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3.07.04 17:36:32
  • 최종수정2023.07.04 17:36:32

선우혁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 주임

며칠 전 저명한 진보 지식인이 한 공중파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영상을 보았다. 여러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 중 저출산과 관련된 내용이 기억이 남는다. 인구감소가 재앙이라는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더 살기 좋은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와 관련하여 주요 논지는 다음과 같다. "인구의 증가는 국력의 확장이나 개개인의 행복 증진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다." "생태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저출산 현상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출산은 개인 삶에서의 선택이다. 그러므로 이미 태어난 사람을 대상으로 더 풍요롭고 자유롭게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면 된다." "덴마크는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더 적지만 훨씬 더 잘산다." 등이다. 인구 위기 극복의 새로운 관점이라 생각되어 인구가 자연감소 중인 한국이 살기 좋은 국가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일반적으로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을 2.1명이라고 한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73명, 내년에는 0.7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두 가구 중 한 가구만 1명의 자녀를 두게 된다. 4명에서 1명으로. 즉, 대를 이을수록 인구의 75%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향후 10년간 생산가능인구가 300만 명이 줄어든다고 한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미래세대는 태어나자마자 부채를 안고 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국가의 성장동력이 점차 떨어지고 각종 사회 인프라의 붕괴도 예견된다. 만약 대규모 이민을 받게 된다면 사회적 갈등을 겪게 될 가능성도 크다.

이 중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노인 문제다. 노인은 경제와 거리가 멀다. 노인의 소비 패턴, 의료비 증가율, 노인 일자리 사업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공적 이전소득의 대상이다. 현재는 25~59세의 핵심 노동인구가 그 외의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20~30년 후에 급증한 노령의 사람들을 누군가는 먹여 살려야 한다. 누군가는 특정 산업에 종사해야 되고 또 누군가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에 종사해야만 한다. 그래야 의료와 돌봄 서비스도 가능하고 신산업을 육성해 경제를 견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서두에 나온 생태주의적 관점이 결합된 인구 500만의 북유럽 국가 모델의 예시가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현 상황을 상호부조 성격을 가진 '계'를 빗대어 설명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계원들이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 가운데 신규 계원 모집도 난망하다. 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비도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어려움을 타개할 현실적인 방안으로는 계원 모집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인(저출산 정책)과 기존 계원이 두세 명의 몫을 납부(증세)하는 방법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김영미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해 일 중심·경쟁보다 삶의 질을 추구하고, 가족·아이 친화적인 기업 및 사회 환경과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일 중심적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만든 기존의 사회 시스템이 현재의 젊은 층에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젊은 층의 '현재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국가가 새로운 시스템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저출산의 다양한 원인과 대책이 있으므로 국가의 노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부분은 한국의 기업 문화라고 생각된다. 기업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국가 정책은 제대로 작동하기가 힘들다. 기업 문화가 단시간에 바뀌는 걸 기대하기란 어렵다. 한국 기업은 직원을 기계 부품이 아닌 나와 같은 파트너로서, 더 나아가 같이 발전하는 상대방으로 인식하는 태도가 없기 때문이다. 큰 기대감은 없지만 위 인터뷰 내용대로 '일 중심·경쟁보다는 삶의 질 추구', '가족 친화적인 기업과 사회 환경 문화'가 조성되길 바란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이재영 증평군수 "새로운 100년 기반 다진 해"

[충북일보] 증평군이 군 개청 20주년을 맞았다. 증평군은 이재영 군수가 지난해 7월1일 취임후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주민과의 대화를 통한 소통이 군정발전에 큰 도움을 주면서 군민들이 이 군수의 행보에 공감을 하고 있다. 지난 1년간의 성과에 대해 알아본다. ◇군수 취임 이후 1년을 맞이한 소감은 올해는 군 개청 20주년이 되는 해로 그 의미가 크다. 스무 살 청년 증평은 지난 20년 동안 보여준 눈부신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100년을 위해 더 강하고 큰 증평을 만들고자 열심히 뛰고 있다. '군민 중심 새로운 미래 증평'을 군정 비전으로 정하고 1년 동안 증평 지역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군수로서의 소명을 다해 왔다. 주민과 소통하고 주민이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증평만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그 결과 △ 국가균형발전 우수사례 전국 최초 8회 최다 수상 △지방자치단체 정부혁신평가 5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 △전국 군 단위 유일 재난관리평가 1위에 선정되는 등 활기가 넘치고 밝은 미래가 보인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주민들이 보내주신 무한한 신뢰와 지지 덕분이다. 앞으로도 주민과 소통하고 협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