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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병원, 전공의 106명 일괄 사직 처리… 의료 위기 봉착

충북대병원, 지난달 말 전공의 106명 일괄 사직 처리
병원 측 사직 처리 유보하며 전공의 설득했으나 결렬
충북대 전문의 "이젠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웹출고시간2024.09.01 20:01:01
  • 최종수정2024.09.02 16:33:49

충북대학교병원이 소속 전공의 114명 중 106명의 사직서를 계약만료 등의 사유로 지난달 말께 최종 수리한 가운데 9월의 첫날이자 일요일인 1일 오후 119구급대원이 충대병원 응급실로 응급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사직서 수리를 보류해 오던 충북대학교병원이 끝내 전공의 사직을 수용했다.

충북대병원은 소속 전공의 114명 중 106명의 사직서를 계약만료 등의 사유로 지난달 말께 최종 수리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전공의들이 지난 2월부터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지 6개월여만이다.

이에 따라 충북대병원에는 근무 중인 전공의 8명만 남고 모두 결원인 상태가 됐다.

충북대병원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계약 기간은 올해 2월 29일까지였다.

하지만, 이 시기 정부가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정책 등이 담긴 의료 개혁 정책을 내놓자 소속 전공의들은 이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계를 떠났다.

전공의들의 병원 현장 이탈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이들에게 업무개시(복귀)명령을 내리는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했다. 사실상 이들의 사직 처리를 불허한 셈이다.

이 같은 압박에도 전공의들이 복귀할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정부는 지난 7월 각 수련병원에 전공의 사직 처리를 완료하고 결원 규모를 확정하라고 했지만, 충북대병원은 한 달가량 사직 처리를 유보해 왔다.

집단 사직 처리 시 전공의들이 다시 돌아올 명분이 없어져 버리고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떠날 것을 우려해서다.

이 기간 병원 측은 이들의 복귀를 위해 충북전공의협의회와 만나 소통을 이어왔으나, 전공의들은 계약 만료 처리를 해달라며 줄곧 단호한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병원은 전공의들의 빈 자리는 남겨둘 예정이지만, 의정 갈등의 핵심인 간호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전공의들이 다시 돌아올 확률은 희박해 보인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인원 7천645명을 모집했지만, 지원 인원은 고작 104명(1.36%)에 그쳤고, 도내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전공의 집단 사직 처리가 현실화되자 병원 내부에선 전공의에게 의존하지 않는 전문의·진료 지원(PA) 간호사 중심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충북대병원에는 현재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꿀 수 있는 의료 인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는 결국 병원 내 전문의와 전담 간호사의 몫이 됐고, 이들의 업무 피로도는 한계에 다다랐단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충북대병원 한 전문의는 "그동안 우리는 전공의들이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버텨왔지만 이젠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또 다른 희망이었던 의대생들도 집단 유급되고 교수를 포함한 전문의들도 병원을 떠나는 모습을 보니 눈앞이 깜깜하다"고 한탄했다.

현재 충북대병원에 남아있는 전문의 수는 210여 명으로 지난 2월 이후 병원을 떠난 전문의는 10여 명으로 알려졌다.

전공의(Resident)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특정 분야의 전문의가 되기 위해 병원에서 수련을 받는 의사를 말한다.

이들은 병원에서 전문의의 진료를 보조하고 환자를 진료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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