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충주 23.8℃
  • 구름조금서산 26.0℃
  • 구름조금청주 25.2℃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추풍령 23.4℃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홍성(예) 26.0℃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많음고산 25.8℃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제천 22.2℃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천안 24.0℃
  • 구름조금보령 26.1℃
  • 흐림부여 22.9℃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7.05.15 06:29: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며칠 전 반가운 편지 한 통을 받았다. 편지 봉투를 뜯어보고 가슴이 아렸다. 오랜 세월 무심함에 대한 일종의 죄스러움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은사님으로부터 온 편지였다. 사랑이 배어 있었다. 반가움과 뭉클함, 죄스러움 등 여러 감정이 반복됐다. 정말 행복했지만 정말 죄송했다.

편지의 첫머리는 얼마 전 열린 동문체육대회에서 제자의 모습을 볼 수 없어 서운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 날 참석치 않은 다른 친구들에 대한 안부를 묻는 내용으로 제자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듬뿍 묻어있었다.

하헌용 선생님, 그의 이름 석자는 제자 사랑으로 유명하다. 편지 쓰는 선생님으로 제자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이름이다. 제자가 나뿐 만은 아니다. 그래도 초등학교 졸업 후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거쳐 사회에 나와서도 과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살았다. 너무 죄송하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선생님의 제자사랑법이다. 어느 해 아침 그는 반송돼 온 편지를 받았다. 10년 전 가르쳤던 제자에게 보낸 편지였다.

그는 서둘러 동사무소를 찾았다. 거기서 제자의 바뀐 주소를 알아내 다시 우체통에 편지를 넣었다. 고3 수험생 제자의 일탈을 걱정하고 용기를 주기 위함이었다. 그 제자는 지금 대학생이 됐다.

그는 한 해 동안 보통 400여통의 편지를 제자들에게 보내곤 했다. 지금은 300여통으로 줄었지만 줄잡아 하루에 한통씩 쓰고 있는 셈이다.

나이 여하를 막론하고 자신이 가르친 제자들이 곧고 바르게 성장하길 기원하는 희망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곤란함에 처한 제자들에겐 격려의 내용도 함께 전하고 있다. 그는 모든 제자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제 눈도 어둡고 힘에 부쳐 다하지 못함을 아쉬워한다.

그는 술을 한 잔도 못 마신다. 그러나 제자들이 부르는 술자리엔 시간에 관계없이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고 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40년을 한결같이 제자들에게 편지를 쓸 수 있게 했을 것이다. 답장이 없는 제자들의 안부가 걱정스러우면 주변을 통해 확인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고 있다. 편지를 받았다는 전화를 받기라도 하면 금방 어린아이처럼 기뻐한다.

그러나 40년 넘게 해 온 편지쓰기로 인해 정작 자신의 아들과 딸에겐 소홀한 아버지로 살았다. 지금은 장성해
서 아버지를 이해하는 아들과 딸이지만 원망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는 스무 살에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내가 다니던 학교에는 군복무를 마치고 부임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젊은 혈기 때문인지 매로 사랑을 표현하는 일도 잦았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 구석엔 항상 사랑이 똬리를 틀어 서운함은 금방이었다. 그런 사랑의 매를 맞고 자란 제자들의 나이가 벌써 지천명에 가깝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스승의 날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부모가 자식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무엇일까. 훌륭한 옛 스승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해 주는 것도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본분에 투철한 참스승이 필요하다고 쉽게 말한다. 그러나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는 점차 무너져 가고 있
다. 슬픈 일이다. 참스승을 원하지만 환경은 그렇지 못하다.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는 언제나 따스한 햇살처럼 제자들의 마음을 비춰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 대한 생각을 송두리 째 바꿔놓을 수도 있다.

그만큼 선생님의 말 한 마디는 큰 힘을 갖는다. 어눌해도 좋다. 진실함이 값지기 때문이다. 하헌용 선생님의 사랑법도 다르지 않다. 그가 보낸 한 줄의 글은 절망하고 있는 제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주변을 잊고 사는 제자에겐 관심을 만들어 줬다.

동백꽃의 낙화는 장렬함에 비유되곤 한다. 마지막까지 아름답기 때문일 게다. 40여년의 교직 정리를 3개월여
앞둔 선생님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함우석 / 논설위원

주요뉴스 on 충북일보

thumbnail 148*82

청원署 '병영문화 개선' 시대흐름 역행

청주청원경찰서 방범순찰대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운동장으로 사용하던 경찰서 내 1천21㎡ 규모의 테니스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청원서는 예산 19억원을 들여 내달 3일부터 오는 4월(예정)까지 민원실 이전 공사에 들어간다.민원인의 원활한 업무처리 등을 위해서다.문제는 민원실 신축 예정 부지인 테니스장을 방범대원들이 체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현재 청원서에서 생활하고 있는 의무경찰은 모두 123명(방순대 107명·타격대 16명).복무 특성상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대원들에게 작은 공간이지만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중요 시설이다.하지만 민원실이 이전할 경우 체육활동 공간이 사라지게 되고 청원서는 청주지역 3개 경찰서 중 외부 운동공간이 없는 유일한 경찰서가 된다.일각에서는 문화·체육 시설을 확충하는 등 병영문화를 개선하려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경찰서에 체력 단련실이 있긴 하지만 민원실 이전 공사가 시작되면 외부 운동장은 이용이 어려울 것"이라며 "외부 운동장 등에서 주 1회 정도 대원들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운동장을 이용할 때 마다 외부기관의 협조를 얻어 사용한다는 얘기다.이 때문에 일부 대원들은 평일 체육활동 등 자유로운 체육활동을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한 방순대원은 "복무 중이기 때문에 활동이 제약될 수밖에 없는데 체육공간까지 사라진다니 아쉬울 따름"이라며 "경찰서 외부 운동장을 사용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