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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5.28 16:11:34
  • 최종수정2020.06.25 13:30:15

안남영

전 HCN충북방송 대표이사

지역 부동산 시장이 방사광 가속기 때문에 들썩이고 있단다. 잘 모르겠지만 생산과 고용 유발 효과가 지나치게 반영된 듯한데, 아무튼 거품이 걱정된다.

각설하고 그 이름을 논하고자 한다. 도무지 어려운 물명이 아닐 수 없다. 유력 인사조차 이걸 '방사능 가속기'라고 헷갈리기도 했다. 이번 부동산에 눈독 들인 사람 중에 그 정체를 꿰뚫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작명이 문제다. 작년 특수부를 개명한 반부패수사부는 희한한 구조다. '수사'가 목적어를 취한다고 보아 접두사 '반'은 없어야 맞는다. 금융을 감독하는 게 금융감독원이듯 부패를 수사하면 '부패수사부'로 족한 거다. 평소 이런저런 이름짓기에 관심을 두다 보니 방사광 가속기를 들을 때마다 은근히 짜증이 난다.

과학기술계 안에서야 그렇게 쓰든 말든 알 바 아니다. 다만 경제 효과와 세금 투입이 엄청나다면, 공무원들은 적절한 용어 선택에 신경 써야 옳다. 웬만한 사람도 알아듣기 쉽게 말이다. 보도 초기에 기자들이 딱해 보이기까지 했다. 잘 알지 못하는 과학적 내용 설명에 고생한 흔적이 기사 행간에 역력했다―필자의 이해력 탓이었는지 모르지만.

뉴스마다 장황했던 해설을 요약하면 그 시설인지, 장치는 '최첨단 초대형 현미경'이다. 위키백과는 '초고성능 거대 현미경' 또는 '꿈의 현미경'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얼마나 알아듣기 쉬운가. 그럼에도 애초에 이걸 유치하고자 했던 '나리'들이 알기 쉬운 용어 대신, 감 잡기 어려운 '방사광 가속기'를 왜 그리 고집했을까?

단언컨대 학계나 기관엔 민주적 발상 토대가 용어 선정에 미치지 못해서다. 세종대왕님이라면 누구나 알기 쉽도록 신경 쓰셨을 텐데. 번역하기 힘들다, 우리말로 풀어 쓰면 너무 늘어진다는 게 그쪽 풍토인 듯하다. 원어(싱크로트론 라디에이션)를 그냥 쓰는 것보다야 방사광 가속기가 낫다고· 방사광(선) 번역은 그렇다 치고, 가속기가 붙어서는 본말전도식 작명이다. 냉장고를 '냉매 열흡수기', 전화기를 '전파신호교환 단말기'로 부르는 거나 마찬가지다.

내친 김에 무분별한 외래어 실태도 건드려 보자. 요즘 외국어투 아파트 이름이 어르신들 방문 저지용이라는 우스개가 있거니와 외국어 일변도의 그 '네이밍'이 도를 넘은 듯하다. LX, LH 등 공기업 개명이 그렇고, 약품이나 담배 이름 등 외국어에 약한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 해외진출 차원이라면 모르되 아니라면 사뭇 허세일 뿐이다.

정책 이름도 짐짓 혁신을 앞세울라치면 으레 외국어로 멋 부린다. 테크노폴리스, 밀레니엄타운, 미디어크리에이터, 규제 샌드박스, 청주 페이, 스튜어드십 코드, 커뮤니티 케어 등 끝도 없다. 이를 두고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신사대주의'라고 지적한다.

기자들도 물들어간다. 스모킹건, 싱크홀, 리스크, 패스트트랙 등 16세기 이래 한자어로 우리말을 죽여 놓은 지식인들을 연상시킨다. 여기 배움이 부족한 대중을 위한 배려가 있기나 한가?

다시 공공기관 말인데, 딴은 민주적 작명 노력이 없지 않다. 귀에 익은 동(면)사무소를 주민센터로 바꿨다가, 행정복지센터로 변경한 게 다 주민관점에서 임한다는…. 정부나 자치단체 조직도를 보자. 이름이 제반 분야를 망라하느라 너무 길다.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이런 식이다. 국회엔 15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상임위원회)도 있다.

두루 아우르기만 하면 민주적일까? 창의는 온데간데없고,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으로 알려진 만담 속의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삼천갑자동방삭'과 같은 1차원적 발상이다. 해서 대중은 불만스럽고 불편하다. 세상에서 가장 긴 배우 이름은 '장항선'이라는, 뽀빠이 식 착상이 세상의 '이름담당관들'에게 어떤 영감을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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