한 채 배우로 캐스팅되었다. 그런데 이번 생의 배역은 좀 묘하다. 고요가 몸을 불리는 밤이면 골방에 박혀 모국어로 나를 찾다가도, 소리가 키를 세우는 낮이 오면 외국어를 쓰는 아이들 속에서 나를 잊는다. 그러나 그 어떤 시간에도 나는 혼자다. 오늘도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오른다. 연극이 3막이나 4막으로 이루어지듯 나의 모노드라마 또한 대체로 4막이다. 간혹 시 창작 강사 역할이 주어지는 날이면 5막을 올리기도 한다. 오늘은 4막이 있는 날이다. 막이 오르는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새벽 6시 50분에 자동차 시동을 건다. 청주에서 진천으로 한 시간 이십여 분을 달려 무대에 도착한다. 8시 15분쯤 도착하면 1막이 시작된다. 1막의 관객은 12명의 아이들이다. 한국 아이가 단 한 명도 없다. 엄마 아빠가 모두 외국인인 아이가 9명이고 한쪽 부모만 외국인이 아이가 3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러시아 1명, 우크라이나 1명, 우즈베키스탄 4명, 카자흐스탄 3명이다. 즉 중앙아시아 계열의 외국인이 9명이고 필리핀 다문
내일은 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선거를 흔히 민주정치의 꽃이라고 한다. 선거가 왜 민주정치의 꽃일까?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선 민주정치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민주정치는 고대 아테네에서 시작되었다. 고대 아테네는 직접 민주정치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여자, 노예, 외국인은 제외되었기에 온전한 민주정치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민주정치라함은 국민이 주인인 정치이므로 국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것만이 오리지널 민주정치인 것이다. 민주정치의 영어식 표현은 Democracy이다. 이는 Demos와 Kratia의 합성어인데, Demos는 민중을 Kratia는 지배를 의미한다. 따라서 민주정치인 Democracy는 민중의 지배를 의미한다. 링컨은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신의 가호 아래, 이 땅에 새로운 자유를 탄생시키며, 국민의(of the people), 국민에 의한(by the people),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 정부가 지구상에서 죽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은 민주정치가 국민의 정치이고, 국민에 의한 정치이며, 국민을 위한 정치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 여기에서 민주정치를 가장 잘…
"아빠, 아빠 수소가 뭐야"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아들이 텔레비전 광고를 보다 말고 나에게 물었다. 광고 속에는 '미래의 친환경 에너지 수소에너지가 함께 합니다'라는 문구가 지나가고 있었다. 아직 한글도 깨치지 못한 아들이 수소에 호기심을 가짐에 한편으로 대견했다. 수소산업육성전문관으로 근무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수소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어린아이에게 설명해 본 적이 없어 아들의 질문에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일반인들이 수소의 필요성을 묻는다면 나는 "인류가 산업혁명 이후 화석에너지를 주 연료로 사용하면서 지구를 둘러싼 온실가스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각종 자연재해와 경험하지 못한 전염병의 위험에 노출됐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삶과 우리의 터전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화석에너지에서 청정에너지로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그 청정에너지 중심에 수소가 있다"라고 답한다. 그러나 이 설명을 우리 아들이 이해할 리 없다. 아들, 우리 아들 몸이 뜨거워지면 엄마가 어떻게 해줘· 이마에 차가운 패치도 붙여주고 얼른 나으라고 병원에 데려가서…
날이 풀리면서 야외활동을 많이 하기 시작하는데요. 특히 봄철에는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나오는 분들이 많죠. 게다가 더욱 다양해진 여가 문화로 인해 야외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도 많아졌다고 해요. 가정 외 아이가 익숙지 못한 장소에서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답니다. 가정에서보다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버스나 자동차를 탈 때 아이 나이에 맞는 카시트 또는 부스터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안전띠는 기본입니다. 특히 만 6세 이하의 경우 반드시 카시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널목을 건널 때 신호가 바뀌더라도 좌우 확인 후 건너야 합니다. 