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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사례로 본 총기탈취범 예상 행적은

은신, 해외도피, 2차 범행준비 가능성 높아

  • 웹출고시간2007.12.11 13:57: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강화도 총기탈취 사건이 발생한 지 5일째를 맞았지만 용의자가 범행당일 용의차량을 경기도 화성에서 불 태운 이후의 행적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용의자 행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군.경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용의자는 지난 6일 오후 5시40분께 인천 강화도에서 해병대원 2명을 코란도승용차로 덮친 뒤 흉기로 찔러 총기류를 강탈한 이후 같은 날 경기도 화성 논바닥에서 코란도승용차를 불 태운 뒤 종적을 감췄다.

수사본부에는 범행 전이나 범행 당시 용의자를 봤다는 제보가 20여건이 접수됐지만 차량을 불 태운 이후 용의자 행적에 대한 제보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용의자는 현재 어디에 있는 것일까.

수사본부 조차도 용의자가 수도권 내에 머물고 있는 지, 아니면 다른 지방으로 이미 도주한 상태인 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과거 총기 탈취.절취 사건 당시 용의자들의 범행 직후 행적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총기류 숨기고 은신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우의 수다.

2005년 12월 강원도 고성군 군부대에서 K-2 소총 2정, 실탄 700발, 수류탄 6발을 훔쳤던 정모(당시26)씨와 장모(당시 23)씨 역시 범행 후 무기 대부분을 전북 고창군 정씨 외가집 장롱 위에 숨겨둔 뒤 사건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

퇴직금으로 받은 수백만원을 탕진하고 폭행사건 합의금 명목으로 상당액을 지출, 금전적 압박을 받아온 정씨는 은행을 털기 위해 군대 후임 장씨와 공모, 자신들이 복무한 부대 탄약고 철조망을 끊고 침입해 범행을 했다.

그러나 군.경의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지자 1개월 가까이 숨죽여 지내다 결국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머리카락을 근거로 추적한 수사반에 덜미가 잡히고 말았다.

강화도 총기류 탈취사건 용의자도 현재로서는 무기를 숨긴 채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경찰의 견해다.

특히 해병대원과 격투과정에서 K-2 소총 개머리판으로 이마를 맞아 현장에서 피를 흘릴 정도의 부상을 당했다면 상처가 아물 때까진 거동을 최대한 자제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택순 경찰청장도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용의자는 총기를 은닉한 채 치료 목적으로 잠복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며 국민들의 많은 제보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도피

용의자의 신원이 전혀 확인되지 않아 해외 도피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지만 아예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2005년 7월 강원도 동해 군부대에서 순찰중이던 병사를 제압한 뒤 장교를 흉기로 찌르고 K1, K2 소총 2정과 실탄 30발 등을 탈취한 원모(당시 35)씨 등 일당 3명도 총기류를 경기도 하남시의 낚시터 인근에 묻은 뒤 범행 다음날 중국 칭다오(靑島)로 출국했다.

특수부대 출신인 이들은 사업에 실패하자 총기를 탈취한 뒤 강도짓으로 한 몫을 챙기기위해 총기탈취를 감행한 뒤 중국에서 사건이 조용해지기를 기다리다 범행 12일만에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결국 고속도로통행권 지문을 토대로 추적한 수사팀에 검거됐다.

경기 남부지역에서 대대적인 검문검색과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경찰은 용의자의 해외도피 가능성에 크게 무게를 두고 있진 않는 상황이다.

물론 용의자가 AB형의 혈액형을 가진 30대 남자라는 정도만 확인됐을 뿐 신원이 파악되지 않아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출국 금지 요청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2차 범행 준비

만일 용의자가 별다른 제약 없이 2차 범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현재 고려할 수 있는 가능성 중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는 경우의 수다.

2002년 2월 경기도 남태령 인근 군부대 담을 넘어 초병 2명의 손을 철사로 묶어 제압한 후 흉기로 찌른 뒤 K2 소총 2정을 탈취한 유모(당시 23)씨 등 4명은 1차 범행엔 성공했으나 실탄을 확보하는데까지는 실패하자 며칠 뒤 경기도 모 해병부대 하수로를 통해 침입, 절단기로 탄약고 자물쇠를 자르고 K2 실탄 400발을 훔쳤다.

이들은 K2 소총 탈취 15일만인 3월 초에는 서울의 한 은행에 총기를 지니고 침입, 직원들을 위협하며 금고를 털려다 여의치 못하자 직원들의 현금 77만원과 신용카드만 빼앗아 달아났다가 15일 뒤 통화내역 분석을 통해 검거망을 좁힌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용의자가 해병대원 2명을 살해한 방법이 잔혹한 점을 미뤄볼 때 탈취한 무기를 갖고 제2 범행에 나설 경우 은행강도보다 더 큰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범인이 어디에 있던지 추가 범행 전에 반드시 검거한다는 신념으로 수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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