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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11.17 14:40:53
  • 최종수정2024.11.17 14:40:52

송용섭

농업미래학자 교육학박사

최근 도시를 떠나 시골스러운 매력을 즐기는 삶을 추구하는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스타일이 주목받으면서 시골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한 창업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전원생활을 누리면서 경제적인 활동을 갈망하는 귀농인과 귀촌인 중심으로 시골 창업을 선택하고 있으며,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을 뛰어넘어 농촌의 자원을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고 있다. 즉 귀농·귀촌이 농촌에 정착하는 과정이라면, 시골 창업은 그 정착을 지속 가능케 해주는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준다고 볼 수 있다.

시골에서의 창업은 도시와는 또 다른 기회와 도전을 제공한다. 우선 도시와 비교해 토지와 건물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창업 초기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또한 도시와 확연히 다른 시골의 자연환경과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상권 경쟁이 덜 치열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쉽게 높일 수 있다. 아울러 농업인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과 신뢰를 쌓아 협력한다면 서로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시골에서 가장 일반적인 창업 형태는 지역 농산물을 가공해 상품화하거나 전통문화와 접목된 특산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유형이다. 또한 농사 및 수확 체험, 전통 식품 가공 체험, 생태 체험 등 시골에서 영위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부류가 있고, 아울러 시골의 자연환경과 빈집을 활용한 카페, 민박, 펜션, 게스트하우스, 캠프장, 글램핑 같은 휴(休) 비즈니스가 주류를 형성한다.

이와 같은 다양한 시골 창업은 지역 자원과 문화적 특색을 살려 창업자 자신의 독창적인 사업 모델로 가치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갖는다는 점이 공통된 특징이다. 무엇보다 시골 창업 활동은 새로운 소득원을 만들고,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농산어촌 활력하에 보탬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시골에서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 극복해야 할 장애물 또한 존재한다.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21년 기준 전국 도시화율 90.7%가 대변하듯 도시는 큰 소비 시장이 존재하지만,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하고 있는 농산어촌은 시장 규모가 작아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제한되어 있고, 도시 접근성이 떨어져 물류비용과 배송 시간이 더 소요된다. 또한 시골에서는 원하는 전문 인력을 손쉽게 구하기 어려워 시골에 맞는 창업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해야만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20년 10월 발간한 '농촌의 창업 활동 특성과 성장 요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농촌의 창업체 수와 고용 인원은 도시와 비교해 더 많이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창업 경영체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1차 산업 이외에 타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농촌에서 창업 경영체의 생존율은 도시보다 높았으나, 매출액 기준 성장률은 도시 창업 경영체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창업 경영체의 생존율과 성장률이 일반 경영체에 비해 낮았는데, 이는 경험과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시골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역량을 갖춘 창업가를 발굴하고, 예비 창업자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창업 후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도 필요하다.

지역이 지닌 문화와 관광, 자원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모델을 접목한 창업, 즉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 열풍과 함께 틈새시장으로서 시골 창업의 발전 잠재력은 높아지고 있다. 창업 초기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핵심고객이 될 수밖에 없는 관계인구를 비롯해 도시 소비자와 연계한 온라인 마케팅과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시골 창업은 개인 사업을 뛰어넘어 농산어촌 활력화에 기여하고 있으므로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현실을 참작해 농산어촌이 신바람 나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큰 관심을 두고 지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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