아이와 다닐 때 무단횡단은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행 중 스마트폰을 보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습니다. 놀이터 및 놀이기구 이용 시(미끄럼틀/시소/그네 등) 놀이터 환경이 안전한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격 완화 장치, 놀이기구의 안전성 여부) 아이가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라인스케이트, 킥보드 등 탈 때 보호장구(헬멧, 팔꿈치 보호대,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차량 운행이 없는 안전한 곳에서 타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아이에게 안전하게…
"아, 내일은 눈을 뜨지 않아도 되다니…, 나는 그게 너~무 좋아." 글쓰기 공부를 함께하는 초등학교 교사들하고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 가운데 하나가 목소리를 통통 퉁겨 올렸다. 다음날은 토요일이었으니 출근 시각에 맞추느라 잠자리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라는 걸 나는 금세 눈치챘다. 그 말 한마디에 다들 낯꽃이 벚꽃처럼 환해진 것 같았다. 선생님들이 아침에 눈 뜨기를 싫어하는 까닭은 빤하다. 날마다 정해진 시각에 출근해서 교실과 교무실을 오가며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그렇게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하도 지겹고 고달파서 아니겠는가. 그런데…. 한 번 바꿔 생각해보라고, 오라는 데도 없고, 갈 데도 없고, 딱히 할 일도 없고, 그러다 보니 세상과 마주하는 게 두려워서 아침마다 눈을 뜨기가 싫은 이들도 주위에 참 많지 않으냐고, 어디 그뿐이냐고, 지금 잠들면 내일 아침에 눈을 영원히 뜨지 못하게 될까 봐, 그게 두려워서 잠자리에 드는 것조차 멈칫거리는 사람들도 아마 적지 않을 거라고…. 뭐, 그런 말을 입안에서 우물거리다가 모처럼 환해진 그들의 낯꽃이 금세 시들어버릴까 봐 입에 빗장을 걸고 말았다.…
예년에 비해 벚꽃 개화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상은 허무하게 일그러졌다. 축제를 추진했던 자치단체들은 벚꽃이 없는 나무를 올려다보며 울상을 지었고, 축제가 끝나자 심술 난 놀부처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난 봄날처럼 무심천변은 하얀 벚꽃으로 만발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그 화려하고 아름다운 벚꽃이 요란한 확성기 소리에 함몰되어 눈처럼 쏟아지고 있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혼돈의 시간 속에서 봄날이 가고 있는 것이다. 22대 총선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일하게 해달라"고 부르짖는 여당과 '정권 심판'을 내세운 야당 간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의 장'이 되겠지만 결과에 따라서 국가는 극심한 내홍과 야당에서 부르짖고 있는 탄핵정국으로 정부가 식물정부가 될지도 모르는 위태로움에 서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과 2년을 지켜보고 정권 퇴진을 외치는 야당이야 정치적 목적이어서 그렇다고 해도, 국민들의 목소리는 참고 기다려줄지 모르는 우리의 조급한 마음이 그대로 표출되는 것이 아닌가 하여 안타깝다. 의료계의 파업도 진퇴양난이다. 2월 20일 '빅5 병원'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시작된 의료공백 사태는 점점…
모두가 쉬어 갈만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보이지 않는 발열 체크기 이제 너와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따스한 햇살을 반기려 마스크를 반쯤 벗는 사람들 사신처럼 검은 옷을 입고 죽음의 잔치를 즐기는 너의 욕망이 이제는 사라지는가 보다 너를 만나는 것은 죽음의 절망에 빠진다는 고통 자녀는 부모님을 위해 슬퍼해야 했고 부모님은 자녀를 위해 슬퍼해야 했다 마스크 속에 미소마저 잃어버린 서로의 불신으로 보냈던 지난날 사람의 생명이 소중함을 깨달았으니 너로 인해 받은 상처 깨끗이 치유하고 가거라 - 김창영 전문 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자주 갑니다. 코로나 때문에 정문으로 들어가기 전 마스크를 쓰고 발열 체크를 해야 했습니다. 외출할 때 마스크 작용을 의무화했는데 '해지한다'라는 소식이 들렸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라는 소식이 들렸지만, 왠지 마스크 없이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외출해 봅니다. 휴게소에 도착했는데 멀리서 보이는 사람 중에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직 마스크를 벗기가 이르다'라고 생각했는데 따스한 햇볕이 유혹하여 마스크를 벗게 했나 봅니다. 매점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딩동댕~ 여느때와 같이 구급출동벨이 울렸다. 지령서에는 열상이라는 한 단어. 긴급하게 구급차에 몸을 맡긴 채 출동을 나선다. 