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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인재가 충북의 미래다-①충북은 권력의 변방

①충북은 권력의 변방
좁아지는 충북 입지… '인력 풀'도 제한적
文정부 충북인사 발탁 '뜬구름 잡기'
靑 비서관은 고사하고 행정관도 없어

  • 웹출고시간2018.08.27 21:07:11
  • 최종수정2018.11.01 09:49:36

글로벌 무한경쟁시대를 충북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분야별 인재양성 시스템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준비없이 보낸 수십 년, 인재 고갈에 맞닥뜨린 충북의 현실은 안쓰럽기까지하다. 지난 8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역과 함께하는 혁신성장 회의 모습.

ⓒ 뉴시스

편집자

20년 뒤 충북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여러 변화가 예상되지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인구감소다. 도내 농촌지역 소멸위기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인구감소와 함께 충북의 성장 동력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어쩌면 4차 산업혁명을 넘어 5차, 나아가 6차 또는 10차 산업혁명까지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지역 인재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한 문제다.
인재가 없는 지역은 생명력을 찾을 수 없다. 인재를 통해 지역 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인재가 있어야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를 돌파할 수 있다. 충북의 인재양성 시스템은 걸음마 수준이다. 각 지자체가 아무리 노력해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한다. 문제는 국가적 시스템이다. 각 분야 전문가를 대거 배출할 수 있는 인재양성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충북지역 A단체장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하소연을 한다. 국비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를 방문하면 지역 출신 고위공직자를 찾아볼 수 없다는 얘기다. 다른 단체장들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사소한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데 조언받을 사람이 없다고 한다. 왜 그럴까. 영·호남 패권주의에 밀린 충청의 현실이다. 본보는 이에 따라 연중기획 '지역 인재가 충북의 미래다' 시리즈를 마련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인재고갈 현상을 진단하고 인재육성을 위한 지역 차원의 관심을 고취시키고자 한다.
[충북일보=서울]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충북 인사가 진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북 정·관가에서는 '지역 안배'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으나, 자조 섞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직에 발탁된 인사는 김동연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음성),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청주), 노영민 주중대사(청주), 정범구 주독대사(음성),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충주), 이원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충주)이 꼽힌다.

지난해 5월부터 법무부 차관을 맡아온 이금로 전 차관(증평)은 지난 6월 대전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8월 임명된 이성호 7대 국가인권위원장(영동)은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있어 중앙에서 충북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 사장으로는 충북도의장을 지낸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청주)이 유일하다.

청와대는 더욱 심각하다.

수석과 비서관급은 고사하고 지역과 청와대를 이어주는 '핫 라인(hot line) '이 없다.

행정관급도 씨가 말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이장섭(제천·충북대)·유행열(청주·충북대)씨가 각각 선임행정관에 임명됐다.

하지만, 이 씨는 충북도 정무부지사로 자리를 옮기며 사직했다. 유 씨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주시장 선거를 치르기 위해 사직했다.

문재인 정부 2기 개각과 관련, 충북에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협소한 '인력 풀(Pool)'에 있다.

지역 안배를 하려고 해도 적임자는커녕 자격요건을 충족한 이조차 찾기 힘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소위 '엘리트' 중에서도 '파워엘리트'로 불리는 'SKY(스카이)' 출신 편중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도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한 중앙언론이 분석한 문재인 정부의 파워엘리트 213명 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일컫는 SKY출신의 비중은 61%였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는 50.5%, 이명박 정부 1년 당시에는 64.8%, 노무현 정부 중반에는 56.8%의 비중을 보였었다.

수치로만 보면 SKY 과점 현상은 이명박 정부 시절과 비슷하다.

SKY 과점 현상 심화는 특정 출신학교를 선호하는 것을 넘어 자칫 '순혈주의'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충북의 경우 학력 저하 등으로 SKY 대열에 드는 일조차 점점 줄어든다는 점이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정부부처에서 'SKY' 출신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국회의원 보좌관만 하더라도 서울대 출신이면 중앙부처에 동문이 많아 전화 한두 통으로 민원이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인재 풀이 협소하다는 것은 적합한 조건을 갖춘 인적자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나, 체계적으로 육성되거나 관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치나 관료사회뿐 아니라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충북 출신이 사라지는 것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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