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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경 승진에 담긴 김학관 충북경찰청장의 고심

연공서열 인사 경향에서 탈피한 과감한 결단
연차 기다리던 관행 타파하고 업무 중심 확립
계급정년 앞둔 경정 조기 퇴직 관련 우려도

  • 웹출고시간2025.03.04 18:04:34
  • 최종수정2025.03.04 18:04:34
[충북일보] 최근 단행된 충북지방경찰청 총경 승진 인사가 만성적인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한 김학관 충북청장의 고뇌에 찬 결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충북경찰청 소속 경정급 인사대상자 중 연공서열이 높은 직원들을 제치고 비교적 낮은 연차의 직원들이 총경으로 승진한 것을 두고 이같은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달 27일 경찰청이 발표한 총경 승진 내정자 명단에 충북경찰청에서는 정기영 교통안전계장과 김상민 경무계장 2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각각 지난 2016년과 2017년 경정으로 승진한 뒤 올해 1월 정기 인사에서 승진했다.

반면 이번 총경 승진자 명단에는 이들보다 경정을 일찍 단 2015년 경정 승진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청 내부에서는 김 청장이 그간 관례처럼 이뤄졌던 연공서열에서 탈피하고 과감한 결단으로 고질적인 인사 적체 해결 의지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총경 승진 인사는 경찰청 중앙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되기는 하지만 해당 경찰청장의 추천이 중요하다.

총경 이상 간부급 인사는 소속 경찰청장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를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추천 방식이 수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더라도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여전히 청장의 추천이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김 청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김 청장은 취임 이후 줄곧 업무 중심에 따른 합리적인 인사행정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했다.

단순 연차를 내세우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업무에 매달려 승진을 쟁취해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에 행정력을 집중한 것이다.

이번 승진을 놓고 충북청 내부에서는 이같은 김 청장의 기조를 환영하는 분위기와 탐탁찮은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찬성하는 측은 그동안에는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하더라도 승진은 연공서열순으로 이뤄지다보니 조직 자체가 열심히 일하자는 분위기가 아닌 보신주의가 만연했다면 이제부터는 열심히 하는 직원들이 우선 승진하게 됨에 따라 더 활성화된 조직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충북청의 한 간부는 "갈수록 심화되는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인사 방침에 변화를 주겠다는 청장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 아니겠냐"며 "정체돼있던 조직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귀띔했다.

반면 반대하는 측 목소리는 지나친 과열 경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승진을 위해서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거나 부서간의 불협화음도 야기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다.

경험과 역량이 있는 경정들이 '계급정년'에 걸려 무더기로 50대에 조기 퇴직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제껏 발탁에 인색하고 구제에 손을 내미는 인사 패턴이 이뤄진 것은 '계급정년'과 무관하지 않다.

경정 승진 후 14년 내에 총경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옷을 벗어야 하기 때문에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구조였던 게 인사 현실이었다.

충북청의 또다른 간부는 "아무리 연공서열 순 승진 기조를 타파해야 한다지만 계급 정년에 걸려 이른 나이에 퇴직을 해야하는 경정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단 평가를 받을 수 있고 내부 조직에서 반발이 일어날 수도 있는 부정적인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경찰 내부에서는 보통 총경 승진 후보자를 '구제', '주력', '발탁'으로 구분한다.

경정 승진 연도에 따라 3단계로 나뉘는데, 올해 기준으로는 2015년 '구제', 2016년 '주력', 2017년 '발탁'에 해당된다.

이 구분에 따르면 올해 충북의 총경 승진 후보자는 구제 2명, 주력 2명, 발탁 6명으로 나눠졌다.

최근 인사 경향으로 볼 때 통상 충북에서는 발탁이 아닌 주력과 구제에서 승진자가 나왔다.

매년 4명씩 총경 승진자가 나왔던 최근 2년(2023~2024) 동안에도 여경을 제외하고는 발탁은 없었다. / 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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