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길 이선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보은하면 대추이기도 하지만 보은하면 속리산에 있는 세조길 거울 같은 호수 위로 드리운 산속 먼 그대 못 잊어 하염없이 물드는 숲길 물살 따라 구불구불 꼬부랑길 비릿한 물결 냄새 수달이 산다는 이쁜 강 봄 여름에는 강의 뚜껑 열고 소금쟁이같이 초록빛 물 위를 걸어 보고 싶은 강 가을에는 단풍 든 물 위에 앉아 단발머리 소녀같이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 쓰고 싶은 강 겨울에는 강의 뚜껑 닫고 귤 향기 피는 작은 집 지어 눈 오는 화음 듣고 싶은 강 포근함이 옛길을 꽉 껴안아 간지럼 타는 세조길, 날마다 따라가는 유쾌한 길 오리숲이 있어 법주사가 있어 더 멋진 아주 높은 산 높은 길
멀미 다듬기 이상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뒷모습의 이름들을 외운 시답지 않은 기억들이 검은 곰팡이가 핀 저장창고를 오르내리며 머릿속 그늘을 고독하게 토해낸다 건너지 못한 다리는 무너지고 추억이 서성이는 시간의 집 어깨로 솟은 푸른 귀가 궁벽한 벽에 심장을 꽂은 채 흉터의 향기를 모으고 있다 건너지 못한 다리 양 끝 여전히 나는 없고 여전히 나는 있다 청정을 두드리며 목 조르던 갈증 천년처럼 깊어진 수북한 멀미들을 다듬으며 오늘도 민낯의 언어를 개고 만다
노점상 할미 박찬승 충북시인협회 이사 신발창에 짓눌린 시장 바닥 한 평 남짓 푸성귀 호박 가지 몇 무더기 전 편 곳에 한평생 주름살 얽어진 할미가 터 잡는다 벌레 창 숭숭한 열무는 물기 지고 싱싱하던 가지가 한낮 볕에 시들듯이 허리는 굽어 휘어져 머리는 바닥 닿다 장국밥 오천 원은 손자 과자 두 봉지 돼지국밥 한 그릇은 애호박 열 개 값 그 흔한 부침 하나도 돈 아까워 못 사 먹고 주름 보탠 할미 하나 장바닥 접는 저녁 하루를 넘기듯 허리가 접혀져도 과자 봉 들려진 손에 주름진 웃음 가득
서녘 노을빛 - 서천 포구에서 오무영 충북시인협회 회원 수평선에 드리운 붉은 해 먹구름 덮치면, 그 너머로 무너지며 고개 드는 불덩이 미처 다 못한 말 남겨두고 멈칫멈칫하며, 수평선 넘어 달려드는 성난 파도 침묵하는 바위 머리 들이받으며 너울지며 소리친다 '너 때문이다' 네가 돌을 던졌다고, 온종일 침묵하던 붉은 해 가슴속 밑바닥을 요동치며 타오르는 불덩이 수평선 너머로 내던진다 긴 숨 뱉으며, 서녘 노을빛 잡아당기며,
사랑은 택배로 배달되지 않지 성낙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멸칫국물 진하게 우려내어 별다른 고명 없이 한 그릇 뚝딱 내어놓는 잔치국수 묵은김치만 얹어도 감칠맛이 나는 당신의 사랑 이것은 얼마나 비싼 것인지 간편결제로 아무리 주문 넣어도 배송이 되지 않네
꽃피는 날 표명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설레임 가득가득 안겨주는 목소리 음률을 타고 얼어붙어 굳어지는 가슴속에 따스한 봄바람을 스미게 하는 님 잊혀가는 슬픔의 두꺼운 껍질을 사르르 녹이는 그가 다가온다 보고 싶은데 볼 수 없던 시간들 얽혀진 오해의 한숨 속에 썩혀진 날들이 한 발짝씩 물러난다 드디어 들린다 심장이 뛰는 소리 걸어가는 바쁜 발자국 소리 소리 내어 울던 목소리가 노랫가락 흥겨운 춤추는 무희 되어 취한다 만지고 싶고 느끼고 싶은 님 내 가슴속에 파닥이며 날개를 접는다 기도하며 감사하고 웃음짓는다 함께 숨 쉬고 보고 웃는다
피라칸타 심천 김원선 충북시인협회 회원 아파트 울타리에 줄지어 심어져 있는 피라칸타 봄이면 꽃을 피워 벌 나비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나누어 주고 저들의 중매로 신방을 차리고 깊은 사랑을 나누었지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붉은 옥구슬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장을 하고 아파트 주민들과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아침저녁 출퇴근하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흔들어 놓았지 어쩌면 저렇게 화장을 잘했을까 누가 누가 더 잘했나 뽐내는 것은 아닌지 엄동설한에 기가 죽어 엄살을 부릴 만한데 *피라칸타 :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 피라칸타속 식물의 총칭 꽃말 알알이 영근 사랑
새날의 태양 해국 김성희 뉘들문학회장 충북시인협회 회원 단 한 번도 가득 채우지 못했던 길 한 번 더 뒤돌아본다 아득하게 떨어졌을 때 바닥에 닿지 않을 만큼의 공간 그 숨 막히는 전율의 순간 스스로가 아닌 자신도 모르게 새하얗게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이젠 그러지 말아야지 되새김질했던 아쉬운 말 낡은 기억 던져버리고 정말 그러지 말아야지 뜻밖에 다가온 찬란한 새날의 태양 남은 후회를 침몰시키고 희망의 기적을 건져 올린다
산행의 목적 김미경 충주문인협회 부회장 살기 위해 숨을 가둬가며 산을 오른다 나른한 세포들이 살아난다 슬픔과 지루함이 사라진다 권태와 묵은 때가 사라진다 무지와 타성이 사라진다 하얗게 생각이 증발해 간다 어디까지 가야 영원에 닿을까 생고생을 자처하며 한 발자국씩 움직일 때마다 엉덩이와 잔등은 규칙과 불규칙 사이에서 엇박자를 낸다 앞선 사람들이 찍어놓은 발자국에 발을 포갠다 땀방울이 고인다 호흡이 턱까지 차오른다 발품을 팔면 너를 만날 수 있을까 한 걸음씩 움직일 때마다 구절초가 나를 본다 바위에 뿌리 내린 소나무가 나를 본다 너를 만나기 위한 나의 보폭은 얼마나 될까
