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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 청주시민 관심 부탁"

임규헌 국가무형문화재 제101호 금속활자장 전승교육사
국가무형문화재 제101호 금속활자장 임인호씨 아들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얻은 '성취감'이 원동력
"직지 상·하 78판 복원한 아버지처럼 저만의 작품을 해내는 것이 목표"

  • 웹출고시간2022.08.16 20:42:47
  • 최종수정2022.08.16 20:42:47

임규헌씨가 '국가무형문화재 금속활자장 전승교육사' 인정서를 보이고 있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잠 잘 시간도 아껴가며 연습에 매진한 결과가 좋게 나와 다행입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01호 금속활자장 이수자 임규헌(30)씨가 지난 9일 '국가무형문화재 금속활자장 전승교육사'로 인정을 받았다.

무형문화재 인정은 최고명인에 보유자, 그 아래 전승교육사-이수자 순이다. 보유자란 해당 분야 최고기술을 가진 장인에게 부여된다.

전승교육사는 전승 기량을 갖추고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정된 전수교육을 실시하는 사람이다.

그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보유단체)'만이 갖던 '이수자 양성 전수교육 권한'을 준 것으로, 무형문화재 전승 기반 확대와 활성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임규헌씨는 아버지이자 스승인 국가무형문화재 제101호 금속활자장 기능보유자인 임인호(58)씨의 아들이다.

어린시절부터 당연하게 곁에서 지켜보던 금속활자 제작은 이제 임씨에게 인생의 절반을 걸어온 길이자 앞으로 나아갈 길이 됐다.

임씨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너무 힘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도와드렸다"며 "당시에는 이 길에 대한 흥미도 없고, 한다고 해도 잘 해낼 자신이 없어 이 길을 걷지 않겠다고 생각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기술을 물려주기 위해 강제적으로 시켜 시작한 일이었지만 일보다는 '성취감'을 배우면서 내 길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전했다.

임인호 금속활자장이 청주시금속활자전수교육관을 찾은 시민들에게 금속활자 주조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성지연기자
시작은 아버지의 의지였지만 그가 금속활자장으로의 길을 선택한 이후부터는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나아갔다.

하루 중 그의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는 시간은 밤 10시부터다. 조용하게 혼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이용해 아침 6시까지 오롯이 작업에만 몰두한다고 한다.

남들과 활동하는 시간이 다르다보니 쉬는 시간이나 취미, 운동도 주로 혼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는 "가끔 친구들과 만나더라도 혹시 술로 인해 손에 영향을 줄까봐 잘 안 먹는다"며 "어쩔수 없이 먹더라도 조금만 하고 집에오면 그때부터 아침까지 다시 연습한다"고 이야기했다.

모든 것은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작업은 '각'이다. 가장 처음 성취감을 느꼈던 작업이기도 하다.

임인호(오른쪽) 금속활자장과 임규헌(왼쪽) 금속활자장 전승교육사.

ⓒ 성지연기자
금속활자 주조를 위해 필수인 '쇳물 붓기'작업은 조금의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작업이라고 한다.

그에게 어려운 작업을 묻자 "활자 작업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모든 과정이 어렵다"며 "작업하는 칼 하나가 부러지면 몇 시간을 갈아야한다. 도구 하나에도 노력과 땀이 들어가 쉬운 작업은 없다"고 단언했다.

아버지이자 스승인 임인호 금속활자장은 임규헌씨에게 '다가갈 수 없는 존재'다.

"열심히 작업하다보면 실력이 늘어난 것이 제 눈으로 보일때가 있다"며 "그때가 가장 성취감을 많이 느꼈을 때지만 동시에 아버지이자 스승님을 보면 '저 멀리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다가가려고 또 노력하다 보면 저 멀리 계신다"며 "조금이나마 더 다가가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직지 상하권을 복원하셨듯이 저만의 큰 작품을 해내는 것이 저의 목표"라며 "이제는 이수자로서 작품 출품도 해내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임인호 금속활자장이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상하 78판을 복원하던 2011~2015년은 임규헌씨에게도 가장 고된 시기였다.

임규헌 금속활자장 전승교육사가 청주시금속활자전수교육관을 찾은 시민들에게 금속활자 주조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 성지연기자
그는 "당시에 일하다가 도망친적도 있다"며 "복원 작업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다보니 부모님이 눈에 밟혀 결국 다시 돌아왔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임씨 부자는 청주시금속활자전수교육관에서 매주 금요일과 매달 첫째주 토요일마다 3회의 '금속활자 주조과정' 정기 시연을 하고 있다. 줌(ZOOM)을 활용해 다른 지역에서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온라인 교육도 함께 진행된다.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청주보다 대구, 부산 등의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시민들이 많은 편이다. 학생들의 관심도도 매우 높다고 한다.

매주 관람·체험객들과 만나 소통하는 시간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관람하는 아이들을 위해 매주 선물도 챙긴다. 최근에는 '포켓몬빵'을 퀴즈 선물로 준비한다.

임인호 금속활자장과 임규헌 금속활자장 전승교육사가 청주시금속활자전수교육관을 찾은 시민들에게 금속활자 주조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 성지연기자
임씨는 "시연을 보며 신기해하고 재밌어하는 아이들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다"며 "아이들에게만 선물을 주는 이유는 금속활자와 직지에 좋은 기억을 갖게 됨으로써 나중에 커서도 널리 알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주시민들에게 직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부탁했다.

임규헌씨는 "직지는 금속활자를 증명할 수 있는 가치를 갖는 책이다. 현존 최고의 금속활자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중요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며 "청주 시민들이 직지의 가치에 대해 관심과 아끼는 마음으로 널리 홍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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