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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밋을 쌓을 때의 이야기다. BC3000년경에 쓰여 진 고대 이짚트의 상형문자 비문을 고고학자가 해독해 보니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5천 년 전인 당시에도 세대 간의 갈등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 심오한 뜻은 5천년을 지난 지금에도 마찬가지이니 유장한 역사의 흐름과 진리의 불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기성세대도 어릴 적에는 마찬가지였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또 아이들이 버르장머리 없이 느껴지는 감정의 순환현상을 겪게 되는 것이다. 지금의 아이들도 어른이 되면 또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되풀이 되는 현상을 보면 버릇없는 아이들의 버릇없는 행동을 크게 걱정할 것도 못되나 막상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또 걱정이 되니 이를 어쩌랴...

어릴 적에 아버지와 겸상을 하면서 계란찌개에 먼저 숟가락이 갈라치면 할머니의 불호령과 함께 어머니의 꿀밤이 여지없이 날라 왔다. 맛있는 음식은 어른이 먼저 맛을 보고 나이 순이나 집안에서의 위치순으로 내려왔다. 이것을 상물림, 또는 밥상머리 교육이라 했다. 집안에서 어머니의 랭킹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에 이어 최소한 4위였으나 밥상에서는 제일 꼴찌였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겸상도 못하고 누나 등 여자들끼리 개다리소반이나 방바닥에 그릇을 놓고 먹기 예사였으며 바쁠 때는 부엌 귀퉁이에서 적당히 해결하였다. 나는 그것이 불평등하다는 것을 주장하였다가 꿀밤에다 알밤을 보태서 맞았다. 집안에서 수직적인 질서는 밥상머리에서부터 나타났고 그 무언의 랭킹이 흐트러지면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야단을 맞았다.

요즘은 밥상머리 교육이 실종된 것 같다. 집집마다 아이가 하나 둘 이라서 그런지 밥상머리 랭킹은 숫제 엉망이 되었다. “아이구 내 새끼...”하면서 어른보다 아이들이 맛있는 것을 먼저 먹어도 이 질서의 파괴를 탓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어른들이 자식부터 먹이는 랭킹파괴에 앞장서고 있다.

집집마다 약간씩 그 위상이 다르기는 하나 아이들은 랭킹은 어이없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골의 홀시아버지가 외아들을 따라 서울로 갔다. 홀시아버지는 집안에서의 랭킹을 생각해 봤다. 시대가 변했으니 자기가 1위일 리는 없을 테고... 홀시아버지는 아들이 1위, 손자가 2위, 며느리가 3위, 자기는 4위쯤 될 것이라고 낙담을 했다.

그러나 서울 아들집에서 몇 달을 보낸 결과 자기의 랭킹이 생각보다 더 낮다는 것을 알아챘다. 바뀐 랭킹은 손자 1번, 며느리 2번, 아들 3번, 금붕어 4번, 강아지 5번, 홀시아버지 6번이었다. 여기에 환멸을 느낀 홀시아버지는 아들에게 짤막한 편지 한통을 남겨 놓고 낙향했다. 아들이 펴본 편지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3번아 잘 있거라, 6번은 간다” 누가 지은 우스개 소리인지 몰라도 변화된 가족 구성원의 위상을 꿰뚫을 수 있는 이야기다.

집안에서 왕으로 등극한 아이들은 네로 황제처럼 대개 버릇이 없다. 자기의 의무는 안 하고 권리를 주장하기 일쑤이며 공중도덕을 일시에 무너뜨린다.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일이었다. 사람들이 가득 탄 엘리베이터에서 한 꼬마 녀석이 쿵쿵 뛰고 운행 중에 아무 버튼이나 눌러댔다. 그 꼬마를 향해 “엘리베이터가 멈출지도 모른다“고 주의를 줬는데 난데없이 꼬마의 엄마가 툭 쏘아부쳤다. ”애들이 그럴 수도 있는거지, 뭘 그걸 가지고 남의 새끼를 혼내키느냐“고 눈 꼬리를 치켜떴다.

버릇없는 아이들은 아주 많다. 차량 반사경에 돌을 던져 곰보를 만들어 놓는 아이들, 공중목욕탕이 수영장인줄 알고 수영을 하거나 다이빙을 하며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 아파트 옥상에서 돌멩이를 던지는 아이들, 아이스크림을 먹고 아무데나 껍질을 버리는 아이들, 아무데서나 대소변을 보는 아이들, 식당에서 이리저리 마구 뛰는 아이들, 공연장에서 우는 아이들 등이 그렇다.

그래도 아이들이 예쁜 것은 버릇없는 아이들보다 버릇있는 아이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서양의 아이들은 참 말을 잘 듣는다.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고,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 버스를 타도 좀체로 좌석에 앉질 않고 공중질서도 비교적 잘 지킨다.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의 위상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밥상머리 교육은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내 새끼 귀엽다고 무조건 감싸주는 과잉보호는 아이들의 장래를 망치게 하며 종당에는 어느 시골노인의 독백처럼 자신을 6번으로 전락하게 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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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署 '병영문화 개선' 시대흐름 역행

청주청원경찰서 방범순찰대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운동장으로 사용하던 경찰서 내 1천21㎡ 규모의 테니스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청원서는 예산 19억원을 들여 내달 3일부터 오는 4월(예정)까지 민원실 이전 공사에 들어간다.민원인의 원활한 업무처리 등을 위해서다.문제는 민원실 신축 예정 부지인 테니스장을 방범대원들이 체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현재 청원서에서 생활하고 있는 의무경찰은 모두 123명(방순대 107명·타격대 16명).복무 특성상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대원들에게 작은 공간이지만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중요 시설이다.하지만 민원실이 이전할 경우 체육활동 공간이 사라지게 되고 청원서는 청주지역 3개 경찰서 중 외부 운동공간이 없는 유일한 경찰서가 된다.일각에서는 문화·체육 시설을 확충하는 등 병영문화를 개선하려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경찰서에 체력 단련실이 있긴 하지만 민원실 이전 공사가 시작되면 외부 운동장은 이용이 어려울 것"이라며 "외부 운동장 등에서 주 1회 정도 대원들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운동장을 이용할 때 마다 외부기관의 협조를 얻어 사용한다는 얘기다.이 때문에 일부 대원들은 평일 체육활동 등 자유로운 체육활동을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한 방순대원은 "복무 중이기 때문에 활동이 제약될 수밖에 없는데 체육공간까지 사라진다니 아쉬울 따름"이라며 "경찰서 외부 운동장을 사용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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