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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금의 절기밥상 - 고추장아찌, 고추찜, 고추된장무침

한로 - 역시 고추는 맵긴 맵다

  • 웹출고시간2017.10.15 15:28:10
  • 최종수정2017.10.15 16:56:11

지명순

U1대학교 교수

[충북일보] 한로(寒露)가 지나자 하늘은 더 없이 맑고 높아만 간다. 가섭산 봉우리는 푸른 하늘 속에서 더 또렷하게 솟아 있고 산 중턱에는 벌써 단풍이 들고 있다. 고추를 수확하기 위해 달려온 곳은 충북 음성군 소이면, 명품 고추 고을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지독히 고향을 사랑하는 남편 탓에 시골살이를 시작했다는 윤복희 어머니, 벌써 신새벽 텃밭에서 수확한 호박, 가지, 고추, 토마토가 한 바구니이다. "제네들은 서리 한방에 훅~가버리니까 서리오기 전에 따서 갈무리해야 해요!"라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겨울을 준비하는 시골아낙네의 모습을 발견한다.

풋고추

ⓒ 이효선
그녀가 손수 가꾸었다는 500포기 토종고추밭에도 알록달록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올해 고추 농사가 어때요·" "우리는 풍년인데 다른 집들은 병이 많이 걸려 고추 값이 많이 올라갔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고추를 따야 하나요·" 오늘은 올해 고추를 마지막으로 수확하는 날, "빨간 고추는 따서 말리고, 약 오른 고추는 장아찌를 담고, 애기 고추는 가루 무쳐 찌고, 풋고추는 된장양념에 무쳐 반찬 만들 거란다.

매운맛과 단맛을 함께 가지고 있는 고추, 음식 맛을 좌우하는 매력적인 식재료이기도 하지만 오랜 세월 밥상을 지켜 온 비결은 그 탁월한 효능 때문이기도 하다. 고추의 매운 맛인 캡사이신은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감기에 많이 걸리는데 고추가 들어간 얼큰한 음식을 먹으면 몸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면역력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다.

풋고추김치

ⓒ 이효선
고추와 하루 종일 씨름하다보니 땅거미가 내린다. 약이 올라 탱탱한 고추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다음 양념이 잘 스며들도록 포크로 구멍을 낸다. "우리가 고추를 먹을 때 윗부분부터 먹잖아요 근데 씹을 때 위에를 씹었는데 아래서 국물이 쭉 나오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끝부분을 뚫어주는 거에요. 국물이 나오면 입으로 들어가게." 설탕 한 대접, 물 한 대접, 식초와 간장도 똑같이 한 대접씩 다 같은 비율로 맞춰 녹여준 다음 고추가 통에 부으면 끝이다. "근데 간장 물을 끓이지 않아도 되는 거에요·" "금방 먹는 건 끓이고요. 오래두고 먹는 건 끓이지 않는데 끓이지 않는 대신 3개월 이상 숙성을 시켜야 해요." 이렇게 담아두면 1년 두고 먹어도 변함이 없다고 한다.

애기고추는 꼭지를 떼고 밀가루가 든 비닐봉지에 몽땅 넣고 이리저리 봉지를 흔들어 준다. 김이 오른 찜 솥에 밀가루 옷이 하얗게 묻은 고추를 넣고 찐다. 고추 익는 냄새가 구수하게 나는 사이 간장과 액젓에 다진 파와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고소한 깨소금도 듬뿍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찐 고추에 양념을 넣고 간이 고루 배도록 살살 버무리고 참기름 한 방울로 마무리하여 접시에 담는다. 부드럽고 매콤한 밥도둑, 고추찜이 완성되었다.

고추전

ⓒ 이효선
마지막으로 약이 덜 오른 고추를 골라 먹기 좋은 크기로 송송 썬다. 집된장에 다진마늘, 매실액, 참기름 넣고 무쳐주기만 하면 끝이다. 구수한 된장 양념 속에 숨은 싱싱한 풋고추의 맛이 살아있는 고추 무침이다.

윤복희 어머니의 고추 요리 삼총사가 완성됐다. 애기고추로 만든 고추찜은 야들야들 부드럽다. 작년에 담은 고추장아찌는 아직도 아삭아삭 입맛을 당긴다. "고추요리가 맵지도 않고요 음 이거 밥도둑인데요." 하면서 맛있게 먹는데 열기가 머릿속으로 확 올라온다. 역시 고추는 맵긴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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