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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꽃비를 아시나요? - 이동균 빗자루장

"손은 많이 가지만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어야지"

  • 웹출고시간2014.04.17 20:01:35
  • 최종수정2014.04.17 20:01:05
ⓒ 사진=홍대기
어린 시절 외가의 마당은 선뜻 밟고 다니기 미안할 정도로 가지런한 결로 비질이 되어 있었다. 고운 비질로 마당을 가꾸는 이가 누구였는지 알지 못했지만 마구 발자국을 찍으며 뛰어놀기가 조심스러웠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유년의 기억을 더듬으며 제천시 화산동의 "광덕 빗자루특산단지"를 찾았다. 봄비처럼 가는 줄기들을 다듬어 만든 아담꽃비부터 갖가지 빗자루를 만드는 이동균명장의 모습이 있었다.

이동균 명장의 할아버지는 옛날 가정집에서 흔히 사용되던 촌비를 엮었고, 할아버지 일하시는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한 빗자루 만드는 일이 벌써 60년을 넘었다.

ⓒ 사진=홍대기
1980년대까지만 해도 빗자루 소비가 많아 직원까지 데리고 꽤 큰 공방을 운영했으나 중국산 나일론 빗자루와 진공청소기는 전통빗자루의 설 자리를 잃게 했다.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그만두라고 말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빗자루 만드는 일을 타고난 업으로 여기는 마음과 장인의 빗자루를 알아주는 이들이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장인의 빗자루는 산과 들에서 나는 갈대와 수수를 채취해 손으로 밀고 다듬어 만든다. 이렇게 만든 빗자루는 정전기가 생기지 않고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 하는 과정은 품이 많이 든다. 매년 7월이면 꽃이 피기전의 갈대와 수수를 베어와 소금물에 삶아 그늘에서 말린 뒤 이물질과 꽃대를 털어낸다. 삶고 말리는 과정을 여러 번 되풀이해서 질기게 만들고 끝을 맞춘다.

ⓒ 사진=홍대기
전통 빗자루는 크기에 따라 하나로 엮어 낼 수도 있고, 어른 손가락 굵기로 여러 묶음을 만든 후에 합쳐서 엮기도 한다. 비단실로 문양을 만들어 넣기도 하고 매듭으로 장식하기도 한다. 장식이 많이 들어간 빗자루는 고운 자태로 예술작품의 진가를 발휘한다.

이 장인은 갈대와 수수이외에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개발한 재료들을 더해 꿩털과 부들, 바쟁이풀, 강아지풀, 안달미풀, 뚝새풀로 빗자루를 만든다. 각각의 재료는 그 특성에 맞춰 다양한 크기로 소품용, 실내장식용, 선물용 빗자루로 만들어지는데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다. 장인의 작품 '아담꽃비'는 전국 공예품 경진대회와 공예품 공모전을 휩쓸기도 했다.

"많이 만드는 것보다 하나를 만들더라도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장인은 손이 많이 가는 고단한 과정을 고집한다. 힘든 과정을 거쳐 준비한 재료가 질기고 튼튼하게 쓰임을 다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손잡이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재료를 단단하게 고정시키기 위해 손잡이 마디마다 세 번씩 실을 감고 감을 때마다 하나의 매듭을 지어 총 세 개의 매듭이 한 마디가 되게 한다. 이렇게 공들인 손잡이는 빗자루가 닳을 때까지 쪼개지거나 부러지지 않는다.옛것의 토대위에 이어가는 전통 빗자루 만드는 일은 이동균 장인의 할아버지로부터 시작해 전수자인 아들 이연수씨까지 4대에 이르고 있다. 빗자루 만드는 방법을 전수하는 지금도 빗자루에 대한 연구를 그치지 않고 쓸고 털고 하는 '쓸털'이와 갈대로 만든 '순정이'를 이을 다양한 쓰임의 빗자루 개발에 힘쓰고 있다. 쉽게 손닿는 곳에서 우리의 주변을 정돈해주던 빗자루를 귀하게 여기며 평생을 바쳐 온 이 장인이 우리나라에선 유일한 빗자루장인이라고 한다. 4대를 이어 온 긴 시간동안 연구하고 개발하여 익힌 기술을 아들이 나 죽기 전에 다 전수받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마음이 조급해 진다고 한다.

ⓒ 사진=홍대기
일흔 넷. 이동균 장인이 더 늦기 전에 인간문화재가 되어 전통빗자루의 명맥을 잇고 모든 과정과 제작방법을 체계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봄비 내리는 날, 꽃잎이 지는 자리에 장인이 겪는 어려움을 쓸어낼 형통의 빗자루 하나 놓아두고 싶었다.

/글·사진=홍대기(사진작가)·이옥주(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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