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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1.07 15:34:22
  • 최종수정2024.01.07 15:34:22

이명순

수필가·한국어강사

작은딸이 연말을 같이 보내자고 연락했다. 각자 집에서 혼자 있어야 하니 함께 보내자 하여 내가 안양으로 가게 됐다. 작년까지는 언니와 둘이 보냈는데 한 달쯤 전에 언니가 결혼하니 작은딸이 혼자 남게 됐다.

부모는 자매가 같이 있으니 서로 의지하고 안심도 되니 든든하고 좋았다. 이제 신혼인 큰딸은 행복해 보여 좋은데 작은딸도 본인의 생각과 관계없이 부모 마음에는 누군가 옆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은딸은 언니와 같이 사는 것도 좋아했지만 혼자만의 삶도 꽤 즐기는 편이다. 서로 근무 환경이 달라 함께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때는 혼자 밥 먹고 영화나 공연도 혼자 보러 가는 편이다. 그렇게 각자의 삶을 살아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은 가족들과 보내면 좋지 않겠냐고 한다.

혼자 사는 엄마를 배려하는 딸의 마음이 느껴져서 고마웠다. 가족이 함께 있을 때는 한 해를 돌아보며 좋았던 일, 힘들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자정에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면 신년을 축하하고 덕담을 나누며 새해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했다. 하지만 혼자 있으면 휴대전화로 축하 인사는 전하지만 뭔지 모를 쓸쓸함도 느껴진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읽었는지 뮤지컬 공연도 예약하고 맛있는 식당도 알아본다고 한다. 다른 일정으로 연말을 함께 못 보내는 큰딸도 마지막 날 저녁은 합류하기로 해 갑자기 바쁜 연말연시를 보내게 됐다.

흰 눈이 펑펑 내리는 날 딸과 함께 서울 거리를 다니며 행복했다. 수많은 인파에 떠밀리듯 다니며 피곤함도 있었지만 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소중했고 마음이 여유로웠다. 늘 내게 힘이 돼 주는 딸들이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시댁 가까이 살며 첫딸을 낳았을 때 시부모님은 매우 섭섭해하셨다. 그리고 다시 둘째 딸을 낳았을 때는 서운함을 숨기지도 않으셔서 나는 서러움에 많이 울었다. 불과 삼십여 년 전만 해도 아들 선호 사상이 있었다. 아이들이 크면서 시부모님이 손녀들을 예뻐해 주셨지만 어머님은 우리 딸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늘 이름도 헷갈리셔서 나를 속상하게 했다.

지금은 그때의 시어머니 마음이 무관심이 아니고 나이 들면서 여러 명의 손자녀 이름을 혼동하셨다고 이해하지만 그때는 유독 우리 딸들 이름만 헷갈리시는 게 아주 서운했고 나 역시도 시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도 가슴 한켠에 남았었다.

나는 원래부터 딸을 좋아했지만 다행히도 시댁에서 둘째 아들이었던 남편도 크게 아들을 선호하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우리 부부는 이제껏 살면서 아들이 있어도 좋았겠지만 없다고 크게 아쉬움을 가진 적도 없이 딸 둘이 주는 기쁨을 소소하게 누리며 살았다.

그렇게 삼십 년이 지나며 결코 바뀔 것 같지 않던 남아 선호 사상도 사라졌다. 지금은 저출산과 고령화가 사회 문제가 되는 세상이니 부모와 자녀가 서로에게 의지하기보다 각자 독립된 삶을 사는 것을 추구한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수밖에 없다.

변해가는 세상을 살면서 늘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두 딸이 내 딸로 태어나줘서 새삼 고맙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앞으로도 살아갈 수 있기를 새해 소망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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