이번에는 어떤 현장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떻게 하다 다쳤을까? 수많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중 어느새 현장에 도착한다. 만취한 상태로 길을 걷다 넘어져 이마부분이 찢어졌다고 한다. 다행히 지혈은 되어있으나 찢어진 범위가 넓은데다 상처가 지저분하다. 현장 도착 후 표준지침대로(나는, 구급대원이니) 환자에게 응급처치는 물론 현재의 상태와 치료방법, 치료 후 상처가 남을 수 있음을 고지 후 병원을 선정하고, 선정된 병원으로 이송을 하게된다. 여기까지는 구급대원이라면 누구든지 원하는 이상적인 구급출동이다. 하지만 항상 좋을 수는 없는 법, 오늘도 쉽지않은 출동을 나가게 된다. 100건의 출동이 있다면 어느하나 같은 상황의 출동은 없다. 심정지나 중증외상 출동에 비해 특히 주취상태의 출동은 힘듦이 배로 느껴진다. 특히 흥분상태의 환자들은 언어폭력은 물론 여성 구급대원이라는 이유로 성적수치심을 느끼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그러다 흥분상태가 지속되면 욕은 물론 주먹과 발이 눈앞을 지나다닌다. 그럼에도 나는 내 직업이 자랑스럽다. 국민의…
19세기 "당신이 먹는 것을 보면 당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는 브리야사바랭의 일갈은 '인간의 본성을 꿰뚫은 세기의 지혜'였다. 무엇을 먹는지가 존재자의 특성을 결정한다는 명제는 진위를 가리는데 논란이 일 소지가 크게 없어 보인다. 굳이 과학적인 근거나 설득을 위한 논리를 세울 필요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인류가 몸으로 겪으며 체감하는 까닭이다. 커피도 마찬가지이다. 1990년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더 이상 다방에 갇혀 있지 않고 컵을 들고 거리를 누비기 시작하면서 '커피는 구체적 개인을 상징하는 아이콘(Icon)'이 되었다. 손에 쥐고 있는 커피의 브랜드가 당신을 정의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21세기들어 커피가 세계인의 음료로 급성장하면서, 커피는 이제 국가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도구로 나설 태세이다. 국민들이 어떤 커피를 주로 즐기는지를 안다면 그 국가가 어디인지를 말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그럴까? 'Coffeeness'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인 미국의 아르네 프레우스(Arne Preuss)가 지난 1년 동안 구글을 사용하는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커피와 관련해 어떤 검색어를 사용했는지 조사했다. 그가 21종의 커피 메뉴를 집중
어머니는 정든 고향을 떠나 부천으로 거처를 옮기셨다. 봄마다 꽃들이 '팡팡' 터지고, 가을이면 수수 밭고랑에서 호미질 바쁘던 손을 내려놓고 시골을 떠나셨다. '오소소' 모여 정들었던 마을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눌 때,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낯설은 도심에서 시린 무릎을 꺾고 앉은 어머니는, 골목마다 '북적북적'한 시장통로에 옷 가게를 차렸다. 두 아들이 서울의 좋은 대학에 합격하자 학비걱정에 거처까지 옮기신것이다. 시골에서 옷을 팔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처음에 길거리에서 속옷을 팔기 시작했다. 간신히 용기 내어 벌린 좌판이지만, 오직 옷 파는 일에 몰두 하셨다. 몇 년 지나 가게를 반듯하게 차린것도 뚝심 하나로 버텨낸 결과였다. 옷가게에서 들리는 소리다. "엣따 이게 딱 본전이오 차비도 안나오것오 장사란게 다 잇속을 보자고 허는 노릇인디~" 그러던 어느 날 박꽃처럼 훤~하던 어머니 표정이 팽팽한 긴장감으로 시무룩하게 일그러졌다. 어떤 손님과 실갱이를 벌이고 있었는데, 그 손님이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옷을 바꿔 달라 떼를 쓰고있다. 작은목소리로 어머니가 말 하셨다. "요번이 세번째 바꾸러 오셨고만이라우~ 1년 전에 팔은 옷을 또 바꿔달라
다니던 직장에 사직서를 냈다. 올해 6월 말이면 정년퇴직이라 더이상 일을 할 수도 없지만 고민 끝에 3개월을 앞당겼다. 햇수로 15년째 다니던 직장이고 그동안 몇 번이고 이직해야 하나 갈등도 많았는데 정작 사직서를 낼 때는 담담했다. 그동안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했는데 막상 그만두려니 서운함도 크지만 후련함도 있었다. 내 나름대로 많이 지쳐 있기도 했나 보다. 나는 다문화가족센터에서 한국어 방문지도사로 근무했다. 한국어 방문지도사는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그녀들의 가정에 직접 방문해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그녀들이 한국 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낯선 곳에서 힘든 일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먼저 가족과의 의사소통 단절에서 오는 불편함을 조금이라고 해소하고 가족 구성원으로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서 자부심과 긍지도 있었다. 다문화가족센터는 특정 대상자만을 위한 곳으로 인식되어 지금은 '가족센터'로 명칭이 변경됐다. 