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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4.11 20:35:3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보은 대추축제 ‘충북지역 대표축제 만들기’ 토론회에서 김용문 (주)메모리얼 대표가 보은대추축제 발전방향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오는 10월 열리는 '보은대추축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대추'라는 대표 브랜드 홍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전망이다.

11일 충북 보은군 보은문화원에서 열린 '보은대추축제, 충북지역 대표축제 만들기'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참석한 ㈜메모리얼 김용문 대표는 "보은대추축제에는 '대추'가 없다"며 "보은군의 대표 브랜드와 프로그램 개발에 전념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충북일보' 주관으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지역 관광 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충북 지역 축제를 세계적인 '문화형'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김 대표는 '보은대추축제'의 성공을 위해선 △축제 정체성 확보 △주민·관광객 융합 △ 테마공간·상설기구 마련 등 크게 세 가지의 성공과제를 주장했다.

◇축제 정체성 확보 시급해

'보은대추축제'는 산발적으로 분산 개최하던 지역의 축제를 '대추축제'로 통·폐합한 사례이다. 그러다보니 축제를 참여해 보면 이름만 '대추축제'이지 정작 '대추'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실제로 세계적인 축제로 유명한 '스페인 토마토축제'를 살펴보면 어딜 가나 '토마토'가 등장한다. 축제의 모든 프로그램을 토마토를 주제로 기획한다.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축제라면 단연 '보령 머드축제'다. 보령 지역 해안가의 '머드'를 이용한 여러 가지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매년 10월께 열리는 '보은대추축제'의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공연행사 26개, 연계행사 17개, 체험행사 12개 등 모두 60여개가 넘는다. 7일간 소화하기에 빠듯한 일정이다.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있으나 상호간 연계성이 미흡해 축제 정체성에 혼돈이 야기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대추 떡 만들기 체험', '대추·사과 입상 전시' 등 만족도가 높은 대추 관련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더욱이 전국에서 개최되는 축제 중 28%는 보은대추축제 시기와 비슷한 10월께 열린다. 유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표 프로그램 마련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주민·관광객 융합을 통한 '지역문화형축제'로 거듭나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2012년 문화관광축제'에 대표축제 2개 등 45개의 전국 축제를 선정했다. 이 중 충북의 축제는 단 2개만 선정됐다. 그나마 대표축제(2개)와 최우수축제(8개)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대표축제의 특성을 살펴보면 지역주민과 외래 관광객의 융합으로 축제가 꾸며진다는 것이다.

축제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 관광객 유치에 중점을 둔 '외부지향형' 축제와 주민의 화합에 중점을 둔 '내부지향형' 축제다. 어느 유형으로 시작됐던 간에 성공을 이룬 축제는 모두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융합을 이루며 열리고 있다.

보은대추축제는 '내부지향형' 축제로 시작돼 통·폐합을 거치면서 '외부지향형' 축제로 변화한 경우이다.

따라서 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내부 화합의 장을 마련하면서 외부 방문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축제를 이끌어 가야 한다.

◇지속 관리 가능한 테마 공간·상설기구 마련해야…'대추테마공원' 등

보은군에는 '대추'만을 위한 공간과 조직이 없다.

'대추테마공원'을 조성해 '대추'라는 대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홍보·관리해야 한다.

'인삼축제'로 유명한 충남 금산은 '건강신시거리'를 조성, 거리 축제 성공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1981년 처음 시작된 '금산인삼축제'는 학교 운동장 등에서 축제를 열었다. 지역 내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지난 2003년 '건강신시거리'를 조성, 축제 개최장소를 인삼·약초 거리로 특화시켰다. 주민화합형 축제에서 벗어나 지역 경제에 큰 역할을 하는 문화관광축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2009년에는 903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얻었다.

축제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담보할 상설기구 설치가 시급하다. 상설기구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 방문객의 다양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렴하고 적극 반영해야 전국의 수많은 축제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우리나라의 축제의 가장 큰 한계점이 바로 노하우 계승이 단절된다는 것이다. 일회성 축제 조직의 한계를 극복, 전문성 강화와 더불어 고품질 지역 문화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상설기구 마련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한다.

보은대추축제의 성공의 길이 순탄하지만을 않을 전망이다.

우선, 통·폐합 과정에서 축제의 정체성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했다. 주제와 관련성이 결여된 행사가 중구난방 열려 축제에 참가한 주민과 관광객들이 혼란을 겪을 우려가 제기됐다. 축제 자체만 통·폐합할 것이 아니라 그 안의 내용까지도 내실 있게 준비했어야 하는 축제 주최 측과 관계자의 불찰이었다. 여기서 축제를 지속적이고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조직이 없는 현실이 다시 한 번 뼈아프게 다가온다.

전남 함평군의 '나비축제'가 부럽기만 한 시점이다. 함평군은 축제에 대해 모든 조직이 책임감을 갖고 행사를 준비·진행하고 있다. 나비축제의 담당 공무원이 바뀌지 않아 전문성이 다른 축제 공무원에 비해 높고, 전반적인 축제 집행 조직이 안정돼 있다.

'축제추진위원회'를 상설 운영, 안정적으로 축제를 운영하며 축제 기간 전·후의 행정 공백을 막는다. 이 위원회에서는 축제 1년 전부터 종합적인 행사계획표를 구상하고 6개월 전에 계획을 모두 완성해 나비축제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다.

보은대추축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하다. 상품팔기에 급급하거나 실적위주의 축제는 다변화된 글로컬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외지인을 대하는 주민들의 열린 마음가짐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역 특산물 위주의 축제보다는 '지역 문화형 축제'가 각광받는 시대다. 축제를 찾는 관광객의 목적이 특산물이 아닌 지역 고유의 '문화'를 체험하는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보은대추축제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준비해야 하는지, 무엇으로 성과를 판단해야 하는지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명품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가 필요할 때이다.

보은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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