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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10.22 13:23:49
  • 최종수정2024.10.22 13:23:49

이삼희

안전보건공단 충북북부지사 교육보건부장

역대급 폭염이라는 올 여름 80대이신 아버지는 지나가듯 "예전 사우디시절보다 더 힘들다"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어린 시절 건설회사에 근무하셨던 아버지가 중동에서 일하셨다는 게 떠올랐다.

그때는 해외여행도 힘들지만 국제전화도 쉽지 않아 어머니의 재촉에 잘 쓰지도 못하는 한글로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기도 하고 카세트테이프에 목소리를 녹음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낯선 나라와 기후에 힘들어도 가족들이 보내준 편지와 음성에 위로받았다고 하셨다.

부모님 방을 정리하다가 그 때의 흔적을 발견하고 지금은 상상도 못하는 살가운 글에 가족들이 다 같이 웃기도 했다.

현재 눈부시게 발전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그 시절 타국에서 땀 흘리며 일한 국민들 덕이 크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1970~80년대 타국에서 고생한 우리나라의 어르신들처럼 자국에 그리운 가족들을 두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일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면서 자국민들이 선호하지 않는 위험하고 힘든 일에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게 됐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공식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는 80만명이 넘고 불법채류자까지 합하면 130만명이라고 할 정도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일하는 분야도 제조업과 건설업을 포함한 전업종에 아우른다.

사업장 수가 매년 증가하는 충북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일반 주민 대비 외국인 근로자의 비율이 높다.

음성군의 경우 지역민 열 명당 한 명이 외국인일 정도여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노력을 앞장서 하고 있다.

이렇듯 증가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데 일조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위험하고 힘든 일에 종사하기에 일터에서 안타깝게도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6월 화성 일차전지 제조공장 화재사고로 외국인 근로자 23명이 사망한 재해만이 아니다.

산업재해를 실시간으로 전하는 앱을 보면 많은 사고가 외국인 근로자에게서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고 내용을 들여다보면 안전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이 사업장 내부에서 교육·공유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안전보건공단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사업장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금지내용을 정해 '4대 금지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안전장치는 절대 해체하지 않고, 모르는 기계는 절대 조작하지 않는다.

또 지정된 보호구 없이는 절대 작업하지 않으며, 가동 중인 기계는 절대 정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당연한 듯 한 이 문구가 캠페인으로 이어진 이유는 외국인 근로자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고용하는 사업주와 관리자들에게도 기초부터 지켜야 할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번 금지 캠페인을 통해 우리나라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터에서 다치거나 아프거나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하면서 이루고자 하는 바를 마치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따뜻한 고향으로 귀국했으면 싶다.

나도 아버지를 마중나간 공항의 분위기를 4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고 있으니 가족의 상봉은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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