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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3.05 13:18:03
  • 최종수정2014.03.05 13:17:23

김호숙

이월초 교장·시인

내가 존경하는 교육장님 한 분은 이동이나 승진에 대해 절대 아는 체를 하지 않는다. 나 역시 그분께 축하 전화 한 통으로 그쳤다. 그래도 서운하거나 소원해지지 않고 1년 만에 만나든 한 달 만에 만나든 같은 마음이다. 이동과 관계없이 시간이 허락할 때 몇몇이 만나 식사하며 그간의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그분을 만나면 상선약수(上善藥水), 물 흐르듯, 물처럼 사는 게 이런 삶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서로 축하하고 맞이하며 새롭게 시작되는 3월은 활기차고 분주하고 바쁘다.

자리를 옮기거나 승진했을 때 축하의 뜻을 보내기도 하고 축하를 받기도 한다. 믿거라 하는 사람에겐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당부하거나, 같이 이동된 경우 서로 비긴 걸로 하자고 해서 보내지도 받지도 않는 분위기를 유도하기도 하지만 진심이 전달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번 인사이동으로 택배 차가 여러 번 학교를 다녀가는 데 화분을 내려놓고 가는 트럭을 보니 어디론가 배달될 화분이 가득 실려 있다.

부임 첫날, 오후에 열리는 이웃학교 입학식에 참석하느라 교장실에 들러서 본 광경이다. 이동하는 사람이 없는 학교에 잘못 배달된 화분이 이리 저리 오가는 걸 보며 정성을 담아 보낸 축하의 뜻이 손상되는 느낌이 순간 전해져왔다. 간혹 주인을 못 찾거나 잘못 전달되는 경우도 있으니 '누구를 위한 축하'였나 하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축하 분위기, 주고받는 마음이 가슴을 축축하게 하고 정감으로 훈훈하게도 하지만, 때론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도 무시할 수가 없다. 보내는 사람은 이 생각 저 생각 취향을 생각하며 정성으로 보내게 되고, 받는 사람은 여러 개를 관리할 수 없으니 이리저리 분배하며 정리하게 된다.

축하받는 마음이란 게 참 다양하다. 오랫동안 소식 모르던 사람에게선 보고 싶던 얼굴을 본 느낌으로 다가오고, 나는 미처 챙기지 못했던 사람에겐 미안하고, 늘 보던 사람인데 또 축전을 보냈구나 하기도 하고……. 축하에 대한 보답은 잘하라는 것이라는 무게감도 느껴지게 한다.

이동이나 승진 때 떠나보내는 서운한 마음에, 기쁜 마음에 보낸 축하가 내게 되돌아오면 '참, 내가 부담을 주었구나.'하는 맘이 들기도 한다. 마음을 서로 주고받고 축하를 나누는 아름다운 마음이 조금이라도, 누구에게라도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전화로만 오가는 축하 문화는 어떨까. 소식 듣고 걸려오는 전화 한 통에 축하의 뜻은 이미 전달이 된 것이다. 축전을 띄우거나 화분을 보내지 않아도 되는 축하 문화가 필요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으면서도 그것도 없으면 너무 삭막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축하 문화, 이대로 좋은 걸까. 인사이동 때면 생각하게 되는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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