다양한 유형의 가족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가족의 건강한 변화와 성장을 돕는 기관이다. 가족센터로 명칭이 변경된 것은 다문화가족도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가족의 한 형태로 정착됐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보은에는 속리산으로 들어가는 길에 건물 5층 높이의 '정이품송(正二品松)'이라는 삿갓 모양의 오래된 소나무가 있다. 1464년 세조가 법주사로 행차할 때 타고 있던 가마가 가지에 걸리지 않게 가지를 들어올려 세조가 무사히 지나가도록 해서 정이품(현재 장관급)의 벼슬을 받았다는 소나무로 유명하다. 정이품송의 나이는 약 600년으로 추정된다. 이 긴 시간 동안 정이품송은 재해와 병충해 등 많은 역경을 겪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환경에 적응하며 조화롭게 살아왔기에 같은 자리에서 올곧게 자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승자독식 체제의 정점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공직선거에서 정이품송의 살아온 모습을 보고 배울 것은 없을까.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선거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를 말하라고 하면 금권선거, 비방·흑색선전, 지역주의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주를 이룰 것이다. 이러한 단어들은 국민들에게 정치적 피로감을 주기에 나조차도 이런 말들이 오르내리게 되는 때에는 유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선거가 다가왔음을 체감하기도 한다. 요즘 우리나라 대중매체 정치란을 보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지 않고 소모적인 논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정부는 지난 1월 5일 국회에서 열렸던 건강보험 보험료 개선방안에 대한 당정협의회에서 자동차에 부과하는 건보료를 폐지하는 등 지역가입자 333만 세대의 보험료가 연 최대 30만원 인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가입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개선으로 보험료 및 진료비 부담이 완화되길 바란다. 정부는 보건안보차원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 건강보험 재정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로 건강보험 재정안정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에서 도입하려는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이다. 건보공단이 특사경을 도입하려는 배경은 사무장병원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권 확보와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이뤄 저출산으로 인한 보험료 수입 저하와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지출이 증가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사무장병원은 의료법을 무시하고 비의료인이 의료인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의료기관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과잉진료 등 위법 행위를 하고 있는 사회의 암적인 존재다. 이대로 방치하면 국민과 의료계에 막대한 피해를 주기 때문에 건보공단은 사무장병원 적발을 위해 2014년부터 10년간 행정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공성계(空城計), 적군이 쳐들어 왔을 때 성안에서 성을 방어할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고 성문은 활짝 열어 둔 채 코앞에까지 다가온 적군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전술이다. 이것은 적군이 '이게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가' 싶어 제풀에 물러가기를 바라는 작전으로, 가장 낮은 패로 '올인'하는 무모한 도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또 잘 통한다. 아마 동아시아를 통털어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는 바로 제갈공명의 공성계일 것이다. 제갈공명은 1차 북벌에서 마속이 가정을 빼앗기는 바람에 결국 회군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는데, 이때 본진의 대군을 이미 후퇴시켰으나 정작 본인이 물러나기 전에 사마의의 15만 대군이 어느새 코앞까지 진격해 온 상황이 발생하였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제갈량은 오히려 적군에게 어서 들어오라는 듯 성문을 활짝 열어 놓고 본인은 성루에서 거문고를 연주하며 사마의의 군을 맞이하였다. 그러자 사마의는 제갈량에게 뭔가 다른 계책이 있다고 여겨 결국 퇴각해버린다. 사마의도 당대 최고의 책사인데 과연 이 정도 계책을 꿰뚫어 보지 못하였을까? 제갈량의 공성계는 정사 ≪삼국지≫에도 실려 있다. 다만 본문이 아니라 배송지의 주석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시기와 구체적
