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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간판공해 심각…불법 광고물 전국 1위

충북일보·청주지검 업무협약 - 3기 청주검찰 블로그 기자단
경관 해치고 무분별한 전기 소비하는 '옥외간판'

  • 웹출고시간2012.04.26 19:57:4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심진홍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시골에서 자란 아이가 처음 서울로 올라왔을 때 꼭 하는 행동으로 묘사하는 모습이 있다. 바로 어두운 도시를 화려하게 비추는 현란한 네온 간판을 보고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뜬 아이의 모습이다.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산업혁명 당시 매연을 끊임없이 내뿜는 공장의 굴뚝을 바람직한 '경제 성장의 모습'이라고 묘사했던 것처럼, 우리는 어두운 밤거리를 비추는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을 도시의 발전과 선진 생활양식의 상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더 이상 우리는 대기 오염을 부추기는 공장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매연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건물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어지러운 간판들도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돼 버렸다.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 상가에 어지럽게 걸려있는 간판.

2009년 12월 기준 국내에 설치된 간판은 모두 555만개로, 그 중 56%인 314만개가 불법이다. 2007년 행정안전부에서 조사한 시도별 불법광고물은 2001년에 비해 3.4배 폭증(64만 개→220만개)했다.

시도별 불법광고물 비율은 서울 및 6대 광역시 중 부산(50%)과 대전(38%)을 제외한 나머지 대도시에서 전국 평균 불법비율(51%)을 상회했다. 도 단위에서는 충북(58%), 경기(57%)이 높게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점점 불법 광고물 비율이 늘어나는 이유는 소규모 점포 증가로 간판의 수가 많아지고, 간판을 공공디자인보다 개인 취향으로 인식함에 따라 크고 화려한 간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 담당공무원 1인당 광고물수의 과다(평균 4천 개), 경쟁적으로 많이 달고 크게 하려는 간판문화 및 의식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불법광고물의 구체적인 유형을 보면, 불법광고물 중 법적 요건을 갖추었음에도 허가·신고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불법광고물이 되었거나, 수량초과, 설치장소와 같은 경우로 불법 광고물이 된 경우가 많다.

이처럼 도시 미관을 해치는 무분별한 불법 광고물이 많아지면서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방자지 단체에서도 무질서하고 난립한 간판에 대한 정비 필요성을 느껴 옥외 불법 간판을 정비, 쾌적한 도시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충북에서는 충주시가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옥외광고업무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장관 표창을 받았다. 충주시는 옥외광고물 개선을 위해 간판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옥외광고물과 현수막 색채개선 지침과 불법 옥외광고물 정비 전담반을 운영해 왔다. 또 간판문화 선진화를 위한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옥외 간판 정비 사업에 힘쓰고 있다. 충주시가 옥외광고업무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평가됐지만, 아직 충북은 가야할 길이 멀다.

/ 심진홍(24·충북대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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