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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영의 '음악이 흐르는 수필' - 출발과 도착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

  • 웹출고시간2025.04.17 14:47:45
  • 최종수정2025.04.17 14:47:45

김숙영

수필가·음악인

FM에서 축혼 행진곡이 들린다. 봄의 향기로 신랑 신부에게 주는 선물이리라. 멘델스존 축혼 행진곡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따뜻해지며 행복이 느껴진다. 결혼식 장면 앞에서 오케스트라로 연주되는 간주곡이다. 도입부는 트럼펫 팡파르이므로 각각의 음을 확실하고 강하게 연주한다. 그리고 피아노로 연주할 때는 오른손 화음을 칠 때 위쪽 음이 명확하게 들려야 한다.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하면 최고의 신동으로 부른다. 클래식 전문지에서 Top 10을 소개했다. 분명 음악의 신동은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엉뚱하게 모차르트는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1위로 뽑힌 멘델스존은 8살 때 베토벤 교향곡을 모두 외워 연주했다. 복잡한 피아노곡을 듣고 그 자리에서 편곡까지 할 수 있는 신동이었다.

신동 멘델스존 하면 '한여름 밤의 꿈' 서곡(Op. 21)이 떠 오른다. 세익스피어의 희곡 공연을 위한 '한여름 밤의 꿈'을 읽고 매료돼 작곡한 극음악이다. 이후 17년이나 지난 1843년에 스케르초, 간주곡, 녹턴, 결혼 행진곡(축혼 행진곡)을 비롯한 12곡을 완성했다.

바그너는 독일 중산계급 속물주의에 들어맞는 곡이라며, 그의 음악을 비난했다. 다행히 제2차 세계대전이 지난 후부터 멘델스존의 음악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결국, 오늘날에는 역사상 최고의 천재 작곡자로 거론되고 있다. 후에 라이프치히 음악학교도 설립해 초대 교장이 됐다.
멘델스존(1809-1847)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유대계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난 음악사 최고의 '금수저' 출신이다. 그는 모든 것을 갖춘 귀공자의 인품을 유지했으리라. 그는 무슨 일이든 잘해야 하는 완벽주의자로 어려서부터 거의 매일 5시에 일어나 공부를 했다. 피아노 공부도 4살 때부터 시작해, 8살 때에는 독주회를 열어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작곡은 물론 피아니스트와 지휘자로 활약했다. 그러나 그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정신적 충격을 받아 뇌출혈로 38세에 사망했다.

'한여름 밤의 꿈'은 성 요한의 축제 전야의 이야기다. 어둠과 달, 환상의 매력이 지배하는 오베론의 숲. 마법 같은 세계 진실한 사랑으로 신비로운 현상이 생긴다는 전설이 바탕이 된다. 윌리엄 세익스피어 4대 희극 중 하나다. 멘델스존은 유머가 가득 담긴 희극을 서곡으로 그의 꿈을 그렸다. 서곡을 포함하여 전체 13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곡 가운데 결혼식에 가면 많이 듣는 곡이 있다. 대부분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가 퇴장할 때 연주되는 제9곡 축혼 행진곡이다.

결혼식에 이 곡을 첫 번째로 사용한 이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첫째 딸 빅토리아 공주다. 공주가 독일 황제가 될 프리드리히 3세와 영국 궁전에서 결혼식을 올릴 때 사용했다. 이때 사용한 음악이 '한여름 밤의 꿈' 축혼 행진곡이다. 그 이후 지금까지 결혼식을 마치고 희망찬 행복을 위해 신랑 신부가 퇴장하는 곡으로 사랑받고 있다.

신랑 신부는 단엄침중(端嚴沈重), 단정하면서도 엄숙하고 무게가 있게 한 발짝 한 발짝 음악에 맞춰 걷는다. 의상 또한 단아하며 아름답게 입고 결혼식에 임한다. 방싯방싯 웃는 그들과 음악이 같이하면서 축하객들은 결혼을 축하한다.

삶의 추운 겨울을 보내고, 초록초록한 마음이 보이는 아름다운 결혼식으로 끝을 맺는 곡이다. 멘델스존 결혼 행진곡은 피아노 교본 및 기타 모든 연주 교본에는 축혼 행진곡으로 표기되어 있다. 플루트와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가볍고 아름다운 소리는 긴 여운을 남기며 행복을 꿈꾸는 분위기로 경이롭게 들린다. 마법의 소리처럼.

결혼식장에서 이 곡을 들으면 축하객들도 선한 화음 속에서 마음의 환한 등이 밝혀진다. 나 또한,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결혼식 날 식장에서 웃으시며 딸과 사위를 안아주시던 저 높은 곳에 계시는 부모님이 그리워진다. 황혼길 가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나 자신을 보며,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 담은 포옹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멘델스존 축혼 행진곡도 부모님 앞에서 연주해 드리고 싶다.

그 음악 속에는 '출발'과 '도착'이 교차한다. 나는 결혼이 인생 제2막의 시작으로 알고 출발했다. 황혼기가 오며, 도착 지점이 가까워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지금 어디쯤 가고 있나. 출발과 도착은 좋은 일 나쁜 일이 동행한다는 깊은 맛을 삶의 변화로 느끼며 머나먼 길을 가고 있다. 사박걸음으로 천천히 가련다. 피아노 앞에 앉았다. 피아노는 흰 건반 52개와 검은 건반 36개 총 88개 건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건반을 누르며 삶의 출발을 연주하고 그 곡을 끝내며 도착을 알린다. 검은 건반만 있다면, 또는 흰 건반만 있다면 아름다운 삶을 연주할 수 있을까. 밝은 등이 황혼 길을 밝혀주기를 발원하며, 멘델스존 축혼 행진곡을 연주해 본다.

우리는 절망과 희망을 교대로 짚으며 살아간다. 긴장을 조금 풀면서 건반을 찾아 음악을 만들 듯 생활하면, 시야가 넓어지며 넉넉한 마음이 되리라. 또한, 삶의 도착이 아름답게 이뤄진다고 표현하련다.

젊음의 향기는 벌과 나비를 부르며 출발한다. 그러나 황혼기가 되어 도착을 향해 가는 노년층들은 지난날의 향기로 무념무상(無念無想)을 깨우치지 않는가. 의미 있는 삶으로 심화시켜 보리라.

참고문헌

-'피아노 명곡집' 세광출판사

-'클래식이 좋다' 조희창 미디어샘

-'고등학교 음악' 금성출판사

-'위대한 음악가들' 종로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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