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집게 논술 (고등)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제시문>

‘그래프 이론’의 핵심 ‘노드(node)’와 ‘링크(link)’

18세기의 수학자 오일러는 잘 알려진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그래프 이론’이라는 수학의 한 분야를 열었다. (중략) 쾨니히스베르크에는 프레겔 강이 흐르고 있고, 이 강에는 두 개의 큰 섬이 있다. 그리고 이 섬들과 도시의 나머지 부분을 연결하는 7개의 다리가 있다. 이때 7개의 다리들을 한 번만 건너면서 처음 시작한 위치로 돌아오는 길이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이다. 이 문제 풀이의 핵심은 사물들 간의 연결 관계를 ‘노드(node, 點)’와 ‘링크(link, 線)’의 위상 구조로 표현하는 것에 있다. 쾨니히스베르크 다리들의 위상 구조를 바꿈으로써 우리의 일상생활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사례 1] 개혁기 이후의 중국에서는 전통적인 혈연과 지연에 의한 업무 편의 제공을 상업적 서비스가 대체하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경제의 시장화가 진척되고 제도적 환경이 정비될수록 가격, 품질, 기술상의 경쟁력과 상업적 신뢰가 사업 성공의 요건이 되었다. 중국의 ‘꽌시(關係)’는 생산력과 정치 경제 체제의 발전 및 변화에 따라 그 구체적 기능을 달리해 왔다. 농경사회에서는 상부상조의 통로로, 근세 상인 사회의 부상과 함께 ‘상방(商幇)’ 형성을 위한 기초적 연계로서의 기능을 발휘했다. (중략) 더욱이 시장 경제에 있어서 상업적 신뢰 구축 수단으로서의 ‘꽌시’의 영역은 혈연과 지연의 관계보다는 경제활동 분야의 동질성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 ‘꽌시’의 혁명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 상방(商幇) : 일종의 상인 조직

[사례 2] 에르되스는 일생 동안 세계 각국의 학자 485명과 함께 1,500여 편의 논문을 쓰면서 공동 연구의 모범을 보여 주었다, 그와 다른 연구자들과의 관계는 ‘에르되스 수(Erdoes Number)’로 표시된다. 에르되스와 함께 논문을 쓴 공동 저자라면 에르되스 수가 1, 이들 공동 저자와 함께 논문을 쓴 공동 저자라면 에르되스 수는 2가 된다(단, 에르되스 자신은 0, 관계없는 연구자는 ∞). 그로스만의 통계에 따르면, 1998년까지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수학자는 모두 에르되스 수가 5 이하이며, 에르되스 수가 8 이하인 노벨상 수상자도 65명이나 된다고 한다. (하략)

[사례 3] 다단계 판매 방식은 상점에서 물건을 파는 보통의 판매 방법과는 다른 특수 판매의 일종이다. 이 방식에서는 본부 회사와 독립된 가입자(판매원)가 연쇄적으로 다른 판매원을 판매 조직에 가입시킨다. 이를 통해 기존의 판매원이 차례로 조직 내의 상위 그룹으로 승진함으로써 조직을 확대해 나간다. 새 가입자가 내는 가입금의 일부 또는 전부, 또는 가입자의 상품 매입으로 인한 이익이 조직 확대의 동력이 되며, 가입 권유에 성공하거나 승진한 기존 가입자에게 이익을 배분한다. 상품 판매와 새로운 판매원의 확보로 얻어지는 이익을 유인책으로 하여 또 다른 새 판매원을 모집하여 권리금을 받는다. 새로이 모집된 판매원도 그러한 방식을 되풀이하여 판매원과 판매량을 확장시켜 간다.

[사례 4] 국제 관계를 지배하는 주요한 기제는 힘, 구조,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힘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적 시각에서 볼 때 국제 체제는 패권적이다. 즉 중심부에 패권국이 존재하고 주변부에 약소국이 존재한다. 구조를 중심으로 하는 시각에 의하면 비대칭의 구조적 제약이 국가 간 정치 경제적인 불평등 관계 및 일방적인 영향력 행사의 문제를 야기한다. 이는 핵심국을 중심으로 반(半)주변국이 위치하고 그 주변에 다른 국가들이 존재하는 체제를 말한다. 제도에 중점을 두는 자유주의적 시각은 다양한 국제적 행위 주체간의 자발적이고 호혜적인 협력 관계를 강조하며, 이것이 국제 레짐(international regime)을 구성한다고 본다. 오늘날 국제정치는 복잡한 상호 의존적 관계로 묘사될 수 있다.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참여 비용이 발생하는데, 가장 큰 비용은 개별 국가의 자율성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해설>

‘노드·링크’는 ‘네트워크’ 개념의 원형(原形)

제시문에서는 ‘네트워크’ 개념의 원형(原形)이라고 할 수 있는 수학의 그래프 이론을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문제’를 소재로 제시하고, [사례 1]～[사례 4]에서는 각각 경제, 과학, 사회, 국제정치 등의 분야에 나타난 ‘네트워크’ 또는 ‘네트워크화(化)’ 현상을 보여 주고 있다. [사례 1]～[사례 4]를 노드와 링크의 관점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노드(node·점)와 링크(link·선)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예시 답안>

‘네트워크化’ 현상은 사회 전분야에 걸쳐 나타남

제시문에서는 ‘네트워크’ 개념의 원형(原形)이라고 할 수 있는 수학의 그래프 이론을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문제’를 소재로 제시하고, [사례 1]～[사례 4]에서는 각각 경제, 과학, 사회, 국제정치 등의 분야에 나타난 ‘네트워크’ 또는 ‘네트워크화(化)’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례 1]은 개혁기 이후 중국 경제의 시장화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네트워크 현상, 즉 중국 ‘꽌시(關係)’의 새로운 변화를 설명한다. 여기서 ‘노드’는 상인이며, ‘링크’는 전통 사회에서의 혈연과 지연, 그리고 개혁기 이후에는 경제활동 분야의 동질성이라고 할 수 있다.

[사례 2]는 수학자인 에르되스의 연구 과정에 나타나고 있는 네트워크, 즉 공동 연구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노드’는 에르되스를 비롯한 수많은 수학자들이며, ‘링크’는 이들의 연구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사례 3]에서는 특수 판매 방식의 하나인 다단계 판매 방식이라는 판매 조직을 네트워크의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판매 조직에서 ‘노드’는 본부 회사와 판매원들이며, ‘링크’는 이들 상호 간의 가입금, 권리금 등의 이익 배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례 4]는 국제 정치에서 나타나고 있는 국제 관계를 네트워크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노드’는 개별 국가를 의미하지만 ‘링크’는 국제 관계를 이해하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면, 현실주의적 시작에서는 힘, 구조를 중심으로 하는 시각에서는 비대칭의 구조적 제약 또는 기제, 그리고 자유주의적 시각에서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