[충북일보] "이렇게라도 나서야 60년 이상 가슴에 맺혀 있던 응어리가 풀릴 것 같아요." 해마다 4월이 오면 가슴에 맺혀 있는 한(恨)을 풀지 못해 몸살을 앓는 80대 어르신들이 있다. 1960년 청주공업고등학교 2학년 학생신분으로 4·19 학생혁명운동을 주도하고도 국가로부터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한 김태형(83·옥천읍), 김영한(82), 강건원(83), 곽한소(83), 이영일(82)씨가 그들이다. 김 씨 등은 지난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부 정문 앞에서 청주지역 고등학생 4·19 연합시위 공적재심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 자리에 곽한소 씨는 병환으로 입원 중이어서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영일 씨가 낭독한 '4·19학생혁명운동 전국 3대 발원지 청주공고'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1960년 당시 청주공고 2학년생이던 우리들은 4월 3일 청주시 수동 213번지 김태형의 자취방에 모여 자유당 독재정권의 3·15 부정선거규탄 학생시위운동을 모의하고, 4월 13일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4월 16일, 4월 17일에도 시위를 벌였으며 4월 18일 청주지역 학생연합 시위운동에 참여했다"며 "4·18 청주지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속보=청주시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참여업체, 노조위원회의 임금인상 논의가 오는 6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7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가 임금인상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준공영제 협약사항을 개선하라고 청주시준공영제 관리위원회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준공영제 협약사항이 정하고 있는 임금체계에 대해 각계의 이야기를 듣고 변경을 검토하라는 취지다. 현재는 준공영제 시행협약서와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관한 조례' 중 9조 16항에 '인건비 지원액은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20%를 초과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담겨있어 임금인상에는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권고안에 따라 준공영제 관리위원회는 자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론화를 위한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에 소속되는 위원들은 시에서 2명, 업체에서 2명, 노조에서 2명, 시의회에서 2명 등 모두 13명 정도로 구성된다. 이들은 청주지역 시내버스 운수종사자들의 노동환경 등을 조사하고 임금인상이 타당한 지 검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임금인상의 경우 시민들의 세금을 통해 지원되다보니 시민들에게 위 사안을 알리고, 의견을 청취하는 활동도 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방노동
[충북일보] 송기섭 진천군수가 진천군 살림을 맡은 지 9년 차에 들어섰다. 3선 군수지만 '아직 진천을 위해 하고 싶은 게 많다'며 남다른 지역 사랑과 지역발전에 대한 사명감을 자랑하고 있다. 취임 8년과 민선 8기 반환 포인트를 목전에 둔 송기섭 군수를 만나 취임 당시 목표로 한 군정의 진행 상황과 평가, 남은 시간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진천군수로서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는 게 숫자를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9만 명 진천군민의 선택을 받은 지난 2016년부터 개인보다는 지역의 발전과 군민의 삶을 우선순위에 두고 몰입하다 보니 정신없이 일만 했던 것 같다. 내가 판단한 작은 부분이 지역주민에게는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공직자의 시선에서 결정한 내용이 군민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 현장에 나가 군민과 대화를 나눠야 했으므로 항상 시간은 부족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철도와 인구, 경제 등 어느 지방정부보다 비약적인 성장을 군민, 군 공직자와 함께 이룰 수 있었고,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난 8년간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인가. 수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