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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12.16 18:48: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세조-성종 때의 이야기다. 월운천이 흐르는 청주시 운동동, 월오동에는 양수척(楊水尺)삼형제가 살고 있었다. 우리말로 '무자리'라고 하는 양수척은 버들고리로 키나 체를 만들어 팔던 천민집단이다. 양수척 삼형제는 불효막심하고 패악 질이 심하였다. 늙은 부모를 고려장시킨다고 떠드는가 하면 동네 잔칫집, 초상집에서 번번이 행패를 부려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다.

동네 사람들이 이를 말리려 해도 양수척 삼형제는 힘이 장사여서 누구도 제지하지 못했다. 이 때 효자마을(청원군 남일면 효촌리)에 살던 선비 경연(慶延) 선생이 양수척 삼형제를 불러 인륜을 가르쳤다. 경대유(慶大有)로도 불린 경연선생은 이산(尼山) 현감을 지낸 선비로 그 또한 이름 난 효자였다. 부친이 병환으로 몸져눕자 경연은 한 겨울임에도 냇가에서 잉어를 잡아다 끓여 드렸다. 경연의 효행에 하늘도 감복했는지 부친의 병환이 나았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경연의 효행이 자세하게 기록되어있다.

경연 선생에게 인간의 도리를 배운 양수척 삼형제는 이에 감복하여 개과천선, 효자가 되었다. 마을을 돌며 지난날의 과오를 일일이 사죄하는가 하면 노부모를 업고 다닐 정도로 효도를 했다. 운동동, 월오동 일대에 구전돼오던 효자이야기가 조선 후기에 이르러 꽃을 피웠다. 1860년(철종 11년), 마을 사람들은 양수척 삼형제의 효행을 기려 월운천가에 양수척 효자비를 세웠다. 반상의 구별이 매우 엄격했던 조선사회에서 천민의 효자비를 세운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효자양수척지비(孝子楊水尺之碑)라고 새긴 효자비는 풍파에 시달린 데다 관리 소홀로 비문이 마모되어 판독이 어려운 상태다. 더구나 몇 년 전에는 트럭이 이 비를 들이받아 두 동강이가 났다. 곧바로 접합되기는 했으나 비신(碑身)은 상처투성이다. 비록 무심한 세월 속에서 비신은 수난을 당하였으나 그 안에 담긴 비문은 이곳이 효자 마을임을 말해주고 있다. 운동동, 월오동과 인근의 효촌리가 효자마을로 불리는 것은 경연선생의 효자비와 양수척 효자비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에 청주문화의 집은 효자마을을 모티브로 하여 올 1년 동안 양수척 효자비가 있는 다다 자연미술학교에서 '효자손으로 문화예술 맛보기'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도농복합지역의 주부 20여명은 이곳에서 효자마을의 유래를 배우고 효도와 연관된 여러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익혔다.

부모님의 초상화 그리기, 효도 문패 달기, 부모님 밥그릇 만들기, 안경 집 만들기, 효도 커튼 만들기, 효자 등(孝子燈) 밝히기 등 효도와 연관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처음엔 효도와 문화예술이 아무 관련 없는 것처럼 느끼던 주부들도 효도의 불심지를 밝히면서 효심을 다졌고 문화예술의 짙은 향기를 맛보았다. 어떤 때는 부모에게 무심하였던 점을 토로하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고 효자커튼이나 안경집 등을 만들 때는 정성을 모아 한 뜸 한 뜸 작품을 완성했다. 또 수강생들이 얼마간의 성금을 내어 양수척 효자비 안내문도 설치하였다.

그렇게 하여 우여곡절 끝에 만든 수백 점의 효도작품을 지난 12월 9일부터 15일까지 우암산 기슭에 있는 브룩스 갤러리에서 전시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감동을 자아냈다. 비록 서툰 솜씨이기는 하나 효심을 한데 모은 작품이기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운동동, 월오동 주민들이 펼친 이번 효자 프로그램을 범시민적인 효자운동으로 펼쳐나가면 어떨까.

보험금을 타 내기 위해 부모가 계신 집에 불을 질러 돌아가시게 하고, 고시원에 불을 질러 무고한 중국동포를 죽게 하고, 부부싸움을 하다 어린 딸을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하는 인륜의 실종시대에 효도운동은 인간성 회복의 기본이 될 만한 덕목이다. 효는 모든 행위에 기본이 되는 백행지본(百行之本)이다. 효는 19세기의 유물과 같은 낡은 가치관이 아니라 땅에 떨어진 도덕을 일으켜 세워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비타민과도 같은 삶의 요소다.

앞으로 운동동 일대에는 택지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단위 택지가 개발되면 불가피하게 공원이 들어설 것이다. 이 공원의 컨셉트를 '효도'로 잡으면 어떨까. 이른바 효자공원을 조성하여 효심을 일깨우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매우 유익하리라 판단된다. 때마침 무심하게 방치되었던 양수척 효자비가 도문화재로 지정예고 되었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주부들의 효심이 결실을 본 것이다. 세밑을 맞으며 효도의 등불이 된 양수척 효자비의 깊은 뜻을 새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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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署 '병영문화 개선' 시대흐름 역행

청주청원경찰서 방범순찰대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운동장으로 사용하던 경찰서 내 1천21㎡ 규모의 테니스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청원서는 예산 19억원을 들여 내달 3일부터 오는 4월(예정)까지 민원실 이전 공사에 들어간다.민원인의 원활한 업무처리 등을 위해서다.문제는 민원실 신축 예정 부지인 테니스장을 방범대원들이 체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현재 청원서에서 생활하고 있는 의무경찰은 모두 123명(방순대 107명·타격대 16명).복무 특성상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대원들에게 작은 공간이지만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중요 시설이다.하지만 민원실이 이전할 경우 체육활동 공간이 사라지게 되고 청원서는 청주지역 3개 경찰서 중 외부 운동공간이 없는 유일한 경찰서가 된다.일각에서는 문화·체육 시설을 확충하는 등 병영문화를 개선하려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경찰서에 체력 단련실이 있긴 하지만 민원실 이전 공사가 시작되면 외부 운동장은 이용이 어려울 것"이라며 "외부 운동장 등에서 주 1회 정도 대원들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운동장을 이용할 때 마다 외부기관의 협조를 얻어 사용한다는 얘기다.이 때문에 일부 대원들은 평일 체육활동 등 자유로운 체육활동을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한 방순대원은 "복무 중이기 때문에 활동이 제약될 수밖에 없는데 체육공간까지 사라진다니 아쉬울 따름"이라며 "경찰서 외부 운동장을 사용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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