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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락동 철도 이설에 따른 제천 동부지역 발전 토론회

  • 웹출고시간2014.12.23 18:51:15
  • 최종수정2014.12.23 18:51:06

편집자

제천 장락동 철도가 동부 외곽으로 이전된 지 1년여가 지났다. 그동안 태백선이 마을을 관통한 탓에 지역발전에서 소외돼 온 이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도시개발 및 정비가 하루빨리 이뤄지길 소망하고 있다. 23일 제천 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장락동 철도이설에 따른 동부지역 발전 토론회'에서도 지역균형발전을 요구하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주제발표 권태호 세명대 교수

권대호 세명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 도시개발 정책은 신규개발·재건축·재개발에 중점을 뒀다. 지금은 옛 도심을 다시 살리는 도시재생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장락철도 이설에 따른 도시개발 문제도 도시재생방향 차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천은 1980년대 이전에는 인구가 증가하고 중앙도심이 확장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인구 정체 내지 감소, 아파트 중심의 외곽 개발, 옛 도심 쇠퇴라는 방향으로 개발이 전개됐다.

그러다보니 각종 문제점이 나타났다. 토지, 건물 소유자 중심으로 진행된 도시개발은 옛 도심 공동화 현상 같은 폐해를 불러왔다. 이제는 개발 방향을 바꿔 도시재생 관점에서 도시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주민과 공동체가 중심이 돼 지역을 활성화하고, 자력기반이 미약한 쇠퇴지역을 대상지역으로 삼아야 한다. 사업은 물리적 성능 개선에서 벗어나 종합적 공간기능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도시개발정책은 도시기본계획과 도시재생계획으로 양분돼 있다. 제천 역시 2020년 제천도시기본계획과 2015년 수립 예정인 제천도시재생전략계획이 맞물려 있다. 두 계획은 상호보완성과 적합성을 지녀야 하며, 수립과정에서 주민 참여가 담보돼야 한다.

도시재생을 고려한 제천의 도시기본계획은 △외연적 확장에서 도시내부 확장으로 △생태적인 도시 토지이용 △도심부 재생전략으로 나눠 추진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장락철도가 이설된 제천 동부지역은 △용도지역 정비 △폐철도 부지와 고암천을 연계한 활용방안 검토 △재해위험지구 정비 △수요기반형 주거지 개발관리 측면에서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

기존의 태백선 폐선 부지는 자전거도로·산책로·힐링로드나 공원·광장, 레일바이크·모노레일, 태양광 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게 좋겠다는 시민 의견이 있었다.

토론회

◇ 안대준 제천시 지역개발과장

제천 동부지역은 고암천을 기준으로 동쪽에 위치한 지역을 일컫는다. 행정구역은 신백동, 두학동, 장락동 등 8개 법정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인구는 5천500세대 1만4천명으로 제천시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지역은 태백선 철도이설이 완료된 2013년 이후 개발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지역보다 높은 곳이다. 제천시는 이미 2004년부터 신백동 지역을 도심생활권에 포함해 복합형태로 전환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등 앞으로 이뤄질 동부권 개발에 많은 대비를 하고 있다.

동현 과선교 철거, 고암재해위험지구 정비, 장애인체육관 건립 등도 큰 틀에서 동부권 개발을 위한 단계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겠다.

다만 제천시 인구가 14만명에 머물고 있어 추가적인 주거지역 개발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동부지역을 일시에 대규모로 개발하는데 있어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태백선 폐선부지(14.3㎞, 24만6천㎡)는 어떠한 개발을 하기보다 시에서 매입한 뒤 장래 대규모 개발에 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안이라 본다. 오히려 별개 사업으로 추진할 때 대규모 개발에 악영향을 끼친 선례도 참고해야 한다.

◇ 손세원 충청대 교수(부총장)

장락동 철도 이설에 따른 기존 부지는 규모 상으로 대단위 신도시 개발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구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더 이상의 주거용지를 늘릴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면 신도시 개발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본다.

따라서 '도시재생'이라는 새로운 트렌드 관점에서 개발을 검토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국토부 등 정부 부처에서도 도시재생사업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청주시의 경우 올해 옛 연초제조창 부지가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선정돼 50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물론 철도부지와 연초제조창 부지의 특성 차이는 있겠지만, 옛 것을 다시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관점은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다.

내년에도 전국 30개 지역이 도시재생지구로 지정된다. 선정만 되면 100억에서 20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농림부의 읍면동종합정비사업, 중소기업청의 상권활성화사업, 지역발전위원회의 낙후지역개발사업 같은 유사한 재생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응모하길 권한다.

개발 과정 측면에서는 주민들이 주체가 돼야 한다. 대규모 개발이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뒀으면 한다.

제천의 미래를 만드는 판단과 결정, 시행 모두 주민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조급하게 빨리빨리 하기 보단 천천히 긴 안목을 갖고 많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지역 발전은 지역 공동체가 이끌어야 한다.

◇ 강성원 제천시 신백동 통장협의회장

그동안 신백동은 지역을 가로막은 태백선과 과선교 탓에 제천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란 오명을 벗지 못했다.

신백동 주민들은 태백선 철도 이설에 따른 폐철도 부지와 주변의 토지를 매입한 뒤 민자유치를 통한 휴식공간이 조성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태백선이 마을 중심으로 지나가면서 많은 피해를 입은 두학동, 고명동 주민들에 대한 보상 개발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두학동의 경우 1946년 개교한 두학초등학교가 시골 분교만도 못한 학교로 전락하기에 이르렀다. 재학생 수는 1960~1970년대 900명~1천명에서 현재 40여명으로 대폭 줄었다. 개교 이래 최대 위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 지역 토지는 40년 넘게 생산관리지역으로 묶인 탓에 아무런 개발 행위를 하지 못했다. 두학동 주민 모두는 하루 빨리 도시계획이 재정비돼 두학초등학교가 활성화되고, 지역이 발전되길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 이경기 충북발전연구원 박사

앞에서 제시한 '도시재생개발'과 '지역민들의 참여'라는 두 가지 대원칙에 적극 공감한다.

동부지역의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는 도시기본계획과 도시재생사업이 복합적으로 처방돼야 한다.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6월에 공포됐는데, 제천시도 서둘러 관련 조례를 만들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주민 참여를 전제로 하되 이 지역 대학 교수 등 전문인적 인프라 활용한 총괄 코디네이터도 시 차원에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폐철로 활용은 제천시만의 차별화 관점에서 접근했으면 좋겠다. 전국적으로는 레일바이크가 유행하는데 굳이 이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제천만이 갖고 있는 인프라, 특히 한방이나 바이오를 연계해 다른 지역과 차별화를 뒀으면 한다.

정리=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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