함박눈 내리는 날 -의림지에서 갈빛 김명자 충북시인협회 제천지회장 함박눈 진종일 내리는 날 꽁꽁 얼어붙은 의림지에 소복이 쌓여있는 흰 눈雪을 보면서 상큼한 발자국 두 개 나란히 찍어두고 싶은 욕망을 가져 봅니다 생각만으로도 마음 설레는 너무나 좋은 그대! 흰 눈의 차콤함이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순간 사슴 닮은 그대 모습이 두 눈을 후려칩니다 그동안 품었던 허황된 꿈과 욕심, 편굴한 생각들 모두 내려놓고 내 마음에 용서를 빕니다 온몸으로 흰 눈을 받아들이고 아무런 욕심 없이 품고만 있는 고요한 의림지처럼 나도 그렇게, 맑은 영혼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그리움이 쌓이면 추억이 된다'던 님의 말을 떠올리며.
[충북일보] 봄이 오면 음성군의 벚꽃 명소들이 벚꽃 향연을 펼치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생극면 응천십리벚꽃길, 감곡면 청미천 벚꽃길 그리고 맹동면 윗맹골 수변공원 등 음성의 벚꽃 명소들이 상춘객들에게 화사한 봄 풍경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먼저, 응천십리벚꽃길은 총연장 3.5㎞에 걸쳐 벚꽃이 만개하는 곳으로 생극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길이다. 이 곳은 2007년부터 벚꽃나무를 심기 시작해 지속적인 관리와 보존으로 지금은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10리에 걸쳐 벚꽃 터널을 이루는 응천벚꽃길은 시작점인 출렁다리를 건너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고, 중간중간 시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특히 출렁다리의 유리 바닥은 하천을 내려다볼 수 있는 투명한 유리창으로 만들어져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오는 5일에는 생극응천십리벚꽃길보존회(대표 김기헌) 주관으로 제3회 '생극응천십리벚꽃길 걷기대회'가 열려 가족과 함께 벚꽃길을 걸으며 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벚꽃 명소인 감곡면 청미천 벚꽃길은 음성군의 대표적인 벚꽃 나들이 명소로 자리 잡았다. 청미천을 따라 조성된 벚꽃길은 약 3㎞에 걸쳐 하얗고 분홍빛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오는 2026년 2월 실시 예정인 전국 신협 개별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과열 혼탁 양상이 우려되자 신협중앙회 차원에서 불법선거 근절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신협중앙회와 충북본부에 따르면 내년 2월 치러지는 신협별 이사장 선거는 오는 2029년 예정된 전국동시신협이사장 선거를 앞둔 마지막 개별 이사장 선거다. 충북도내의 경우 80여개 신협 중 40여개 신협의 이사장 임기가 내년 2월 중 만료된다. 이중 다수 후보자가 등록하는 신협은 경선을 치르게 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치열한 선거가 전망되면서 투표수 확보를 위한 조합원 가입과 출자금 대납 등 불법선거운동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신협 관계자 A씨는 "최근 조합원 가입을 유도하는 모집책을 통해 가입한 경우 또는 출자금 대납을 통해 조합원 가입을 했다는 이들의 제보가 늘고 있다"며 "먼저 가입 후 통장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입금하는 방식도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신용협동조합법에 따르면 조합원은 출자좌수에 관계없이 평등한 의결권과 선거권을 갖는다. 1인 1 투표제다. 다만 조합원 자격 유
[충북일보] 이영석(60) 충북예총 회장이 27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이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영석 신임 충북예총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는 만큼 더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고 있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이영석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예술인의 권익과 위상 정립 △창의성과 혁신을 위한 미래기반 구축 △충북예술의 글로벌 강화 △지속가능성과 통합적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어느 한 가지부터가 아니라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만들어져야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예총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뿌리 찾기 일환으로 70년사를 발간하고, 원로 예술인의 발자취를 후배예술인들이 바라보며 귀감을 삼을 수 있도록 명예의 전당격인 충북예술원을 설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열악한 충북예총 재정현황 개선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자생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원금만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모사업이나 지자체 위탁사업 등을 통해 수익사업까지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시대속에 순수예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